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ASH, “마치 친구와 수다 떠는 것처럼 음악을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진=ASH

[이뉴스코리아 김지윤 기자] 오는 11월 열리는 <HUG CONCERT> 음악감독을 맡게된 Ash를 만났다.

Ash는 국내 재즈보컬리스트로 활동중이지만, 기획, 편곡, 작곡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으로 그의 이력은 조금 독특하다. 공부로는 탄탄대로가 준비되어있었던 10대, 그는 돌연 학교를 그만두고 중국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중국 명문 복단대 국제정치학과를 다니면서도 그는 빛났다. 주변 유학생들의 리포트와 졸업논문을 감수해 주기도 하고, 성공 유학수기 인터뷰 등으로 책도 출판했다.

대학 졸업 당시 우수논문상을 거머쥐며 대학에 남아 연구해보자는 담당 교수의 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을 뒤로하고 미국 로스쿨을 준비하던 중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공부와 노래를 지속하며 그는 NYU에 덜컥 합격한다. 주변의 만류와 반대에도 음악에 대한 그의 열정은 쉬이 식지 않았다. 뉴욕 전역을 종횡무진 활동하며 그는 음악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났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1. 반가워요. 애쉬, 소개를 부탁드려요.
  2. 안녕하세요! 애쉬입니다.

활동하는 이름은 ASH 이구요, 표기할 때는 Ahreum Ash Hanyou 라고 하기도 합니다.

해외 연주를 할 때 애쉬라는 이름을 사용하면 국적 정체성이 너무 드러나지 않아서 한국어 이름인 제 원래 이름을 섞어 쓰는 표기예요. 뉴욕 등지에서 활동할 때 동양인 뮤지션들이 종종 이렇게 쓰곤 해요.

재즈 뮤지션이고, 포지션은 보컬입니다. 다른 뮤지션들과 비슷하게 곡을 쓰고 공연을 하고, 다시 스스로 부족함에 괴로워하면서 곡을 쓰지요. (웃음) 재즈 뮤지션은 다들 이렇게 사는 거 같아요.

라디오 방송으로 종종 인사를 드렸구요, “재즈가 알고 싶다”라는 팟캐스트를 통해 재즈곡을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1. 여느 뮤지션과 같이, 괴로워하며 곡을 쓰신다고 하셨는데 (웃음) 발매된 앨범들이 궁금해요!
  2. 앨범은 꽤 여러 장을 냈어요. 작년 봄에 나온 정규 1집 앨범인 Ash, Ready to Burn이 있고요. 멤버나 피쳐링으로 참여한 앨범으로는 10장 정도 됩니다.
사진=ASH
  1. 재즈곡 외에 최근 이타서울의 친환경 활동 중 하나인 RACE-UP의 주제곡도 작곡하셨다는 정보도 들었어요! 노래가 무척 밝던데요?
  2. 아, (웃음) 맞아요. 제가 함께 활동하는 뮤지션들 중에 뜻이 같은 분들과 함께 <RACE-UP> 의 주제곡을 만들었어요. 평소에 잘 하지 않은 작업이었는데,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즐거웠어요. 함께 작업한 뮤지션들이 전부 재즈 뮤지션들이다 보니 이런 리듬을 기반으로 곡 작업을 한 적이 없었거든요. 행사 취지에 맞게 밝은 멜로디로 곡을 써서 뮤지션 동료들에게 음원을 보냈더니, 돌려받은 파일 제목이 “애쉬댄스” 인 거예요. 다들 장난으로, 이 곡으로 댄스곡 입봉을 하겠다고 했는데, 정말 음원이 공개된 후에 보니 유통사에서 이 곡을 댄스곡으로 분류했더라고요! (웃음)
  1. 사회활동을 많이 하시게 된 특별한 이유나 계기가 있나요?
  2. 많이 라고 하니 쑥스러운데요. 사회의 회원으로 뮤지션인 제가 딱 할 수 있는 만큼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남아공에 갔을 때 공연을 하나 했어요. 지역 이름을 읽기도 어려운, 생소한, 정말 시골 마을이었는데, 학교 강당에서 지역 주민을 위해 1시간 반 정도 하는 공연이었죠. 뮤지션들도 없어서, 제가 현지에서 피아니스트를 섭외하고, 피아니스트의 급여도 제가 부담하는, 정말 열악한(?) 환경이었어요. (웃음)

