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헬스케어의 변화와 발전, 4차 산업혁명의 비인간화에 대한 오해를 종식시킬까

사진제공=픽사베이

[이뉴스코리아 박은혜 칼럼니스트]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헬스케어 서비스
‘헬스케어(Health Care)’. 넓은 의미로는 기존의 치료 부문 의료서비스에다 질병 예방 및 관리 개념을 합친 전반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가리키며 좁은 의미로는 원격 검진이나 방문 건강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가리킨다. 사실 이 용어는 누군가에겐 생소할 법한 용어일지 모르나, 실제로는 대부분의 사람이 이 서비스를 일상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가령 진료비를 납부할 때 우리는 진료비를 낸 후, 의료보험공단에 따로 서류를 제출하여 공제를 받는 방식을 취하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그러한 번거로운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자동적으로 공단에서 진료비를 납부하는 시스템을 경험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는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헬스케어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특히 근래에 들어서는 헬스케어의 범위가 보다 넓게 확장되고 있다. 건강보험의 개념이 정립되고 의료 서비스에 대한 영역이 넓어지면서 헬스케어의 영역 역시 넓어졌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가령, 이전까지는 내가 어떤 병이 걸렸을 때 그 병을 치료하는 목적으로만 이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곤 했다. 그러나 현재는 검진의 차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100세 시대가 도래한 이 시점에서 ‘건강한 몸으로 오래 사는 것’에 대한 희망이 커져가고 있는 만큼 검진에 대한 의식도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이 서비스가 그런 인식의 변화를 반영하여 검진과 관련한 서비스를 강화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밖에도 예방의 차원에서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다양할 신체 관련 활동 역시 이 서비스에 포함될 수 있다.

지난 헬스케어의 역사를 돌아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추어 헬스케어도 보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과거의 헬스케어는 어떤 발전 과정을 겪어 왔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참고로 헬스케어는 1.0시대, 2,0시대, 3.0시대 등으로 구분을 한다.

먼저 헬스케어 1.0 시대는 1700년대에서 1900년대 초반을 일컫는다. 꽤 오랜 기간 동안 우리는 헬스케어 1.시대에 머물러 있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또한 1700년대 이전에는 아예 이런 개념조차 활용되지 못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당시 이 시기에 헬스케어가 가장 주목하던 것은 바로 전염병 문제였다. 전염병 창궐이 나라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던 만큼 예방에 주력해야 했던 것이다. 무엇보다 산업혁명이 일어났던 유럽에서는 공장들이 도시에 세워지고 인구가 도시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전염병으로부터 고통을 받아야 했다. 이때 전염병의 발생시키는 세균을 발견하고 백신을 개발하는 노력이 이어졌고 도시가 갑작스런 인구 유입에도 위생에 문제가 없도록 상하수도 시설이나 화장실 정비 등과 관련된 계획이 수립되기 시작했다. 이런 노력들이 바로 헬스케어 1.0에 따른 결과물들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어서 헬스케어 2.0시대는 치료에 집중하는 시대라고 볼 수 있다. 1900년대에는 세계 경제가 더욱 발전하고 기계나 화학 산업은 보다 급진적인 비약을 이루었다. 그 가운데서 의료기기는 물론 의약품도 다양하게 개발되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여러 나라들 역시 의료 서비스를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약품이 다양하게 보급되는 만큼 의료 서비스의 공급 대상도 확장되고 공급 시스템 역시 이전에 비해 체계적으로 갖춰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실제로 이런 국가들의 노력에 의해 사망률이 감소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우리는 헬스케어 3.0시대를 맞게 되었다. 헬스케어 3.0시대는 21세기 이후를 말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10년 이후라고 볼 수 있다. 이때는 앞서 잠시 언급했던 대로 치료의 영역에서 벗어나 예방과 관리, 진단 등 다양한 기능으로 확장이 되는데 이것은 고령화사회 도래와도 밀접한 연관을 맺는다. 특히 3.0시대에서 드러나는 차별화된 점은 바로 기대수명보다 건강수명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참고로 건강수명이란 단순하게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지표를 말한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건강수명은 2015년 기준으로 73.2세였다(WHO 발표 자료).

이러한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 헬스케어는 다양한 차원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에는 유전공학 기술과도 접목되어 새로운 건강 관리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IT융복합 기술이 발달하고 유전자 분석 등에 관한 유전공학도 더욱 발전하였는데 이러한 의학과 과학의 발달이 헬스케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고령화 사회를 맞이하고 식생활의 변화로 만성질환자가 늘어가는 이 상황에서 의료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데에도 관심이 높아졌다. 그만큼 국가적으로도 의료비 부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차원으로 헬스케어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직속 ‘제4차 산업혁명위원회 헬스케어 특별위원회’는 이러한 노력을 이어가는 핵심기관이라고 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헬스케어 4.0시대
헬스케어 1.0시대는 200여 년 동안 지속되었다. 그러나 헬스케어 3.0시대는 100년은커녕 20년도 넘기지 못한 채 막을 내리고 새로운 4.0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만큼 변화의 속도가 예측 불가할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 이제 과거의 헬스케어에 대한 흐름을 살펴본 데에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헬스케어에 대해 예상해볼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헬스케어와 관련된 키워드 중 하나는 ‘데이터’다. 최적의 건강관리는 사실상 개개인의 몸에 가장 걸 맞는 형태로 관리와 예방이 들어가는 것인데, 그런 차원에서 4차 산업혁명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관리하는 기능을 통해 맞춤식 헬스케어를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여기서 디지털 헬스케어의 개념이 등장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데이터 기반의 건강관리’로도 이해될 수 있다. 한마디로 데이터의 수집, 저장, 분석과 관련된 기술이 발달하는 가운데 정보통신기술이 더해진 것이 바로 디지털 헬스케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디지털 헬스케어의 발전을 위해서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있지만 유전자 분석기술의 발달로 인해 유전 정보를 확보하는 과정이 간단해졌고 그밖에 외부적인 데이터를 습득하는 과정 역시 간편해진 만큼, 디지털 헬스케어는 4차 산업혁명의 또 다른 결과물과 더불어 급속도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건강관리 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큰 유익을 끼칠 수 있는 만큼,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우리 몸에 가장 맞는 서비스를 활용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러한 변화들은 4차 산업혁명이 비인간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를 종식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이제껏 4차 산업혁명은 ‘인간적인 것’과는 다소 거리가 멀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이 인간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것이라는 전제에만 흔들림이 없다면 인간의 행복과 건강을 위한 발전 역시 다양한 차원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고 이 디지털 헬스케어는 그것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사례이자 근거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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