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의 정석 라멘 전문점 히노아지

일본에서 고기를 먹기 시작한 것은 얼마 지나지 않는다. 덴무 일왕이 지난 675년 육식금지령을 선포한 이후 메이지 유신까지 약 1200여 년간 고기를 먹지 못했던 것이다. 이에 주로 채소와 해산물을 사용한 조리로 그들만의 식문화를 만들어왔다. 일본 전통요리는 고기 대신 콩 중심의 식생활이 발달해온 형국이다. 하지만 이런 전통음식은 특유의 맛으로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특히 우리나라에도 얼마 전 일본음식이 소개돼 한 블록만 건너면 일식 전문점을 만나볼 수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어왔다. 지난 2009년 첫 발걸음을 뗀 라멘 전문점 히노야지는 이런 일식의 강세 속에서도 눈길을 끄는 라멘 전문점이다. 이미 라멘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메뉴다. 그럼에도 히노야지는 불과 5년 만에 12개의 지점을 내며 한국의 일식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이들의 성장비결은 무엇일까?

▲히노아지 김기석 이사

따끈한 국물과 쫄깃쫄깃한 일본식 라멘은 단연 인기다. 한창 붐이 일어 곳곳에 자리한 중소 라멘 업체들은 주재료인 생면을 수입에 의지하곤 했다. 그러나 라멘 전문점 히노아지는 식품첨가물 전문기업 MSC의 기술과 재료를 공급받아 주요 식자재 70% 이상을 자체 제작하고 있다. MSC는 히노아지의 모기업이기도 하다. 약 40여 년간 국내 최고의 자리를 지켜온 MSC는 믿고 먹을 수 있는 신뢰감을 주기에 충분한 셈이다. 예를 들어 음식에 첨가하는 스파이스와 허브는 식용을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소화까지 돕는다. 이 스파이스와 허브는 MSC의 대표 식이섬유로 꼽힌다. 이런 요소를 통해 특별한 소스를 만드므로 히노아지의 음식은 보통 라멘집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또한 기존 라멘집은 식재료를 일본에서 수입하다 보니 일본인 입맛에 가까웠다. 히노야지는 한국인 입맛을 돋우는 우리식 라멘을 개발하는 데 열을 올렸다. 올해 1월 출시한 니꾸니꾸카라미소 라멘이 그 대표적인 메뉴다. 식자재는 물론 파 토핑의 형태를 바꿔 식감, 모양, 맛 모두 우리나라의 방식에 근접하도록 만들었다.

식품첨가물 선도기업 MSC

누구나 한번쯤 마셔봤을 아침햇살의 원료에는 쌀농축액이 들어간다. 또한 흔히 쓰는 의약품, 화장품 등에는 카라기난이라고 하는 청정해역에서 자라는 홍조류 식물의 성분이 쓰인다. 건강식품 등에 주로 이용되는 해조, 한천은 대표적인 식이섬유원으로 손꼽힌다. 그리고 대부분의 음식에는 천연색소를 통해 보는 맛을 더하기도 한다. 이러한 다양한 식품첨가물은 천연 식품 전문회사 MSC의 역작들이다. 지난 1974년부터 식품첨가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해온 MSC는 지난해 1500억의 매출고를 달성한 바 있다.

▲히노아지 매장 전경
▲히노아지 대표 메뉴 니꾸니꾸카라미소라멘
▲히노아지 대표 메뉴 치즈돈까스

특별한 마케팅으로 대학생을 사로잡다

 

히노야지의 김기석 대표이사는 직영 대학로점에서 특별한 마케팅으로 눈길을 끌었다. 대학가에 자리한 이곳은 실제 대학생은 씨가 말랐는지 거의 보이질 않았다. 위치 조건은 좋은데 워낙 유동인구가 많아 학생들이 이곳을 모르고 있던 것이다. 이에 김 이사는 학생만을 위한 이벤트를 열었다. 대학의 학생 회장, 동아리 회장 등을 초대해 히노아지의 음식을 서비스로 제공했다. 단순히 시식행사에서 그칠 정도로 보일 법한데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SNS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진 히노아지에는 대학생들이 벌떼같이 몰려왔다. “맛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한번만 히노아지가 어떤 곳인지 보여주기만 하면 됐다”고 김 이사는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후 히노아지는 주고객층이었던 3~40대는 물론 대학생까지 아우르는 대중적인 음식점으로 알려졌다.

 

낮은 자세로 신의 지켜낼 것

“외식 사업에 처음 뛰어들었다”며 “경험이 부족하다”고 김 이사는 말한다. “하지만 그래서 우리는 더 자만하지 않을 수 있다”고 “천천히 가더라도 정직하게 끝까지 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밥집이나 하나 할까?”라고 쉽게들 말하지만 요식업은 생각보다 살아남는 수가 많지 않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김 이사는 MSC가 국내 최고의 식품첨가물 기업이지만 히노아지는 신생기업으로 봐주길 원한다. 자만하고 있다가는 큰 코 다친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끊임없이 연구하는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외식사업부를 추구하고 있다.

김 이사의 부친인 MSC의 김길제 사장은 그가 가장 존경하는 분으로 꼽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가 어렸을 적에 부자가 함께 목욕탕에 갔던 기억이 있다. 어린 아이였는데도 목욕 후 음료수 하나를 안 사주던 아버지는 “네가 음료수가 먹고 싶으면 밖에서 사오거라. 여기는 터무니없이 비싸게 판다”고 말했다. 경제관념과 독립정신을 강조하던 아버지를 둔 김 이사는 유년시절엔 집이 가난한 줄 착각할 정도였다. 혜택을 본 건 거의 없고 엄하게만 자란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 때 주셨던 아버지의 가르침이 정말 값지다”며 이런 일화가 없었다면 콧대만 높아졌을 거라고 회고한다. 히노아지를 경영하며 그는 아버지에게 배운 대로 낮은 자세로 한결 같이 신의를 지켜나갈 각오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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