현지사람도, 외국인들도 많이 있었는데, 공연이 다 끝날 때 즈음에 한 무리가 우르르 들어오는 거예요, 알고 보니, 멀리서 막 도착한 현지 관객분들이시더라구요. 공연을 기획해 주신 분이 곡을 2곡 정도만 해주면 안 되겠냐 부탁하셔서, 몇 곡 더 했는데, 공연 끝나고 나서 그분들이 타고 오신 차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우리나라 소형차만 한 크기의 차였는데, 의자를 떼서 박스처럼 만들어, 한 차에 17명이 탑승하여, 40분을 왔다는 거예요. 그분들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는데, 17명이 다시 그 소형차에 차곡차곡 타요. 큰 어른이 먼저 들어가고, 아이들이 그 위에 타고. 사실 탄다기보다는, 그냥.. 그 차에 켜켜이 하나하나 들어간다는 표현이 맞았어요. 그중에 한 어르신이 제게 와 공연이 너무 좋았다고, 고맙다고 하시는데, 그날의 “고맙다”라는 말은 정말 다르게 들렸어요.

개인적으로 스스로 뿌듯할 정도로 무척 열심히 한 공연이었는데, 고맙다고 말해주는 그 말에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하더라구요. 저분들보다 상황이 나아서 도와야 한다, 가 아니라, 저분들이 제게 “고맙다”라고 하셨을 때 벅찬 이 고마움을, 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박수로 먹고살고, 그것뿐이라면 너무 허무하다, 는 생각을 했어요. 그건 예술도, 행복도 아니라고요. 관중들의 박수에 대한 답이 아닌, 우리가 이 시간을 함께 보낸 것에 대한 감사, 그리고 내 진심이 담긴 음악을 이해해 주신 것에 대한 감사, 내 노래로 행복해 해주심에 대한 감사, 그 감사의 표현을 제 개인의 공연이 아닌 다른 것들로도 표현하고 싶어서 하게 되었어요.

사진=ASH
  1. 앞으로도 <RACE-UP 프로젝트> 와 같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작업의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 있으신가요?
  2. 네, 음악 자체만 목적이 되는 것 보다, 그 순간들이 더 확장되는 순간들에 더 큰 기쁨을 느껴요. 물론 음악을 들려드리는 그 순간과 함께 공유하는 순간들도 행복하지만, “좋은 음악을 들려드렸다”라는 공연의 역할을 다 하는 것 외에,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생각을 하고, 질문하는 것들에 큰 가치를 느껴요.

예를 들어 레이스업이 환경 문제였죠, “살아가는 것”에서 오는 질문들을 어떤 방식을 통해서라도 같이 이야기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방식 중 하나가 제가 하고있는 음악이죠.

  1. 그렇다면, 1123일에 있는 <HUG CONCERT>의 음악 감독이 되신 것도, 그런 활동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2. 네, 음악 감독이라는 직함을 맡았지만, 음악으로 하는 스토리 텔링을 기획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공연의 목적은 미혼 부모 가정을 돕자는 것이지만, 음악을 통해서 그런 이야기를 편안하게 떠올리고 의논하자는데 더 큰 취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음악, 공연이라는 것은, 뮤지션인 제가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들을 음악이라는 시간, 공간적 예술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들려드리는 것으로 생각해요. 마치 친구와 수다 떠는 것처럼요. 이야기가 잘 통하는 날은 반갑고, 기분 좋잖아요. 물론 듣는 이들 중에 어떤 사람은 더 미화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곡해해서 듣기도 하지만, 듣는 사람에게 그 정도 자유는 있으니 그런 부분은 할 수 없고요. (웃음) 하반기에 하는 공연 중에서 가장 마음이 쓰이는 공연 중 하나예요. 좋은 뮤지션들과 정말 좋은 음악으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어요.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어요.

  1. 마지막으로 애쉬를 만나고 싶으면 어디로 찾아가면 좋을까요?

재즈 클럽이나, 각종 공연장에서 여러분들을 찾아뵙고 있어요. 여러 가지 주제로 공연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클럽에서 할 때는 음악적인 좌표를 보여드릴 수 있는 앨범에 포함된 자작곡들을 포함한 재즈곡들을 들려드리고 있고, 공연 취지에 따라 여러 형태의 재즈를 들려드리기도 합니다.

온라인에서도 꾸준한 소통을 하고 있어요. 공연 정보도 올리고 있고요. 하반기에는 공연이 정말 많이 예정되어 있어요. 공연마다 기획의 의도나 의미가 다르지만 재밌는 공연들이 많아요. 여러분들과 자주 만나 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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