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북녀….인연을 이어주는 아름다운 가교(佳橋) 골든결혼정보

▲골든결혼정보 대표 이순용

‘옛말에, 잘 서면 술이 석잔, 잘못 서면 뺨이 세대’라는 말이 있다. 다름 아닌 ‘중매’를 일컫는 말이다. 요즘은 ‘결혼정보회사’라는 이름으로 통칭되는 이 업종에, 올해로 15년간 몸담아 온 ‘골든결혼정보’의 이순용 대표를 만나보았다.

“예전에도 그렇지만 지금도 국내결혼은 성혼률이 현저하게 낮고, 국제결혼은 많은 문제점들이 있어 결혼정보회사들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이 업계에 있어보면 아시겠지만, 한국여성들이 요구조건이 많아요.”

결혼할 남성에 대해 요구조건이 까다로운 ‘눈이 높은 한국여성’들 이다보니, 그 조건에 맞출만한 남성들이 흔치 않다는 게 이 대표의 말이다. 그나마 국내결혼에 비해 성혼률이 좋은 ‘국제결혼’의 경우에도 성사이후 실제 결혼생활에서의 적응도가 현저히 떨어져 이래저래 총체적인 난국이다.

“북에서 오는 여성들이 홀로 한국에서 정착하는 과정이 굉장히 힘듭니다. 경제적인 면은 영구주택이나 일자리 같은 기본적인 것을 정부에서 지원해주기 때문에 좀 나은 편이지만, 그보다 더 급하고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결혼’과 ‘외로움’입니다.”

이 대표의 말처럼, ‘탈북여성전문 결혼정보회사’는 수익을 창출하는 틈새시장이면서도 탈북여성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다는 좋은 명분을 갖고 있다. 그야말로 ‘도랑치고 가재 잡는’ 일석이조의 매력적인 사업이 아닐 수 없다. 초창기 때는 ‘혹시 간첩 아니에요?’ ‘다시 월북하는 거 아니에요?’ 등,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지만, 방송의 영향 때문인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국내에서 ‘골든결혼정보회사’가 탈북여성 결혼정보회사로서는 선두주자가 되었지만, 그간 동일한 아이템의 결혼정보회사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생겨났다. 후발주자가 많이 생긴 것은 ‘서비스향상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고무적이다. 하지만 제대로 전문성을 갖추지도 않은데다, 평균적으로 한 달에 150명~300명 정도의 북한여성들만이 남한으로 넘어와, 탈북여성회원의 수가 ‘한정적’이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러다보니 제대로 된 업체마저 도매금으로 비난을 받는 경우가 많아 이 대표의 근심도 깊어졌다. 이는 2013년 8월 1월자로, 국제결혼정보회사를 운영하는 운영자는 무조건 ‘1억의 자본금’을 예치해야 사업을 할 수 있다는 법 개정과 깊은 관련이 있다. 또한 2014년도 4월 1일부로, 해외여성들이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한국어구사능력’이 적정수준에 이르지 않으면 입국하지 못한다는 법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재는 많은 결혼정보회사가 문을 닫아 이제는 겨우 300개~400개 업체밖에 남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배운 게 도둑질이고,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산다고, 그 많던 국제결혼정보회사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탈북여성결혼시장’으로 한꺼번에 몰렸고, 또한 탈북여성들이 돈벌이 수단으로 결혼정보업체를 신규개업 하다 보니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하지만 정작 회사를 방문하는 남성 고객들은, 그 회사의 실질적인 ‘성혼률’이 얼마나 되는지, 여성회원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 등의 핵심 사안은 안중에도 없고, 회사경영자와 상담사의 말만 믿고 거금을 들여 회원가입을 한다.”고 전한다. 이처럼 횟수만 채우고 성혼률이 떨어지는 일이 많다보니, ‘결혼정보회사’라는 곳은 돈만 내고 사기 치는 곳이…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걱정하던 일이 고객들의 불신과 불만으로 표출되고 있다며 이 대표는 크게 걱정하고 있었다.

