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박양기 기자] 어릴 적 봤었던 돌고래쇼는 즐겁고 아름다웠다. 수영장처럼 생긴 공간에서 돌고래 몇 마리는 링을 통과하고 예쁜 옷을 입은 사람을 등에 태우고, 높게 점프하며 재롱을 부렸다. 어린아이들을 포함해서 많은 이들이 그 동물들로 인해 웃었다.
그 누구도 돌고래가 어떻게 그곳까지 잡혀 왔는지,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해하지 않았고 그 어떤 선생님도 설명해주지 않았다. 국내 동물단체 중 몇몇 단체는 몇 년 전부터 돌고래쇼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불법적으로 포획되어 쇼에 이용되는 이들의 고통과 기약 없이 좁은 수족관에서 생활해야 하는 돌고래와 물개, 팽귄 등의 삶은 인간의 욕심으로 만들어진 끔찍한 것이라고 그들은 주장하곤 한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로 인해 오는 3월부터는 잔인한 방법으로 포획한 동물은 대한민국으로 수입이 금지될 예정이다. 수족관 업체들은 법무법인을 지명해 강력한 법 제정 저지 대응을 해왔고 해당 법안은 심의에 이르게 됐다.
지난 2월 9일 핫핑크돌핀스 등 동물보호단체와 수족관 측이 참여한 가운데 장시간 논의가 이뤄졌고 규제개혁위원회는 해당 법안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부가 규제개혁위원회는 조건을 보완할 것을 발표했고 만약 요구한 조건을 보완해 법제처 심사를 받은 후, 3월 국무회의에서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다이지에서 돌고래 수입은 막을 수 있게 된다.
다이지는 대규모 돌고래 사냥으로 유명한 일본의 마을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곳의 돌고래 사냥은 비난받고 있지만, 수요가 있기에 그들의 사냥은 멈춰지지 않는다. 그렇게 잡힌 돌고래는 인간의 욕심에 의해 도살당하고 산채로 육지로 올라와 좁은 공간 속에서 구경거리가 되곤 한다.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다이지 돌고래 수입을 시작으로 러시아나 다른 지역으로부터의 수입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환경부가 이번 법안 통과와 함께 보여준 적극적인 태도가 돌고래 쇼 전면 금지 등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물론, 인간은 돌고래 외에도 소와 돼지, 닭 등을 키우고 잡아먹으며 살아가는 생물이다. 어느 강아지를 키우고 고양이를 기른다고 해서 동물 모두를 불쌍하다고 생각하면서 삼겹살을 저녁으로 구워 먹는 일은 모순된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지만, 자연 속에서 사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이들의 삶을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가 아닌 그저 단순한 흥미와 호기심 그리고 즐거움 등을 위해 빼앗는다는 것은 조금은 심한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