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우리는 학생들을 떠나 보내고 싶지 않다…

술을 먹고 취하는 이들의 모습, 적당한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 (사진제공=픽사베이)

겨울이 가고 있다. 늘 그랬듯 봄은 오고 신입생들은 선배를 만나고 술을 마실 것이다.

신입생들이 들어오는 푸르른 대학교의 소식이 늘 푸르지만은 않아 우리를 슬프게 할 때가 있다. 20살이 되면 많은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겠지만, 사실 많은 것을 배우지 못했고 아직은 어린 티를 벗지 못했으며 마치 내가 어른이 된 듯한 마음에 무리를 많이 하는 나이가 바로 20살이다. 그런 20살의 신입생들이 선배들을 만나 예의를 차리며 술을 마시고 즐겁게 동기들과 술을 마시다가 그 정도가 과해 목숨을 잃는 일들이 간간이 들려오곤 한다. 힘들게 공부해서 들어간 대학교에서 그리 술을 마시게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술을 권유하는 친구들은 어디에나 있다. 누군가는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할 정도로 과거부터 내려온 ‘악습’이다. 누구나 자기 잔에 따라진 술을 마셔야 할지 마시지 말아야 할지 선택할 권리가 있다. 그리고 선배가 마시라고 한 술을 거절할 권리 또한 있다. 아쉬운 점은 이 모든 사실을 알더라도 신입생이라는 틀 안에서 무리에 끼기 위해,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야 하는 순간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경찰청에서는 건전한 대학 문화 조성을 위해 선후배 간 폭행이나 강요 등의 악습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교육 당국과 협조해 신학기를 맞아 대학 내에서 인권을 침해하고 가혹 행위를 하는 것을 방지하고 음주를 강요하거나 혹은 얼차려 등의 각종 악습의 지속되는 점을 막기 위해 이번 대책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2월 13일부터 3월 31일까지는 7주간의 집중신고 기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또 전국 대학 소재지를 관할하는 경찰서에서는 ‘대학 내 불법행위 수사팀’을 지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대학별로 설치된 학생 인권센터나 상담소, 단체활동 지도교수와도 힘을 합쳐 핫라인을 개설하고 아이들이 쉽게 상담하고 신고를 할 수 있는 환경도 구축될 방침이다.

늘 신고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 신고를 한 후가 걱정돼 우리는 마음을 졸이고 쉽게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지 못한다. 하지만 원경환 경찰청 수사국장은 피해자와 수사팀 간 핫라인을 구축하고 가명으로 조서를 작성하는 등으로 맞춤형 신변보호제도 등을 활용해 피해자 보호를 강화한다는 말을 전하며 적극적인 신고와 제보를 당부했다.

사실 설레는 나날들이다.

모르는 동기와 후배, 친구를 만나고 선배님을 만나고 교수님을 만난다. 그리고 합법적으로 술을 먹을 수 있는 나이가 됐다. 나의 한계를 모르고 계속해서 마시는 어리석음도 용서된다고 착각할 나이고 선배의 말이 곧 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나이다.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먼저 그 시기를 겪은 우리는 그들에게 늘 조심하라고 일러줘야 할 것이다. 학생들의 헛된 죽음을 우리는 늘 듣고 싶지 않고 그들을 기리는 일을 또다시 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