[반vs찬] 개강 말고 휴학, 낭비되는 청춘 학점·취업·인맥·스펙 쌓는 게 더 이득이죠

대기업을 꿈꿔야 하는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휴학은 먼 나라의 이야기 (사진=박양기 기자)

대학교에서 가장 쓸모없이 낭비되는 시간 중 하나가 휴학이다. 많은 이들은 공부에 지친 이들에게 자유의 시간이 필요하고 여유를 즐길 줄 알아야 하며 잠시 쉬는 것에 대해 제삼자의 시선으로 쉽게 얘기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잡코리아의 지난 조사결과에 의하면 대학생이 취업하고 싶은 기업 1위는 여전히 삼성전자다. 지난 2016년에는 CJ제일제당이 1위를 차지한 바 있었지만, 이를 포함해서 대기업은 청년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자 가야 하는 목표다.

성공을 위해, 돈을 위해, 미래를 위해 대기업을 꿈꾸는 이들이 많은 가운데 휴학이란 선택은 그들의 앞길을 방해하는 큰 유혹거리일 뿐이다. 물론, 휴학 중에 학비를 벌었다는 얘기나 해외여행을 다녀온 경험담 등을 들었을 때는 휴학에 대해 좋은 편견을 갖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휴학 기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 손에 잡지도 못한 채 적어도 두세 달을 그대로 흘려보낸다. 그리고 휴학 중에 뿌듯하다고 느꼈던 일은 사실 평소에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성과를 주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버는 것보다는 그 시간에 전공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장학금을 받는 것이 더 나으며 휴학을 하지 않고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들을 휴학을 핑계 삼아 행하는 이들의 경우를 우리는 많은 수 봐 왔다.

하루 종일 공부해도 모자른 청년들의 시간 (사진제공=픽사베이)

학생들은 현실의 벽에 좀 더 빠르게 부딪히는 것이 좋다. 휴학을 통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 마주하게 될 미래를 조금 유예시키는 것밖에 없다. 너무나 빠르게 달려가는 시대 속에서 누군가보다 조금 늦어진다는 것의 차이는 각자에게 크게 작용하게 된다. 대한민국은 청년들에게 여유 있는 삶을, 관련된 환경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런 현대 사회 속에서 살고 있으면서 낭만이나 여유, 순간의 즐거움을 추구하다 보면 남들보다 뒤처지게 돼 있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의 다른 조사결과에 의하면 취준생의 80% 이상은 하루에 한 끼 이상을 거르고 있고 건강관리도 못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며 회사에 취직하려는 이들이 있다는 건 그만큼 대한민국 내에서 취업의 문을 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에게는 1분 1초가 소중하고 시간이란 가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미래를 결정하는 큰 부분일 것이다.

다른 의견으로는 휴학이 학생들의 자유와 권리를 지켜주는 제도라고 말한다. 하지만 대학생이 된 후, 학생들은 충분히 자유롭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일이 많다. 이러한 이들에게 사회의 자유라는 이름 하에 학교를 쉬게 해주는 휴학 제도가 지금까지 남아 있는 이유는 어떻게든 졸업할 때까지 학교에 등록금과 여러 금액들을 투자하라는 의미는 아닐까 우리는 다시 한번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또한, 새 학기가 다가오면서 방학을 보내고 잠시 휴학을 할까 고민하는 청년들 역시 대한민국의 현 사회 속에서 휴학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잘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