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검’ 같은 존재, 화장품 속 ‘파라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2012년 한해 동안 3~18세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임상 실험한 결과, 10명 중 9명꼴로 ‘파라벤’이 검출되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한국 아동, 청소년의 대부분이 ‘파라벤’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임상 실험 대상자의 소변에서 검출된 파라벤의 종류는 메틸, 에틸, 프로필, 부틸 계열로 모두 화장품의 방부제로 쓰이는 물질이다.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하는 성분인 파라벤은 1920년대 미국에서 개발되어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어 왔다. 사용이 간편하고 가격이 싼데다 특히, 제품의 유효기간을 연장하는 방부제로 유용하기 때문에 널리 쓰인다.

하지만 최근 파라벤의 무분별한 사용을 경고하는 연구 결과가 속속 전해지고 있다. 남아의 성미숙증과 여아의 성조숙증의 원인 물질로 지목받고, 암세포 생장을 돕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각국의 보건 행정 기관은 파라벤에 대한 주의를 점차 환기시키고 있다. 유럽 소비자안정성과학위원회에서는 프로필파라벤과 부틸파라벤의 배합한도를 0.19% 이하로 낮추라고 권고했고, 덴마크는 아예 3세 이하 어린이용 제품에는 사용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노르웨이에서는 임산부가 사용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파라벤의 위험이 유아나 태아에게 특히 심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국에선 유방암 환자들의 세포조직에서 파라벤이 검출되었으며, 파라벤이 함유된 제품을 섭취한 엄마의 모유를 먹은 아기가 정신질환을 앓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화장품 제조업체는 제품 수명의 연장을 위해 파라벤 사용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항변한다. 파라벤이 없는 화장품은 미생물이 쉽게 증식되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파라벤을 쓰자니 인체의 유해성 때문에 불안하고, 안 쓰자니 제품의 안전성을 보장하기 힘든 상황이 되풀이 되는 것이다. 결국 파라벤은 화장품 제조사에겐 양날의 검인 셈이다.

하지만 파라벤 남용의 피해에 대한 연구 결과가 속속들이 밝혀지고 사용 제한을 권고하는 각국의 지적이 있는 이상, 업체의 파라벤 줄이기 또는 없애기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결국 현 시점에서 이 문제의 해결은 현명한 소비자들의 몫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국내 화장품법은 제조 성분 전부를 표기하도록 정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파라벤, 또는 다른 종류의 방부제가 들어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파라벤, 실리콘, 방부제가 들어있지 않다는 표시가 되어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방부제 사용으로 제품 수명의 강제적인 연장을 금지하는 ‘유로 에코라벨’ 같은 인증 확인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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