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위한 복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합니다

재가노인복지사업은 정신적·신체적 이유로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곤란한 노인과 노인 부양 가정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안정된 노후 생활을 하도록 돕는 정부 시행 사업이다. 우리나라의 인구문제는 이미 2000년에 들어서면서부터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이 두드러져, 고령화 사회가 되었다. 그리고 오는 2018년이면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노인 방문 목욕과 방문 요양을 통하여 어르신들의 안락한 노후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하예성재가노인복지센터의 한기묘 센터장을 만났다.

 이 일을 하게 된 동기부여가 있나요

 저는 2002년부터 20085월까지 이화여대 병원에서 호스피스 일을 했는데, 2008년에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생겨서 이쪽으로 왔습니다. 장기요양 노인을 돌보는 것은 호스피스 환자보다는 아무래도 더 힘들지는 않지만, 심리적으로 더 어렵고 책임감도 큽니다. 호스피스 병동에는 정기적으로 사별자 모임을 합니다. 서로 많은 이야기, 아픔을 나누면서 많은 은혜를 받고, 우리도 많은 감화를 받고. 죽음 준비에 대해 생각해 보았지요. 재가노인복지센터에서 일하는 것은 스트레스도 많이 받지만, 항상 즐기면서 합니다. 이것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현재 이곳은 몇 명이 함께 하나요

 지금 이곳 센터에는 저와 사무장으로 두 명이고, 요양보호사는 40여 명, 요양대상자는 55명입니다. 요양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55세이고, 지난해 11월에만 3명의 대상자가 더 들어왔습니다. 요양보호사 중에 최고령은 70세도 계시고, 요양대상자 중에 40대도 있어서 아들같이 생각하며 활동하십니다.

 요양대상자는 어떻게 들어오나요

 저희 쪽으로 접수되는 요양 대상이 필요한 어르신들은 공단에 접수를 신청해서 등급을 내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면서 공단에서 나오는 안내 이야기해주고, 의사소견서가 필요하다고 하면 요양대상자를 병원에도 데려다 주는 등 요양대상자가 올바른 혜택을 충분히 받도록 노력합니다. 간혹 다른 센터에서 등급을 받아서 오신 분들도 있는데, 정착하지 못하고 2~3년 보호를 받다가 다른 곳으로 또 가더라고요. 숫자에 연연치 않고 항상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요양대상자들이 보호사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나요

 요양대상자는 처음 요양보호사와 연계될 때 속된 말로 간을 본다고 할까요. 요양보호사가 자기한테 배정받으면 자기가 요양보호사를 만만하게 부려 먹을 수 있는지 봐요. 그래서 똑똑하거나 완벽한 요양보호사를 싫어합니다. 그래도 요양보호사가 대상자를 처음 만나면 아무것도 모르니까 정성을 다해 보살펴 드립니다. 하지만 요양보호사를 경험이 오랜 분들은 딱 한눈에 눈치채고 좋지 않은 상황이 올 때는 먼저 피해서 좋게 이끌어 갑니다.

 에피소드가 있나요, 어려운 점도 있을텐데요

 요양대상자가 자기 맘에 안 들면 요양보호사를 수시로 바꿔달라고 하고, 돈을 빌려달라든지, 요양보호사 출근 시간에 맞춰 들어올 때 담배, 두부를 사달라고 하는 등 어려움이 종종 생깁니다. 저희는 2012년에 오픈했는데, 2년 이상 꾸준히 한 분을 돌보시는 분도 계시지만, 대상자나 보호사 중 한쪽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바꿔주곤 합니다. 그런데 요양대상자가 밥 먹듯 요양보호사를 바꿔달라고 할 때면 안타깝습니다. 그 외에도 동네 요양대상자들끼리 모이면 서로 다른 각자의 요양보호사 이야기를 해서 뒷말도 많이 들립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센터마다 요양보호사들 모임이 있어 요양보호사들의 인권 문제와 처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정부에서도 요양보호사에 대한 처우가 더 좋아지도록 확실한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양보호사는 파출부가 아니기에 일의 기준을 확실히 잡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도 요양대상자에게 수급자 등급을 줄 때 확실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시청이나 구청 공무원들이 현장을 며칠만이라도 찾아보고 요양보호사를 위한 복지에 신경 써주면 좋겠습니다.

 공단에서 요양보호사들에게 제시하는 원칙을 벗어나면 안 됩니다. 2015년에는 우리 요양보호사들이 항상 활동하는 자리에서 대우를 받고,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는 정부의 현실적인 시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공무원들도 탁상행정이 아닌 현실을 챙겨주는 관심도 보여줬으면 합니다. 저희 요양보호사들도 새해 새 마음으로 더욱 열심히 노인의 편안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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