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정지혜·박호용 교수팀, 우울증 환자의 사회성 저하 원인 연구결과 발표

(사진=건국대학교 제공)

건국대학교 생명과학대학 정지혜 교수(생명과학특성학과)와 박호용 교수(KU신경과학연구소) 연구팀이 우울증 환자들이 사회적 관계를 피하게 되는 이유를 밝힌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정지혜 교수가 교신저자로, 박호용 교수가 주저자로 공동 진행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세종펠로우십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지난 6월 24일 국제 학술지인 Progress in Neurobiology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우울증을 겪는 환자들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회피하게 되는 증상이 단순히 기분 문제가 아니라 뇌의 특정 회로 이상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실험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여, 우울증 상태에서는 뇌의 ‘전전두엽’과 ‘측유상핵’이라는 부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며 이것이 사회적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전전두엽은 감정과 사회적 행동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측유상핵은 스트레스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 부위다. 연구팀은 이전에도 선행 연구를 통해 이 부위가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상태에서 지나치게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규명한 바 있다.

실험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쥐들은 전전두엽-측유상핵 회로가 과잉 활성화되어 다른 쥐와의 만남에서 회피 행동을 보였고, 연구팀은 이 회로를 인위적으로 조절했을 때 쥐들이 다시 자연스럽게 다른 쥐와 어울리는 모습을 확인했다. 또한 해당 회로가 도파민 보상 시스템과도 연결되어 있어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보람이나 만족감을 느끼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도파민 중추와 연결된 세포들이 전전두엽의 영향 아래에서 특히 더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사회적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신체적 스트레스도 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동물 모델에서 입증한 사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향후 우울증 치료나 사회성 회복을 위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지혜 교수는 “우울증에서 흔히 나타나는 사회적 위축과 관련된 뇌 회로를 정확히 밝혀낸 것은 우울증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진전이다. 향후 외로움이나 사회적 고립과 관련한 다양한 정신질환 치료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이뉴스코리아 이뉴코 김희원 기자 khw@enewk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