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금화 세계인의 가슴을 적시다

‘오로(ORO)’는 스페인어로 금이라는 뜻이다. 오로 갤러리는 말 그대로 김일태 화백의 역작인 금화(+畵金)를 전시한 곳이다. 금은 영원하다는 뜻을 지닌다. 김 화백은 입체, 조각, 조소, 명암, 양각의 미술 학문을 한 데 집약시켜 전에 없던 새로운 개척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가 구현한 금화는 천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영원한 메시지인 것이다.

▲김일태 화백

지금껏 화가는 수천년간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획일화된 길을 걸어왔다. 작가의 무한한 정신을 담기에 캔버스는 비좁았다. 평생을 바쳐 작품을 내놓지만 막상 대중의 마음을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김 화백은 30대까지 유화를 그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트스쿨에서 공부하며 이런 그림의 형식에 대한 고민을 떨칠 수 없었다. 그는 유학시절 돌연 귀국해 양평에서 칩거했다. “서양화만으로는 희망이 없다”고 판단해 “새로운 세계를 만들겠다”며 11년간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김 화백은 “어떤 화가도 가지 않았던 길을 내지 못하면 붓을 꺾겠다”는 각오로 모든 것을 쏟아 부었던 것이다.

김 화백은 미술 교사였던 어머님을 가장 존경하는 분으로 꼽는다. 어머니는 아들의 그림에 영원한 지원자이지만 동시에 따끔한 충고자다. 그런 어머니의 제안으로 금이라는 소재를 얻었다. 그는 금화에 도전했다. 새로운 생명력을 창출하고 이를 보존하는 데 금보다 적합한 것은 없었다. 하지만 막상 그림을 그릴 캔버스를 금으로 만드는 데만 5개월 이상의 과정이 필요했다. 인내가 없이는 그림을 그릴 도화지조차 마련할 수 없었던 셈이다. 천연 빛을 띤 캔버스를 만들기 위해 그는 기름을 직접 개발하기도 했다. 가마에 넣어 이틀 이상 굽고 그 위에 조소 작업을 하는 것 또한 한 달 이상의 기간이 요구됐다.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금화에 매달렸다.

현재 이 금화는 국민 배우 김수미, 배우 장미희, 월드 스타 싸이, 배우 배종옥, 아나운서 전현무는 물론 세계적인 배우인 데미 무어 등이 소유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전문가들의 놀라움을 사며  4월 홍콩 & 런던, 5월 두바이 & 쿠웨이트, 6월 말레이시아, 7월 중국 심천 상해 등의 전시 일정이 이어질 예정이다. 끝까지 붓을 꺾지 않았던 그의 생명력은 이제 전 세계인들의 가슴을 적시게 된 것이다.

▲ 2006년작 어머님의 삶
▲ 1998년작 장미의 눈물

화백이 직접 운영하는 오로갤러리

 

오로 갤러리는 현재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화백이 직접 운영하는 전시장이다. 미술이 상업의 통로로 인해 더렵혀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그는 그림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화가를 직접 찾아올 수 있게 갤러리를 만든 것이다. 미술인의 높은 자존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덕분에 김 화백의 작품은 그림에 관심이 있는 누구든 와서 그 백미를 느낄 수 있다.

금화는 재료비만 해도 천문학적인 액수가 들어간다. 고가의 그림에 접근하기엔 문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김 화백은 사회복지원 승가원에 그림을 기증하는 등 상업에서 탈피된 미술의 영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수익의 10%가량을 저소득층에 기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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