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넷플릭스 영화 개봉한 메가박스, 멀티플렉스-넷플릭스 공존의 신호탄 될까

[이뉴스코리아 이정민 기자] 영화 <기생충>으로 2019년 한국 영화를 가장 화려하게 빛낸 봉준호 감독은 2년 전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 <옥자>를 공개했다. 당시 국내 진출 초기였던 넷플릭스는 한국 영화계의 거장이었던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독점적으로 공개하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당시 옥자의 개봉을 앞두고,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 3사는 옥자의 상영을 거부하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를 두고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지만, 최신작품을 극장 개봉과 함께 스트리밍 서비스를 동시에 서비스를 꾀하는 넷플릭스와 대형 멀티플렉스 3사의 기 싸움으로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결국, <옥자>는 대형 멀티플렉스에 끝내 상영관을 올리지 못했고, 국내 관람객들은 넷플릭스나 중소 영화관이나 독립영화 전용 극장 등을 통해서만 <옥자>를 감상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2년간 넷플릭스와 멀티플렉스는 평행선을 달렸다. 넷플릭스는 꾸준하게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고, 멀티플렉스 3사도 별다른 문제 없이 저마다의 영역을 유지해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 넷플릭스와 멀티플렉스 간의 평행선을 이어줄 매개체가 등장했다. 메가박스가 처음으로 손을 내밀었다. 메가박스는 지난 23일, 넷플릭스 영화인 <더 킹 : 헨리 5세>의 상영을 발표했다.

10월 23일 메가박스를 통해 개봉한 <더 킹 : 헨리 5세> (사진출처=네이버 영화)

메가박스는 극장의 스크린과 사운드를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관람하고자 하는 관람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넷플릭스에 직접 손을 내밀었다. 메가박스는 <더 킹 : 헨리 5세> 이외에도 <아이리시맨>, <결혼 이야기>, <두 교황> 등 나머지 3개의 작품도 연내에 메가박스 상영관을 통해 개봉할 수 있도록 협의할 예정이라 밝혔다.

이번 메가박스의 넷플릭스 영화 개봉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년 전만 해도 기 싸움을 하며 선을 긋던 멀티플렉스와 넷플릭스 사이가 조금은 달라졌다는 이야기다. 메가박스 측은 상영 콘텐츠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콘텐츠 다양화의 일환으로 사이가 껄끄럽던 넷플릭스의 손을 잡았다. 넷플릭스 역시 멀티플렉스를 통해 영화를 일주일 먼저 개봉하는 방식을 택해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선보였다.

의미있는 협업을 하게 된 넷플릭스와 메가박스 (사진제공=넷플릭스, 메가박스)

기본적으로 멀티플렉스와 넷플릭스는 힘을 합친다면 협업이 용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영화와 같은 영상 콘텐츠를 관람객 및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는 방식은 서로 같기 때문에, 플랫폼을 공유한다면, 양쪽 모두에게 더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할 수도 있다.

4차 산업 혁명 시대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기존의 시스템에서 더 발전된 혹은 변화된 시스템을 가진 플랫폼이 수도 없이 생겨날 것이다. 기존의 멀티플렉스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상 콘텐츠를 이용자에게 서비스하는 넷플릭스와의 관계는 단순히 빙산의 일각과 같은 예시일 뿐이다. 앞으로 미래 사회에는 기존의 것과 새로 생겨난 것의 공존이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다. 넷플릭스와 메가박스의 이번 협업은 미래 사회의 비전을 제시할만한 좋은 예시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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