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vs찬]길고양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에요

그들은 길거리에 있으면 안 되는 존재들일까? (사진=박양기 기자)

인간은 이기적이다.

문장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으나 일정 부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라는 것을 많은 이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책을 만들고 글을 쓰기 위해 나무를 베어내고 숲을 줄이고 있다. 좀 더 시원하게 지내기 위해 에어컨을 만들어 냈고 이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켜 북극과 남극의 빙하를 녹이고 있다. 또 좋은 가죽의 옷 혹은 가방을 만들기 위해 야생동물을 무분별하게 사냥하기도 한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이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싶다.

우리의 가장 가까이서 삶의 터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동물 중 하나가 고양이다. 산에서 들에서 살고 싶어 하는 야생의 동물이기도 하고 인간의 손을 거쳐 상당 부분 버려지는 아이들이기도 하다. 특히나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기묘의 숫자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우리는 이제 길거리 골목 골목에서 너무나 쉽게 길고양이를 만나게 되는 나라에 살고 있다.

도시의 골목에서 주로 서식하는 이들은 늘 굶주린 배를 안고 산다. 자신을 위해 혹은 자기가 낳은 아이를 위해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기도 한다. 이를 아는 몇몇 사람들이 그들을 위해 사료를 사서 길고양이들이 먹을 수 있게 놔두고 있다. 캣맘, 캣대디라고 불리는 이들은 조금이나마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면 개체 수가 늘어나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의견을 강조한다. 하지만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개인 혹은 단체는 그들의 개체 수 조절을 위해 TNR 사업의 확산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리다.

한남동에서 운영중인 길냥이 급식소 (사진=박양기 기자)

TNR은 Trap(포획), Neuter(중성화), Return(재방사)를 의미의 사업이다. 쉽게 말해 길고양이를 잡아 중성화시키고 다시 잡았던 자리에 풀어주는 사업으로 세계적으로 개체 수 조절에 효과적이라는 방법으로 쓰이고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대한민국에서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사업으로 가장 최근의 예로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에서는 지난 16일 강원대를 포함한 8개 대학 동아리들과 함께 “대학 길고양이 돌봄 사업”을 시행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는 대학 교정에 살아가는 길고양이를 위한 급식소 및 쉼터를 운영하고 TNR을 통해 개체 수를 조절하고 아프거나 다친 고양이에 대한 치료를 통해 길고양이와의 인도적 공존을 도모하기 위한 사업이다.

버려지는 고양이를 우리가 모두 관리할 수 없고 길에서 태어난 새끼 고양이에게는 죄가 없다. 오히려 산과 들 위에 아스팔트를 깔고 건물을 세워 그들의 터전을 뺏은 우리가, 귀엽다고 데리고 와 책임지지 못하고 유기시키는 사람의 죄는 누가 책임져야 하는 것인가?

생명에 대한 존중은 기호나 선택이 아니다.

길고양이는 더럽다, 시끄럽다, 냄새난다, 인간에게 피해를 준다는 편견을 가진 이들이 많다. 하지만 고양이는 스스로를 매일 매일 몸을 관리하는 깨끗한 동물이고 인간이 내는 소음의 반도 내지 않는 조용한 동물이다. 이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는 행동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음식물 쓰레기를 길거리에 버려 청소할 때 한 번에 수거하는 인간들이 스스로 정해 놓은 법에 의한 인과 관계도 무시할 수 없으며, 그저 배가 고프고 굶주렸기에 생존하기 위한 행동일 뿐이다. 그들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생명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이 먹을 수 있는 식사 정도는 제공해 주고픈 마음이 드는 것을 쉽게 말릴 수 없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다. 그러니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것은 누군가의 자유다. 반대로 이 아이들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챙겨주는 것 역시 누군가의 자유다.

단순히 고양이를 좋아해서 밥을 주는 것이 아니란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살아가고 있고 태어나고 있는 생명의 가치를 존중해주고 함께 공존하며 사는 삶을 만들어 가자는 것이 길고양이를 배려하는 이들의 기본 마음가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