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3법’ 놓고 갑론을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 모두 국회통과 불발

사진제공=픽사베이

[이뉴스코리아 최지현 기자] 데이터 산업의 근간이 되는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중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지난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하며 이르면 내년 6월부터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과 함께 29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갑자기 상정 돼 심도있는 검토가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위원들이 검토할 시간을 드리고 다음 법사위원회에 올리든지 해 전체회의에 계류하겠다”고 말했다.

개인신용정보를 가명처리하면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고도 공익적 목적은 물론 상업적‧산업적 목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신용정보법 개정안의 골자다.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금융사들은 정보통신·위치정보·보건의료 데이터 등 그동안 접근할 수 없었던 비금융정보까지 활용해 개인에게 딱 맞는 금융 서비스를 설계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정교한 신용평가가 가능해져 청년이나 주부 등 금융이력부족자의 신용도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인 ‘마이데이터’ 산업이 도입돼 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개인신용정보를 모아 통합 분석해주는 서비스도 가능해진다.

그러나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정의당 추혜선 국회의원은 29일 논평을 통해 신용정보법 개정안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추 의원은 “의료분야와 일부 공공분야 개인정보 제공을 금지하는 등 일부 내용을 수정했다고 하지만, 개인이 재식별될 가능성이 있는 정보가 정보주체도 모르게 이용·유통 될 수 있다”며 “기업의 이익을 위해 헌법적 권리인 정보주체의 자기결정권을 훼손하는 길을 국회가 나서서 열어주려 하는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특히 추 의원은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 반대토론에서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국민이 자신의 권리 일부를 양보하는 법안”이라며 “국민의 67%가 개인동의없는 가명정보 활용에 반대하고, 80%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에 대해 모르고 있다. 국민적 공감대 없이 서둘러 법안 처리하는 것은 국회가 국민들을 기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참여연대, 민주노총,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5개 시민단체가 지난 13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성인 10명 중 8명(81.9%)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잘 모르고 있었다.

‘데이터 3법’에서 가장 문제로 지적되는 ‘가명 정보’ 활용에 대해서도 80.3%가 이를 동의 없이 다른 기업에 제공할 수 있게 하는 데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데이터산업과 경제발전을 위해 자신의 개인정보 보호 권리를 일부라도 포기할 수 있다’는 응답은 27.4%에 그쳤고 ‘포기 불가능’이 66.7%로 나타났다.

개인에 대한 개별 정보가 무수히 많은 상황에서 가명 정보를 활용해 개인을 재식별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명 정보는 말 그대로 가명을 사용한 정보이지만 다른 정보와 결합하더라도 누구의 정보인지 식별할 수 없게 조처된 정보인 익명 정보와 달리 다른 정보와 결합하면 다시 식별이 가능한 정보를 가리킨다.

참여연대 등 여러 시민단체들은 “개인정보보호법도 시대에 맞게 개선되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사회적 합의과정이 충분하지 않았다. 이 과정을 생략하고 데이터 산업 육성에만 집중해 법이 통과된다면 이후 감당해야할 사회적 비용과 혼란, 불신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이 유치원3법을 비롯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안건 약 200건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하는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안건 처리는 더욱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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