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휴가 이야기] 기 빠진 그녀의 여름휴가, 탱고의 나라 ‘아르헨티나’

[이뉴스코리아 권희진 기자] 그녀의 열정을 닮은 나라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일단 그녀는 거액의 해상 이용권을 지불해야 한다. 한국에서 아르헨티나까지 상공을 가로지기 위해 그녀는 신용카드의 굴레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으니 동해안의 활어회처럼 펄떡거리는 현금을 준비하도록 했다. ‘욜로’로 자신의 빚을 합리화하는 어리석음은 접어두기로 하자. 화끈한 여름휴가를 준비하기 위한 실탄을 장착하고 떠난 그녀, 그녀의 선택은 탱고의 나라 아르헨티나였다.

세계에 여러 개의 대형 폭포가 있다. 물론 충남의 계룡산 폭포가 낄 자리는 없다. 첫 번째 나이와 상관없는 캐나다와 미국의 국경을 마치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르는 화개장터처럼 그 최적의 입지를 점유한 곳이 있다. 남미를 계획한 그녀에게 북미를 거쳐 가는 여유는 없다.

베네수엘라의 엔젤 폭포가 있으나 현재 베네수엘라의 자국 치안이 여행자를 편히 받아줄 상황이 아니라는 것은 알만 한 사람은 다 안다. 하나뿐인 목숨을 굳이 여름휴가에 바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그녀는 그 거룩한 이름을 정수기에 양보한 이과수 폭포를 향하기로 결심했다. 이과수 폭포는 브라질과 파라과이 그리고 아르헨티나의 경계에 있으며 ‘악마의 목구멍’이라는 정상에서 폭포로 쏟아내는 거대한 자연의 에너지에 다리가 후덜거리는 공포의 이면에는 원시림에 둘러싼 자연의 장관에서 머릿속의 복잡함이 한방에 세탁되는 쾌감을 맛보게 될 것이다.

이과수 폭포 공원에 도착한 그녀.. 스페인어가 서툴러도 상관없다. 상상력이 4차원의 세계로 뻗어 있지 않은 한 대부분의 관광객을 따라 표를 끊고 입장하면 된다. 길을 잃어도 상관없다. 입구가 있으면 출구가 뚫려 있는 성리학의 이치가 이곳에도 여지없이 적용되기에 그녀의 이과수 공원 입장은 무조건 성공이다.

사진 출처 ektlektl 블로그 이과수 폭포 전경

조선 후기 화가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 못지않은 화려한 경관이 그녀의 시야를 비집고 들어온다. 인간의 감각은 익숙한 스케일을 벗어나면 충격과 공포 그리고 환희의 스펙트럼을 순차적으로 경험한다. ‘놀라고 무섭고 대단하다’고 느낀다. 입에서는 감탄사가 속사포처럼 터져 나올 것이다. 하지만 이과수의 스케일은 감탄사조차 한번 접으며 가슴으로 아마존을 품게 되는 정신적 경지를 경험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 그녀는 이과수에서 하산했다. 때마침 그녀가 여장을 푼 곳에서 탱고 축제가 열렸다. 여독의 몸과 30대의 체력으로 수면이 절실했으나 그녀는 사진기를 들고 인파속 열정에 다시 한번 시시한 체력을 불살라 보기로 했다.

사진 출처 ektlektl 블로그 탱고 축제를 기다리는 사람들

이곳은 탱고의 국가가 맞다. 해가 지자 속속들이 모인 뜨거운 피의 소유자들은 탱고 음악에 몸이 먼저 반응하고 있었다.

여자 댄서는 각선미를 드러내는 여성적인 매력으로 남자는 여자를 품에 안고 절도 있게 리드하는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남자와 여자의 공존 안에 녹아들면서 자연스럽게 무대를 지배한다. 때로는 상대방을 뚫어져라 응시하면서 때로는 그윽하게 바라보며 얼굴이 거의 닿을 듯이…

사진 출처 ektlektl 블로그 탱고 추는 무용수들

그들의 몸은 이미 강력접착제로 달라붙어 있어서 선정적인 느낌조차 들지 않다. 프로 댄서들의 춤은 화려한 춤과 음악으로 그렇게 대중을 탱고에 빠져들게 만들었다.[이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