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다시 한 번” 이세돌 9단, 국내 인공지능 한돌과 은퇴 대국 치른다

이세돌 9단(사진제공=한국기원)

[이뉴스코리아 최지현 기자] 지난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 AI ‘알파고’와 대국을 펼쳤던 이세돌 9단이 이번에 국내 AI와 은퇴기를 치른다. 비록 4-1로 패배했지만 당시 이 9단이 거둔 1승은 지금까지도 인간이 AI를 상대로 거둔 마지막 승리로 남아있다.

21알 바둑계에 따르면 이 9단은 내달 19일부터 21일까지 3번기로 NHN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AI한돌과 은퇴 대국을 치를 예정이다. 대국장소는 이 9단의 고향인 전라남도 신안군에서 하루를 칠고 나머지 이틀은 서울에서 열리는 것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바둑은 이 9단이 두 점을 놓은 뒤 ‘한돌’에 덤 7집 반을 주는 형식으로 치러진다. 이 9단이 두 점을 깔고도 덤을 주는 이유는 인공지능의 초깃값 세팅 때문이다. 현재 인공지능은 흑을 잡으면 무조건 중국 룰에 따라 덤을 주게 되어 있다. 은퇴기 제한 시간은 2시간이다.

이 9단이 상대할 ‘한돌’은 NHN이 1999년부터 한게임 바둑을 통해 쌓아온 바둑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AI다.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이 9단의 대국을 계기로 개발되었으며 2017년 1.0 버전 이후 2.1 버전까지 업그레이드를 마쳤다.

한돌 2.1은 실제 사람의 기보를 바탕으로 다음 수를 예측했던 초기 버전과 달리 무작위-자가대국으로 학습한 정책망과 가치망을 사용하며, 롤아웃 없이 MCTS 수읽기 알고리듬으로 다음 수를 예측한다.

지난 1월 국내 프로기사 상위권 기사 다섯 명과 릴레이 대국에서 5연승으로 전승했다. 지난 8월에는 중국 산둥성에서 열린 ‘2019 중신증권배 세계 AI 오픈’에서 3위에 오르며 세계 무대에서 실력을 입증했다.

은퇴기는 프로기사가 은퇴를 기념해 자신이 두고 싶은 상대와 마지막 바둑을 두는 것을 말한다. 이 9단은 지난 19일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프로기사직을 은퇴했다.

과거 일본 바둑계에선 은퇴기가 중요한 행사로 여겨졌지만 한국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은퇴하지 않고 프로기사직은 유지하기 때문에 은퇴기가 치러지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이세돌 9단은 1995년 7월 제71회 입단대회에서 조한승 9단과 함께 입단한 이후 24년 4개월간의 현역 기사 생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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