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으로 알츠하이머병 진단할 수 있는 시대 열린다

[이뉴스코리아 이정민 기자] 알츠하이머는 현대인 건강 최대의 적이라고 불린다. 치매의 약 7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치매 질환이기 때문인데 전 세계 65세 이상 인구 중 10% 이상의 비율이 이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무서운 질병인 알츠하이머병의 진단을 혈액으로 할 수 있다면 어떨까?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와 스티브 박 교수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이 혈액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진단 센서를 활용하면 혈액 내에 존재하는 베타-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질 등 알츠하이머병과 관련한 4종의 바이오마커 농도를 측정 비교하는 방법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진단이 가능하다.

획기적이라 할 수 있는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의 1월 8일 자 온라인판에 그 논문이 게재되기도 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진단 센서의 모식도 (사진제공=KAIST)

현재의 알츠하이머 진단 방법은 고가의 양전자 단층촬영이나 MRI 장비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환자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었다. 때문에 더 많은 환자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저렴하면서도 정확한 기술이 개발될 필요가 있었다.

연구팀은 기술이 필요한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에 나섰다. 이번 연구에 핵심이 된 기술은 랑뮤어 블라젯이라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기술을 바탕으로 고밀도로 정렬한 탄소 나노튜브를 기반으로 한 고민감성의 저항 센서를 개발해냈다. 탄소 나노튜브가 고밀도로 정렬하게 되면 무작위의 방향성을 가지게 된다. 이때, 발생하게 되는 접합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분석물을 더 민감하게 검출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 바이오센서와 대비해 100배 이상의 높은 민감도를 얻을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혈액에 존재하는 알츠하이머병의 바이오마커 4종류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저항 센서의 칩을 제작해냈다.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인 바이오마커로는 베타-아밀로이드 42, 베타-아밀로이드 40, 총-타우 단백질, 과인화산된 타우 단백질 등이 있다.

기반 센서 칩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실제 알츠하이머 환자와 정상인의 혈액 샘플 역시 비교했다. 그 결과, 민감도와 선택성은 각각 90%, 정확도는 88.6%를 기록해 중증 알츠하이머 환자를 상당히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고밀도로 정렬된 탄소 나노튜브는 측정방식이 간편하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진단센서의 성능을 나타내는 실험 결과 (사진제공=KAIST)

연구팀 박찬범 교수는 “본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이미 확정된 중증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향후 실제 진료 환경에 활용하기 위해서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진단 가능성을 테스트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이를 위해 경도인지장애 코호트, 치매 코호트 등의 범국가적인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며, 국가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연구 네트워크 구축 및 지원의 장기성 보장이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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