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기부시장 속,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저소득가정 아동 위해 30억원 지원

▲ 열세 살 윤지(가명)는 겨울이 두렵다. 지난해 말과 올 초 2번의 가스누출 사고로 연탄가스에 질식했던 아찔한 경험이 있어서다. 당시 연탄가스에 취해 몸 상태가 나빠져 한동안 학교에도 가지 못했다. 연탄가스가 또 누출될까 전기장판만으로 올 겨울을 나고 있다. 따뜻한 물도 나오지 않아 목욕할 때마다 물을 덥혀 사용한다. 기초생활수급비 만으로 다섯 식구가 살아가기 때문에 보일러 교체는 엄두도 못 낸다.

▲ 임대주택에 살고 있는 진영이(16세, 가명)는 작년 겨울 심야보일러가 고장이 난 이후 난방이 되지 않는 집에서 생활하다 천식과 비염을 앓게 됐다. 올 겨울을 앞두고 집 주인에게 보일러 수리를 요청했지만, 건물을 매매할 계획이니 당장 이사 가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천장에는 비가 새고 눅눅해진 벽에는 방마다 곰팡이가 피어 오른다. 진영이는 이번 겨울을 무사히 보내고 따뜻한 봄을 맞는 게 소원이다.

연일 이어지고 있는 한파 속에서 추위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저소득가정 아동들을 위해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이 약 30억 원 규모의 ‘따뜻한 겨울나기’ 국내 아동지원을 실시에 나섰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측은 “올해 후원금을 둘러싼 여러 부정적 사건들로 인해 기부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몸보다 마음이 더 추울 저소득가정 아동들을 위해 지원을 확대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전국 32개 사업기관을 통해 진행될 예정인 이번 ‘2017 따뜻한 겨울나기’ 국내 아동지원은 전국의 총 1만 1504명의 아동 가정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현금지원이나 물품이 필요한 가정에는 난방비, 난방용품 등을 전달하고, 노후주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에는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주거환경을 개보수하는 등 각종 지원을 펼칠 계획이다.

또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특별한 선물이 필요한 가정에는 생필품 등의 물품이 후원될 예정으로, 총 29억1632만 원의 후원금이 이번 사업을 통해 지원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저소득가정 아동들은 추운 겨울을 어떻게 보낼까 하는 걱정에 마음이 더 추운 경우가 많다”면서 “가정해체로 인해 부모의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 시설아동, 조손 한부모 가정 아동 등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우선 지원하며 아이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전했다.

한편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411명의 저소득가정에 약 6억원의 난방비를 지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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