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체의 한계를 극복하는 착용형 로봇

영화 엘리시움 주인공 멧데이먼이 착장한 착용형 로봇(사진제공=네이버영화 스틸컷)

[이뉴스코리아 조민수 칼럼니스트]

2013년 개봉한 헐리우드 영화 엘리시움(Elysium)에 보면 주인공 멧 데이먼이 외골격 수트를 입고 산업현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것은 앞으로의 산업현장에서 착용형 로봇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한 가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착용형 로봇은 말 그대로 웨어러블 로봇(Wearable Robot)이라거나 외골격 로봇 등을 말하는데 그 특징에 따라 Power suit, Powered Exoskeleton, Exosuit 등과 같은 다양한 명칭으로 불립니다. 즉 사용자가 입고(또는 장착하고) 어떤 동작을 수행하는데 로봇이 착용자의 의도를 파악하여 힘을 보조하거나 지지 또는 지원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기술은 착용자의 자세를 잡아주거나 민첩한 동작을 수행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고 착용자의 인체 한계를 극복하거나 문제가 생길 외부 충격이나 힘 등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에 로봇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중량물을 빈번히 다루는 작업자들의 힘 지원을 위한 근력 증강 착용형 로봇, 고령자들의 보행 및 생활 활동 지원을 위한 근력 지원 착용형 로봇, 재활 및 훈련을 위한 근력 보조 및 훈련용 착용형 로봇, 환자 보조를 위한 착용형 로봇, 장애 또는 신체 마비 등의 인체 불편함을 지닌 사람들을 위한 착용형 로봇 등으로 응용할 수 있고 나아가 가상 공간에서의 감각을 복원 또는 재 구현할 수 있는 실감 구현 장치나 재난 지역 같은 위험한 환경에서 인간의 작업을 위한 로봇의 원격 조정 장치, 훈련용 장치 등으로의 적용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착용형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서 확보되어야 할 기술은 기존의 로봇 기술을 포함하는 것은 물론 불편함 없이 내 몸과 같은 착용을 위한 인체공학적인 설계기술, 착용자의 동작 의도 파악을 위한 센서 융합 및 추론 기술인 HRI(Human-Robot Interaction), 의도에 따른 로봇 행동을 정확하고 빠르게 수행하기 위한 로봇 제어 및 알고리즘 기술, 고강도를 갖고 경량을 유지할 수 있는 첨단 재료 응용 기술과 이를 적용하여 로봇 기구를 만들 수 있는 고급 기계 메커니즘 설계 기술 등이 있습니다.

착용형 로봇 기술의 역사와 현황

수동 액츄에이터에 기반을 한 착용형 로봇 개념에 대한 최초의 특허는 1890년 러시아인 Nicholas Yagn 으로부터 나왔고 외골격 로봇에 관한 컨셉에 대해 언급 하였습니다. 제안 발명의 목적은 걷기 뛰기 점프 동작의 효율성 증대와 피로감소, 좀 더 다리를 쉽게 구부릴 수 있는 기구의 제작이었습니다. 이후 1917년에 미국의 발명가 Leslie C. Kelley가 “pedomotor”로 명명한 증기의 힘으로 작동되는 착용형 로봇의 개념을 제안하였고 코넬 대학교 항공 연구소(Cornell Aeronautical Lab.)에서 외골격 로봇이란 사람보다 훨씬 적은 자유도를 가졌지만 사람이 수행하는 대부분의 동작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의 몸 모양을 따라 형성된 외부 구조물이라고 정의한 바 있습니다.

1960년대 미국 국방부가 “Powered suit of armor”, 즉 군인을 대상으로 중량물을 들어 올리는 능력, 이송하는 능력을 증강을 증강해주는 장치에 관심을 보였고 1962년, 미국 공군은 코넬대 항공 연구소로 하여금 마스터-슬래이브(Master-Slave) 방식의 인간 근력 증강 로봇시스템의 가능성을 연구하도록 하였습니다.

1960년부터 1971년까지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사는 마스터-슬래이브 시스템의 근력 증강 로봇 ‘Hardiman’을 개발, 시험하였습니다. Hardiman은 착용자의 몸을 감싸는 외골격 장치 세트인데 바깥쪽의 외골격 로봇은 안쪽에 있는 착용자의 동작을 따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몇몇의 외골격 로봇은 벨그라드(Belgrade) 대학에서 1960년대 1970년대에 신체 마비 환자들을 도울 수 있도록 개발되었습니다. 초기 이 시스템은 미리 설정된 움직임을 재현하는데 성공했을 뿐이지만 균형을 잡는 알고리즘은 아직도 여러 이족보행 로봇에 쓰이고 있습니다.

BIS 리서치(Business Intelligence and Strategy Research)의 발표된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외골격) 시장 분석 및 전망 2017-2026(Global Wearable Robotic Exoskeleton Market, Analysis & Forecast, 2017–2026)’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웨어러블 외골격 로봇 시장은 오는 26년 5조 3천억 원으로 연평균 47.4 %의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착용형 로봇 즉, 웨어러블 외골격 로봇 시장이 주목 받는 상황에서 일본, 미국, EU 등은 이미 관련 규제 완화 및 정부 지원을 서두르고 있으며 실제로 일본은 2017년 로봇신전략을 발표한 뒤 2025년까지 노약자의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착용형 로봇 940만 대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국내에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개발한 ‘큘렉스(KULEX)’, 기계연구소에서 맞춤형 하지재활 로봇 ‘뉴렉스’, 생산기술연구원의 ‘하이퍼(HyPER)’, 국립재활원 손재활로봇 라파엘(Rapael), 현대로뎀의 허리와 무릎의 근력 집중 강화 로봇, RMX(Rotem Modular eXoskeleton)와 하지착용형 HUMA, 서강대 공경철 교수팀(서강대학교 기계공학과)이 솔리드웍스 프로그램으로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 ‘엔젤렉스’ 등 있으며, LG전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IFA 2018’ 전시회에서 웨어러블 로봇 ‘LG 클로이 수트봇(LG CLOi SuitBot)’을 처음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속에서만 볼 수 있었던 아이언맨이 실제 생활속에서 활약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인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착용형 로봇의 미래가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인지 많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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