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이 밥 먹여 주는 시대, ‘덕업일치’를 꿈꾼다

최근 ‘덕질’과 ‘직업’이 일치한다는 뜻의 ‘덕업일치’라는 신조어가 온라인을 통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조금더 상세히 설명하자면 무언가에 빠져들어 전문가 수준으로 문화를 향유하는 이들을 ‘덕후’라고 표현하며 이는 일본의 ‘오타쿠’라는 단어에서 그 시작을 유추할 수 있다.

과거 ‘오덕’에 관한 대중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오덕이라하면 일본 애니, 혹은 연예인에 심취하여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류로 단정지어 버리는 의견도 다수였다. 이러한 문제로 대중은 오덕의 이미지를 형상화했을 때 주근깨가 나있고 뚱뚱하며 안경을 낀 음흉한 표정의 캐릭터를 떠올리는 오만을 저지르기도 했다.

누구도 어떠한 것에 대해 마음대로 평가내릴 수 없다는 의견을 차치하고서라도 이제는 ‘덕질’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덕후는 이제 어떤 한 분야의 전문가로 평가받기도 하고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어떤 분야에 골몰히 빠져들어 그것에 대해 통달한 이가 부러움과 주목을 한몸에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덕업일치’는 이러한 현상에서 기인한다. 집요한 덕질로 인해 한 분야에서 전문가 이상의 수준에 오른 이들이 그것을 직업으로 연결할 때 덕업일치가 이루어지는데 이것은 사회인들에게 꿈과도 같은 이야기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과연 일로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다. 누군가는 가능하다고 생각할 것이고 누군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논쟁 속에서는 자신이 아무리 즐기는 것이라도 일이 되는 순간부터 그것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가 주요 논점이 된다.

하지만 이미 사회의 흐름은 덕후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그들은 더 이상 음지에서 활약하지 않고 모습을 들어내며 이름을 알린다. ‘세상은 덕후가 움직인다’는 말을 들어본 사람도 꽤 될 것이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치다. 무언가에 집요하게 파고들어 완벽히 알고 그것을 즐기는 사람을 따라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덕업일치를 이룬 덕후들을 보며 사람들은 ‘성덕’이라 명한다. ‘성공한 덕후’라는 것이다. 보통의 직장인들이 하루 업무에 쏟는 시간을 대충 떠올려 볼 때 덕업일치를 이룬 덕후들은 업무 대신 자신이 몰두하는 분야에 빠져있을 수 있다. 정말이지 성공한 덕후라는 단어는 완벽하지 않을 수 없다.

바야흐로 덕질이 밥먹여주는 시대가 왔다. 동시에 덕후에 대한 시선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생각해보면 누구나 정말 좋아하는 분야는 한 가지 씩 있지 않은가. 어쩌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 역시 덕후에 대한 충족요건을 갖추고 있을 수도 있다.

필자는 세상을 바꿀 덕후에게 오늘도 응원의 시선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