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4차 산업혁명에 주어진 절대적 과제, 복지기술로 취약계층을 포섭하라

사진제공=픽사베이

[이뉴스코리아 박은혜 칼럼니스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도래는 아직 그 개념이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게 혼란으로 다가오기 쉽다. 그런데 지금 이 시기에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와 더불어 또 다른 차원에서 혼란과 두려움을 안겨주는 것이 있다. 바로 고령화 시대에 대한 대비이다. 100세 시대가 찾아온 이 시점에서 장수의 꿈이 이루어지는 대신, ‘오래토록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에 대한 부담이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고민으로 찾아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고령화 시대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이 시대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혼란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는 어쩌면 상호작용하는 관계이자, 상호보완적 관계로서 우리에게 새로운 유익을 안겨줄 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이 두 관계는 서로 긍정적인 보완 작용을 하고 있다.

복지기술과 4차 산업혁명의 만남
시간이 흐를수록 4차 산업혁명의 여파가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사회복지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얼핏 ‘복지’라는 따뜻한 개념이 ‘기술’이라는 차가운 개념과 어울려 보이지 않으나, 오히려 두 가지는 서로 결합하여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며 실제로 더 큰 효과를 내기 위한 상호작용을 이어가고 있다. 그야말로 복지기술이 4차 산업혁명에 힘입어, 고령화 시대에 따른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복지기술이란 무엇인가? 복지기술은 자주 들어본 것 같으면서도 일상에서는 활용하거나 접해 본 적이 없는, 익숙하면서도 다소 생소한 용어일 것이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복지’라는 용어와 ‘기술’이라는 용어가 익숙한 만큼 이 두 용어의 조합도 익숙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 두 용어가 합쳐진 합성어는 흔하게 사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잠시 복지기술이라는 개념에 대해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복지기술이 가장 먼저 등장한 국가는 덴마크이다. 덴마크의 경우, 2008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함께 고령화에 의한 노인 복지 비용 증가에 따른 재정 부담 해소 방안으로 새로운 안목을 갖게 된다. 바로 첨단 기술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복지기술(Welfare Technology)’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하게 되었다. 결국 복지기술은 기존의 복지와 관련된 제반 기술을 일컫기보다는, 덴마크에서 시작된 특정 개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여기서 말하는 기술 역시 일반적인 기술의 종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 보다는 첨단 기술로 국한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 복지기술은 어떻게 하여 생겨났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당시 덴마크는 복지 분야 인력 부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국민 개개인의 독립성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차원에서 이 개념을 도입하였다. 그야말로 새로운 산업의 발생 가능성을 고려하여 만들어진 개념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런 차원에서 복지기술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일자리 문제와 복지 문제 및 삶의 질 문제에 동시다발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차원이 될 수 있다.

복지기술 발달에 있어, 주객이 전도되지 않도록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키워드가 될 복지기술이 바람직한 차원으로 발전해 나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기술적인 발전이야 더 말할 필요 없이 핵심적인 과제이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주객전도를 방지하는 것이다.

복지와 기술에서 핵심은 복지다. 기술은 복지를 위한 뒷받침이자 도구일 뿐, 그것이 복지를 앞설 수는 없다. 그 기술로 인해 인간의 행복이 조금이라도 파손되거나 비인간화가 초래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복지 분야만이 아니라, 어느 영역에서는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상 이 문제는 4차 산업혁명 자체의 의미와도 결부된다. 4차 산업혁명이 ICT를 통한 새로운 삶의 영위로 이해된다고 할 때, 결국 4차 산업혁명은 복지의 개념 및 복지가 추구하는 목적과 하나의 연결선상에 놓이게 된다. 즉, 복지를 위해 생겨난 것이 4차 산업혁명이고, 그 4차 산업혁명의 틀 안에서 새로운 기술을 덧입게 된 것이 복지의 영역이 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선순환의 원리 안에 있다고도 볼 수 있겠다.

그만큼 복지기술은 인간 존중과 삶의 질적 행복에서 조금도 어긋나서는 안 된다. 기존의 기술이 비인간화를 초래하는 역할과 어느 정도 연관되었다면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시대의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이 문제가 극복이 되어야 한다.

취약계층과 함께하는 기술
앞서 복지기술이 태동한 덴마크 이야기를 잠시 언급했는데 여기서 덴마크가 정리한 복지기술에 대한 정의를 다시금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 덴마크 정부는 “고령화 및 저출산 등의 사회적 변화로 급증하는 복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일상생활의 영역에 ICT기술을 접목시켜 생활의 편리를 돕는 복지서비스의 혁신”으로 복지기술을 정의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복지 수요에 주목해야 한다. 복지기술이 복지를 위한 진정한 기술이 되기 위해서는 복지 수요의 1차적인 대상인 소외 계층, 취약 계층을 포섭해야 한다. 이미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주는 유익을 체감하고 있고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는 대상이 아닌, 이와 동떨어진 세대 및 계층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이 복지기술이 활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변화와 마주하기 어려운 취약 계층이 이 시대에 기술적 낙오자가 되어버린다면, 4차 산업혁명은 실패한 혁명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차원에서 복지기술은 ICT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취약계층의 복지 관련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또 다른 노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점에서 이전 산업혁명들과는 차별화를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단지 기술적 발전만이 아니라, 그 기술을 향유하는 세대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시대의 요청이자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기 때문이다.

결국 복지기술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안에 있는 하나의 카테고리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4차 산업혁명의 바람직한 발전 여부에 대한 하나의 잣대가 될 수도 있다. 곧 복지기술이 어느 정도 발전했느냐가, 그리고 이것이 취약계층을 어느 정도 보호해 주느냐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평가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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