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손 잡고 집에 가고 싶어요

어린이집 등하원, 엄마 아빠가 함께 해주길 바라는 건 욕심일까 (사진=박양기 기자)

아침 시간은 늘 전쟁이었다. 늦어도 꼭 아침을 먹여야 했던 어머니는 학원 차가 올 시간에 맞춰 뛰어나가곤 했고 그렇게 어린이집, 유치원에 무사히 갈 수 있었다. 집에 갈 때가 되면 다 같이 가방을 싸고 아침에 타고 왔던 그 노란 차에 다시 하나둘 올라탄다. 그리고 각자의 집에 내릴 때마다 “잘 가”라는 인사와 함께 어머니의 품에 안겼다.

어린 시절 유치원에 다니고 어린이집에 다녔다면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장면들이다. 하지만 최근 이런 등·하원 문화를 쉽게 볼 수 없다. 부모로서 맞벌이를 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버린 시대 속에서 우리는 아이들의 등·하원을 책임질 수 없는 부모가 되어버렸다. 출근 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가기만 해도 다행이다. 퇴근 후까지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이 아이를 맡기는 조건 중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 중에 먼저 집에 가는 아이와 부모를 기다리는 아이가 나뉘게 되거나 아침 출근 시간에 맞춰 다른 아이들보다 먼저 등원을 하게 되는 일들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아동의 건강하고 안전한 성장·발달과 안정적인 보육과정 운영을 위해 ‘어린이집 등‧하원시간 함께 정해요’ 캠페인을 시행한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이번 캠페인을 추진하는 이유는 아동의 신체적‧정서적 발달과 안정적 보육프로그램 운영, 교사 배치 등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보육환경의 조성을 위함이다.

우선 등․하원시간 수요조사를 실시한다는 내용을 포함해 어린이집 등․하원시간을 함께 정하는 내용, 정해진 등․하원시간의 준수 당부 및 예외적인 경우 연락 필요성을 담은 안내지(리플릿)를 제작․배포할 예정이다. 또한, 새 학기 원아모집 및 학부모 오리엔테이션 과정을 통해 구체적인 안내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플릿에서는 학부모들이 원하는 등․하원시간을 파악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기준을 마련하면 아이와 학부모들이 이를 준수할 수 있도록 당부하는 내용과 규칙적인 등․하원이 왜 필요한 일인지 다각도로 설명하는 내용을 엿볼 수 있었다.

다른 내용도 분명 중요하지만, 역시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라는 것이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부분이다.

혼자는 외로운 법이다.

물론, 힘든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아이의 등․하원시간에 맞춘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아이가 혼자서 등원하고 하원 하는 것을 보면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아이들은 아직 자제력도 없고 집중력도 높지 않다. 위험한 골목으로 들어가게 될 수도, 찻길에 갑작스레 뛰어드는 일이 있을 수도, 위험한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항상 사고는 곳곳에서 우리를 노리고 있기에 아이들은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가족들의 따뜻한 관심과 보건복지부에서 진행하는 이번 캠페인과 같은 정책과 방침이 좀 더 구체적이고 다양하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시행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