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카락이 있어야 할 자리에 듬성듬성 비어 있는 두피는 단순한 외모 문제를 넘어 심리적인 스트레스로 이어지기 쉽다. 탈모는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 많은 이들에게 깊은 고민을 안겨주는 질환이다. 흔히 중년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대머리’, 즉 남성형 탈모가 대표적이지만, 최근에는 사회적 스트레스가 큰 영향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탈모를 경험하는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원형탈모는 성별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탈모 유형으로, 원인과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다. 경계가 명확한 원형 또는 타원형의 탈모반이 한 곳에 생기는 단발성에서부터 증상이 2군데 이상 나타나는 다발성, 머리 전체에 걸쳐 나타나는 전두형 등 다양한 증상으로 진행될 수 있다.
문제는 단발성 원형탈모의 경우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지 않으면 다발성, 전두 탈모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발성으로 진행하지 않더라도 오랜 기간 동안 탈모가 방치될 경우 두피 내의 모모세포가 모낭을 형성하지 못해 탈모반 부위가 영구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부산 나비한의원 주봉현 원장은 “탈모의 원인으로 유전적 요인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면역계 이상과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급격한 환경 변화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의원에서는 탈모를 단순히 외부적 변화로 보지 않고, 체내의 기운 흐름 중 수(水)의 기운이 허하거나 체했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수가 허하면 두피가 건조해지고 모발이 쉽게 끊어지며, 수가 체하면 두피에 열과 습이 정체되어 모발이 힘없이 빠지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를 바탕으로 신체의 전반적인 순환을 돕고, 비정상적으로 과잉 반응하는 면역세포를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침과 약침, 체질에 맞는 한약 복용과 외용 한약제 등 다양한 방식이 병행되며, 이는 단순히 탈모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의 균형을 회복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원형탈모는 스트레스성 면역 질환으로 분류되는 만큼 다른 만성질환처럼 장기적인 조절과 관리가 중요하다. 단기간에 효과를 보려는 조급함보다는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받고 전문가와 함께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봉현 원장은 “치료 과정에서 생활습관의 개선은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히 모발이 자라는 것이 아니라, 탈모가 재발하지 않도록 체내 환경을 안정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수면 부족이나 잦은 음주, 자극적인 음식 섭취는 모두 탈모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고, 자율신경계의 안정을 위해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휴식이 필수적이다.”라고 전했다.
이뉴스코리아 이뉴코 김희원 기자 khw@enewk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