한편, 어려운 시장상황 속에서도 이 대표는 어딜 가나 탈북여성 자랑을 멈추지 않는다. “탈북여성들이 한국여성보다 부족한 여성들이 아닙니다. 배울 만큼 배웠고, 심지어는 고위직에서 부와 명예, 권력을 누리고 살았던 북한여성들도 있습니다.”라고 전하는 이 대표는, 국제결혼을 하기 위해 문의해 오는 고객을 탈북여성 쪽으로 연결한 적도 많다. 한민족이 오랫동안 분단되어 있다 보니 문화도 조금 다르고 경제적인 수준도 틀리지만, 이기적이고 편의적인 서구적 사상에 물들지 않은 탓에 북한여성은 아직 순수하고 깨끗한 정신이 살아있어, 남편을 잘 섬기고, 시부모에게 잘하는 ‘1등 신부감, 1등 며느리감’이라며, 이 대표는 침이 마르게 자랑을 한다.

익히 잘 알려진 바지만, 국내여성의 경우 이상적인 남편감으로 첫째도, 둘째도 ‘경제력’을 본다. 그렇다고 스펙을 전혀 무시하는 것도 아니어서 두루두루 요구조건이 까다롭다. 하지만 탈북여성은 경제적인 면에 앞서, 자신의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가슴 따듯한 남성을 최고의 신랑감으로 여긴다. 사람마다 약간씩 다르겠지만, 체형도 170cm~175cm정도의 약간 통통하고 중량감 있는 남성을 좋아하여, 국내여성의 눈에는 특이하게 비춰진다.

이 대표가 자부심을 갖는 것 중의 하나는 ‘골든결혼정보’의 높은 ‘성혼률’이다. 그동안 결혼을 성사시킨 커플들의 행복한 인증샷이 이 대표의 스마트폰에 빼곡히 담겨져 있다. 이 대표가 고객들에게 가장 어필하는 점도, ‘회사의 지명도나 규모, 대표나 직원들의 말만 듣지 말고, 오직 성혼률로 결정하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한편, 등록비가 궁금하다. 이 대표는 10년 전에 300만원이던 회원가입비를 지금도 동일하게 받고 있다. 표준약관에 의한 계약서를 쓰는 것은 기본, 특이한 것은 탈북여성은 무료이고, 남성들만 등록비를 지불한다. 10년 전에 국내업체들의 가격이 50만원~100만원이었으니 타 업체보다 3배가 높은 셈인데, 이렇게 가격을 높게 책정해 놓은 것에는 ‘다른 사람들이 100명을 소개시켜 줄때 나는 제대로 된 1명만 소개하겠다. 그 대신 꼭 성혼시킬 수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만 받아서 진행하겠다.’라는 깊은 뜻이 있다고.

 

이 대표의 이러한 마케팅은 남성들의 심리를 자극해 더 좋은 효과를 가져왔다. 금액을 올렸더니 남성들의 마음가짐과 정신상태, 눈빛부터 틀려지더라는 것이다. “50만원 투자 한 곳에 정열을 더 쏟겠어요? 300만원 투자 한 곳에 정열을 더 쏟겠어요?”라는 이 대표의 말에 그 핵심이 잘 함축되어 있다.

그동안 이 대표는 돈벌이 수단으로서의 달콤한 사탕발림보다는, 고객의 성혼을 책임지고 이루려는 정직하고 올바른 신념을 가지고 달려왔다. 그러나 “아무리 회사가 잘 하여도 결혼을 원하는 고객에게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이 대표의 말처럼, 실패한 요인을 정확하게 분석하여 가이드해주는 전문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성혼률도 높아진다고 그는 조언한다. 물론 고객의 부족한 부분을 맞선을 보는 현장에서 메꿔주며, 서먹한 분위기를 따뜻하게 띄어주는 것도 그의 오래된 경영철학이다.

유일한 취미인 ‘사진촬영’을 위해 무거운 장비를 들고 중국의 ‘황산’을 등반할 때다. 오도 가도 못하는 험한 낭떠러지 길을 등반하며 정말 후회한 적이 있었단다. 그때 문득 이 대표의 마음에 선명하게 깨달아 진 것은 “가이드의 뒤만 쫓아가는 길, 이 길이 아니면 난 떨어져 죽는구나!”라는 ‘정도(正道)’의 마음이었다고. 그 후로는 “가정에서든 회사에서든, 내가 가는 길을 바르게 가자. 남들은 다 옆으로, 샛길로, 외도로 가도 나는 오로지 바르게 가자”라는 다짐을 매사에 임하게 되었다고 한다.

“내가 진실하면 돈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닉네임이 ‘디그리(degree. 정도正道)’입니다.”라며 미소를 띄우는 이 대표의 마지막 말이 어쩐지 믿음직스러워 마음이 푸근해진다.

멋진 중매!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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