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은 살다 보면 누구나 한두 번쯤은 경험하는 증상이다. 피로가 쌓였거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을 때, 혹은 갑자기 몸을 움직였을 때 눈앞이 빙글빙글 도는 경험은 그리 낯설지 않다. 문제는 이런 어지럼증이 특별한 원인 없이 이어지거나 여러 번 반복될 때다. 대부분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빈혈로 단정 짓고 철분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대처하곤 하지만, 생각보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상당수는 귀와 관련되어 있다. 귀는 소리를 듣는 청각 기능 외에도 몸의 균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귀 안쪽에 위치한 전정기관은 우리가 움직일 때마다 균형을 유지하는 데 관여하는데, 이곳에 존재하는 미세한 이석이 어떤 원인으로 제자리에서 벗어나면 ‘이석증’이라는 질환이 생긴다. 이 경우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은 어지럼증이 발생하고, 몸의 중심을 잡기 어려워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메니에르병’이 있다. 이는 귀 안에 물이 찬 것 같은 느낌으로 시작해 점차 청력이 떨어지고 이명이 생기는 질환으로, 내이의 림프액 순환 장애로 인해 발생한다. 달팽이관의 압력이 높아져 심한 경우 터질 위험도 있으므로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올한방병원 임용석 병원장은 “한의원에서는 이와 같은 증상이 발생하는 원인을 내이의 혈액순환과 림프 순환 장애에서 찾는다. 이에 내이를 튼튼하게 만들어 어지럼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고, 증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준다. 간신을 보하고 막힌 기운을 뚫어주는 공진단 처방은 면역력 저하로 인해 발생한 어지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며, 한약 치료는 청각기관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전신의 불균형을 바로잡아 약해진 기혈의 흐름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이와 함께 유효한 경혈을 자극함으로써 귀로 가는 혈액과 림프의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혈압을 낮추고 귀의 기능적 문제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는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특히 이석증이나 메니에르병, 전정 신경염과 같은 질환은 초기 증상이 심해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는데, 한의원에서는 체계적인 검사와 함께 환자 개개인에게 맞춘 집중 치료를 통해 치료 기간을 단축하고 증상을 조기에 안정시키는 데 주력한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생활습관의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 귀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큰 소음이 발생하는 환경은 피하고, 직업상 소음 노출이 불가피할 경우 청력 보호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용석 병원장은 “어지럼증이 단순한 증상이 아닌, 우리 몸의 균형 감각과 청각 건강의 이상 신호일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에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질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료진과 상담해 자신에게 필요한 관리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이뉴스코리아 이뉴코 김희원 기자 khw@enewk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