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아이의 책가방만큼이나 부모의 걱정도 무거워진다. 특히 또래보다 작아 보이는 자녀를 둔 부모라면 키 성장에 대한 고민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운동, 영양, 수면 등 신경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키가 눈에 띄게 자라지 않는다면 혹시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게 된다.
이러한 불안은 단순한 기우가 아니다. 실제로 ‘저신장’이나‘성조숙증’은 아이의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최종 성인 키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저신장’은 성장 곡선에서 같은 성별, 동일한 연령대의 아이들보다 키가 현저히 작은 경우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키가 하위 3% 이내일 때 저신장으로 분류된다. 유전적인 요인 외에도 성장호르몬 결핍, 만성 질환, 영양 결핍 등이 원인일 수 있다. 한편 ‘성조숙증’은 정상보다 이른 시기에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여아는 만 8세 이전,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가슴 발달이나 음모 발현, 고환 크기 증가 등이 나타난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러한 성장 관련 질환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이가 또래보다 유독 작거나 성장이 갑자기 느려졌다면 전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성조숙증의 경우 조기 사춘기로 인해 성장판이 일찍 닫히게 되고, 그 결과 최종 성인 키가 작아질 수 있다. 저신장은 단순히 키의 문제가 아니라 성장 호르몬 분비 기능의 이상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저신장의 경우,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는 것이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적절한 시기에 시작할수록 치료 효과가 높다. 일반적으로 만 6세부터 가능하며, 보통 하루에 한 번 주사 형태로 투여된다. 치료 전후 정기적인 성장 추적 관찰과 호르몬 수치 검사를 통해 효과를 점검하게 된다. 치료 기간은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르며, 수 년간 지속되기도 한다. 키 성장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 치료를 유지함으로써 정상 키에 근접한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
성조숙증은 성호르몬 억제제를 통해 치료하게 된다. 성호르몬 억제제는 성조숙 진행을 지연시켜 성장판이 닫히는 시점을 늦춰준다. 이를 통해 아이가 더 오랜 기간 자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약물 치료와 더불어 생활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영양 과잉, 스마트폰 과다 사용, 수면 부족은 성조숙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규칙적인 수면, 균형 잡힌 식단, 적절한 신체 활동이 필수적이다.
아이의 키 성장을 위해서는 부모의 세심한 관심과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녀의 성장 상태를 주기적으로 관찰하고, 또래보다 키가 현저히 작거나 사춘기 증상이 이르게 나타나는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전문적인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장 치료는 시기를 놓치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적절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청담튼튼병원 키우리성장클리닉 신정연 원장은 “아이의 키 성장은 단순한 외모 문제가 아닌 성장 건강의 신호다”며 “특히 저신장이나 성조숙증은 부모가 놓치기 쉬운 만큼, 자녀의 성장 속도가 더디거나 사춘기 증상이 또래보다 빠르다면 전문 클리닉에서 정밀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뉴스코리아 이뉴코 전세훈 기자 jsh@enewk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