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왔다. 추운 날씨 탓에 실내에만 머물던 사람들이 바깥 활동을 시작하면서, 따스한 봄기운을 만끽하려 한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이 봄이 달갑지만은 않다. 바로 봄철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다.
다만 이는 단순히 꽃가루 때문에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겨우내 약해진 피부와 점막은 미세먼지와 건조한 바람, 큰 기온 변화 같은 외부 자극에 쉽게 반응하게 된다. 여기에 면역 체계가 일조량 변화로 재조정되는 시기가 겹치면서 과민한 면역 반응이 유발되는 것이다.
피부와 점막은 하나의 통로처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코나 눈처럼 한 부위가 예민해지면 다른 기관들도 함께 민감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알레르기 비염에서 천식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알레르기 행진’이 봄에 더 자주 나타난다. 여기에 기온 차로 폐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외부 자극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져 알레르기 증상이 더 쉽게 나타나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천식은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3억 명 이상이 앓고 있을 만큼 흔한 질환이며, 증상으로는 기침과 호흡 시 쌕쌕거리는 소리, 호흡곤란 그리고 가슴 답답함 등이 있다. 환자에 따라 기침만 느끼는 경우도 있고, 감기처럼 시작됐다가 점점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특별한 전조 증상 없이 갑작스럽게 심한 발작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특히 새벽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벼운 증상이라도 무시하지 말고 내과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한 뒤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이천 연세든든내과 권용환 원장은 “호기산화질소 검사는 천식 진단에 유용한 검사로 평가받고 있다. 숨을 내쉬는 것만으로 기도의 염증 정도를 측정할 수 있으며, 폐 기능 검사가 어려운 어린이나 고령자에게도 간편하게 적용 가능하다. 실시간으로 산화질소 농도를 측정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하고, 바늘이 필요 없어 통증에 대한 부담도 없다. 천식 치료 초기의 정밀 진단은 물론 치료 반응 평가에도 활용된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장기적인 개선을 원한다면 설하면역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이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 물질을 소량부터 혀 밑에 투여해 면역 체계가 점차 적응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치료 기간은 6개월에서 3년 정도 소요된다. 증상 완화뿐만 아니라 약물 의존도를 줄이는 데도 효과가 있어,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한 뒤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상생활 속에서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먼지와 진드기는 대표적인 기관지 자극 물질이므로, 침구류나 쿠션, 카펫 등은 주기적으로 고온 세탁과 소독을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호흡을 통해 잃는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도 기관지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이뉴스코리아 이뉴코 김희원 기자 khw@enewk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