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14년 1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34개월간 블로그·커뮤니티·트위터·페이스북 등 SNS에서 900만여 건의 메시지를 수집 소비·여행·청년·환경·IT 등 5개 분야로 트랜드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016년 대한민국 사람들은 ‘실속’ 중심으로 결정하고, 자신만의 기준으로 삶의 만족을 찾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 과거의 생활문화와 습관이 남들과 동일성을 추구하며 겉치레를 하는 문화에서 개인 중심의 실속을 찾고 즐기는 문화로 변화되었다.
문체부 발표에 따르면 분석 결과 소비와 여행 분야에서 각각 ‘가성비’와 ‘실속형’이 키워드로 등장하는 등 ‘실속 중심’의 트렌드가 뚜렷했고, ‘가격 대비 성능’을 나타내는 ‘가성비’는 전자제품과 같이 장기간 사용하는 제품뿐 아니라, 도시락을 고를 때도 사용되는 등 사실상 모든 소비에 적용됐다.
이에 디지털사회연구소 강정수 소장은 인테리어·디저트 등 특정 품목에 대해서는 ‘작은 사치’, ‘나를 위한 선물’ 등을 언급하며 ‘가성비’와 무관한 소비 유형을 보였지만, 장기불황 속에서는 모든 소비에서 효용을 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행 키워드로 등장한 ‘실속형’은 짧은 시간 싸게 다녀올 수 있는 여행으로 주로 저가항공을 이용하는 당일치기나 1박 2일 국내·해외여행이 부상했고, 유명관광지 중심의 ‘보여주기 용 사진 찍기’ 여행보다 한적한 소도시에서 현지를 체험하며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는 여행을 선호했다.
‘혼자 여행’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보다 비수기인 늦가을·겨울에 관심이 집중됐다.
외롭다는 부정적이 면보다 편하고 자유롭다는 긍정적인 인식이 우세했지만, ‘혼행’의 불편 요소로 1인 숙소, 1인분 식사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소비와 여행 분야에서 실속 중심 트렌드와 함께 나타나는 키워드는 ‘1인’이었다.
지난 2014년부터 소비 연관어로 등장한 ‘1인 가구’는 지속해서 상승세를 보였는데 주로 먹거리, 키울
거리, 배울 거리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내는 점이 특징이다.
먹거리에 분야에서는 간편식 위주의 도시락·라면 등에 대한 언급이 높았으며, 구매 장소로는 편의점이 마트의 2배 이상이었다.
강아지·고양이 등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반려동물을 ‘또 하나의 가족’으로 인식하며 ‘1인 가구’는 취미 활동을 전문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한 지출을 늘리는 특징을 보였다.
개인화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청년들의 경우엔 2016년에도 일자리가 최대 화두였다.
안정적 일자리인 공무원시험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았고, 주거 환경이 전세에서 월세로 변하는 흐름 속에 고정 수입 없이 고정 지출이 늘어나는 데 불안감을 호소하며 주거비 문제에 대한 고민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 실패 시 손실 부담이 크지 않은 직종에 집중하는 가운데, 정부의 지원 등과 맞물려 ‘푸드트럭’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는 한편, 농촌에서의 사업 기회를 엿보는 ‘농촌창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등 실업이 장기화되면서 창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2016년 생활화학제품, 미세먼지 등 환경 관련 이슈가 크게 불거지면서 환경 유해물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생활 속 유해물질에 주목하며, 스킨·로션 등 화장품, 샴푸·비누 등 세정제, 물티슈·화장지 순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며 합성원료보다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고, 화장품·세제를 만들어 쓰는 문화도 확산하는 흐름을 보였다.
IT에 대한 인식은 인공지능 ‘알파고’를 시작으로 ‘4차 산업’으로 확대돼 게임이나 교육을 통해 가상현실, 증강현실을 접하면서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으며 드론이나 무인자동차에 대한 주목도도 크게 높아졌지만, 아직은 ‘미래기술’로 인식하는 추세이다.
트랜드를 이끌어가는 것은 많은 요소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경제적인 여건과 소비문화이고, 사회적 통념 변화에 따라 생각이 변하고 있다. 청년실업 문제가 오늘내일의 문제가 아니지만, 점차 경제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자신을 내세우고 허례허식을 취하는 행동이 실속으로 변화되어가고, 배려하는 삶이 개인주의를 두둔하게 하였다.
나만 잘살고 내 잘못을 감추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벌어진 환경문제가 점차 친환경을 추구하게 되고, 더 이상의 도시생활에 일자리 부족과 취업 스트레스가 청년들을 농촌으로 돌아서게 하였다.
혼자 살기도 버거운 지금의 청년 세대들에게 결혼은 너무나도 높은 장벽을 세우게 하였고, 직장에서 어울리지만, 혼자 생활을 함으로 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만들었다.
앞으로의 트랜드를 주도해 나갈 것은 개개인의 생활습관 응집에서 흘러나오겠지만, 더 이상의 ‘혼자’를 추구하는 개인주의의 발전은 바르지 않다고 생각이 든다.
사회는 혼자 살아갈 수 없는 곳이고, 협력과 협동으로 움직이기에 닭장 같은 아파트문화에서 탈피하여 허리 높이의 담장으로 정이 오가는 2017년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