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동산에 혁신의 바람이 분다

연 매출 40억 원을 유지하던 장애인직업재활시설 보람근로원에 2013년 들어 연 10억 원 정도의 매출감소가 발생했다. 지적․지체장애인들 80여 명의 생산력에 비춰봤을 때, 이와 같은 매출감소 영향은 보람근로원에 찾아온 최대 위기라 할 수 있었다. 반드시 변화가 있어야 할 시점에 충북도청 투자유치팀장을 지낸 권영동 전 경제투자본부 과장이 보람동산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충북에 15조원 규모의 하이닉스 반도체를 유치해 지역 경제에 대기업 유입 확산을 일으킨 주역이다. 권 이사장은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곳에 일대 변혁을 일으킬 것으로 주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보람동산 전경

답습하지 말자

보람동산은 엘지에서 50억 원 지원으로 청주시에 설립한 사회복지법인이다. 이곳은 장애인 직업재활 지원 사업을 하는 보람근로원과 생활시설인 보람복지원으로 이루어졌다. 복사용지, 행정봉투, 인쇄물 관련 제조생산을 하며 장애인에게 자립의 기회를 제공한다. 지적․지체장애인들이 생산직에 종사하기 때문에 대폭적인 매출신장을 이루기엔 한계가 있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거듭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청와대에도 우리가 생산한 제품이 납품된다. 품질 면에서는 자신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 머무를 수는 없다. 2013년을 기점으로 매출 하락이 큰 폭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매출을 끌어올리면서 더 넓은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복사용지팀 작업 모습(왼쪽), 봉투사업팀 작업 모습(오른쪽)

권영동 이사장은 이를 위해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지 말자고 말했다. 기존 판매방법에 문제점을 찾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권 이사장의 생각이다. 현황 분석을 통해 조달청 나라장터에 등록하지 않은 문제점을 찾아내 연 2억 원의 매출 향상을 꾀한 것은 그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세상은 변하고 있다. 세상이 변하면 법도 변한다. 지금의 방식에 안주하면 세상을 거스르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영동표 리더십 발휘

충청북도는 2006년 팀제 및 본부제 도입에 따른 조직개편 후 대규모 인사를 단행한 적이 있었다. 정우택 충북도지사가 충청북도를 경제특별도로 선언하면서 대기업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하기 위한 혁신 인사였다. 이때 투자유치팀장으로 내정됐던 권영동 현 보람동산 이사장은 하이닉스 반도체 이천 공장(약 15조원 규모)을 청주에 이전하는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며 충북에 대기업이 진입하는 활로를 만들었다. 이어 경제투자본부 과장으로 있으면서 에스케이 케미컬, 현대중공업 태양광 발전 시설, 현대 알루미늄 전문화 단지 등의 투자 유치 실적을 계속해서 이끌어냈다. 당시 투자유치팀 직원들의 성공일화가 책으로 묶여 발간돼 화제를 낳기도 했다.

권영동 이사장은 당시를 떠올리며 관과 민의 경영방식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관은 이익보다 공적인 서비스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이익 창출에 있어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권 이사장은 보람동산에 필요한 혁신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한 가지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권영동 이사장

“지시형 리더는 혁신적일 수 없다. 지금 시대는 대화를 원한다. 의견수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해도 모두 납득하고 찬성하는 대의적 일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대의적인 일이 만들어지면 그때는 리더가 책임지고 확실하게 추진해야 한다.”

연구하라. 그것이 살 길이다

권영동 이사장은 전반적인 회사 문화에도 변화를 주고자 한다. 그는 대화하고 연구하는 회사를 만들자고 직원들에게 제안하고 있다. 일방적인 상하관계, 토론이 없는 좌우관계는 시대 저편으로 사라졌다고 말하는 권 이사장은 콘트롤타워로서 자신의 역할을 밝혔다.

“사소한 것을 놓치지 않는 관찰력과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호기심을 갖춘 일꾼이 돼야 한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관념에서도 벗어나 미래지향적인 기업을 만들려고 화합해야 한다. 나는 이곳이 일하기 좋은 직장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다.”

▲2014년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근로장애인, 거주장애인, 직원 간 화합의 봄나들이를 가졌다

권영동 이사장이 보람동산에 또 다른 혁신을 가져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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