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섭 정읍시장을 만나다

 

유진섭 정읍시장(사진=김지윤 기자)

-3선 시의원과 시 의장을 역임한데 이어 정읍시의 수장이 됐다. 정치 철학이 궁금하다

정치는 ‘약자가 눈물을 흘리지 않는 세상, 사람이 먼저인 세상, 빈부와 직업에 상관없이 모든 이들이 공정하게 게 누리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시민)이 국정(시정)의 근본이며, 국민(시민)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 으뜸이어야 한다는 세종대왕의 민본애민(民本愛民)정신도 늘 가슴에 새기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정읍시민 모두가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정읍, 시기와 질투 대신 배려와 상생, 그리고 풍요가 공존하는 정읍을 만들어 가겠다.

-민선 7기 출범 9개월이 되어 가는데 대한 소회는

취임 후 시민들과의 소통과 공직사회 의식 개선, 그리고 시정과 지역 발전에 대한 민․관의 공감대 구축 등을 통해 시정운영의 방향을 정립했다. 이를 기반으로 ‘정읍의 희망’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시정 현안 파악에서부터 민원 현장 방문과 국가예산 확보에 주력했고, 5개 분야 82개 공약사업도 확정했다. 특히 황토현 전승일인 5월 11일이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로 제정되는 뜻깊은 결실도 있었다. 모두 시민들의 성원과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감사드린다.

-성과도 궁금하다

전북도 대표 관광지 육성 평가 최우수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앞서말씀 드렸지만 황토현전승일(5. 11)이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로 제정됐고 올해 국가 예산도 5천547억원을 확보했다. 국토부 주관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4년 연속 선정돼 878억원(4월 5일 오전 142억원 규모 주거지원형 발표 예정)을 지원받는다. 사계절 토탈관광 기반을 구축했고 첨단과학산업 기반 구축과 연구 역량도 강화했다. 생활 밀착형 시민 공간 확충, 시내버스 요금 단일화, 저소득층 상하수도 요금 감면 등 소외계층 배려에도 힘을 쏟았다.

-그간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한 것은

공약사업 확정에 많은 공을 들였다. 미래 정읍발전의 밑그림이자 민선7기 정읍시가 나아갈 시정 방향에 대한 시민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계층에 있는 시민들의 의견 반영과 충실성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취임 전 인수위원회에서 확정한 80개의 공약사업 실천계획을 수립했고 지난해 9월부터 일반시민을 대표하는 주민 배심원단을 구성, 3차례의 주민배심원회의에서 심의하고 의견을 수렴하며 수정·보완해 5개 분야(일자리‧경제, 농축산, 교육‧복지, 문화‧관광, 도시‧건설) 82개 사업을 확정했다.

공약사업 추진에는 모두 1조1천152원이 투입된다. 재정이 열악한 현실에서 국비 확보가 우선인 터라 국회와 중앙부처는 물론 여야를 막론하고 어디든 찾아가고 있다.

-시장 운영의 가장 큰 어려움을 꼽는다면

시정 여러 현안에 대한 찬반, 즉 갈등이나 민원이 늘 존재한다. 이것을 ‘어렵다’고 하는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최소 갈등으로 최대 만족과 효과를 끌어낼 방법을 찾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해야겠다.

“갈등이 없다면 지역발전도 없다”는 말이 있다. 갈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자세로 접근하고 있다.

또 하나 안타까운 것은 높은 발전 잠재력을 바탕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획기적으로 지역발전을 앞당길 전환점을 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재 전환점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현재 지역에서 가장 큰 현안이 되고 있는 것은

침체된 관광 산업의 활로 찾기에 힘을 쏟고 있다. 그 중 하나로 2019년과 2020년을 ‘정읍방문의 해’로 운영한다. 지역 역량을 결집시켜 정읍이 갖고 있는 자원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선택이다. 관광 인프라를 정비하고 관광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한 취지이기도 하다.

5월 중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고, 특별한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정읍 드론페스티벌(5월 4일~5일)과 캠핑페스티벌(5월 18일~19일), 대한민국 VR-AR 체험박람회(9월 중) 등이 대표적이다.

전북 최대 규모 실내형 복합놀이시설 건립과 용산호 복합힐링 레저공간 조성 사업 등도 준비 중이다. 3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내장산을 거점으로 한 관광인프라 구축과 함께 동학농민혁명, 백제가요 정읍사, 태산선비문화와 수제천 등 정읍만의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활용한 마케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역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은

지속적인 인구 감소가 지역 성장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정읍은 60년대 중반, 군(郡) 단위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여덟 번째(28만여명)의

인구를 자랑했으나 지금은 지역소멸위험지역(통계청‘장래인구특별추계 2017~2067)을 우려할 정도다. 3월말 기준 정읍시 인구는 11만1천7119명이다.

물론, 인구 감소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지금의 인구를 지키고, 늘리기 위해서 여러 가지로 노력 중에 있으나 쉽지 않다.

일자리 만들기와 양질의 교육환경 구축은 물론 도심재생을 통한 유동인구 확보, 출산 장려금이나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주택전세자금의 대출 잔액 1%를 연간 최대 100만원까지 지급(5년), 사업비 : 1억원(시비), 5월 중 조례 제정) 등 여러 시책을 추진 중이다.

-정읍은 예부터 품질 좋은 농산물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농산물 특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정읍시가 품질을 보증하는 농축산물에만 사용을 승인하는 공식 브랜드명(名)이 ‘단풍미인’이다. 현재 한우와 쌀, 수박, 토마토, 복분자 모두 5개 품목만 사용할 수 있는데, 품질 관리의 엄격성을 높이고 있다. 수입산 배합사료를 대신한 특별한 발효 사료 급여 등 단풍미인한우의 사육 과정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단풍미인인쌀의 고급화와 균일화를 위해 재배 면적 관리는 물론 농로 등 기반시설도 우선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방울토마토와 수박은 품질 관리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에 수출되고 있다.

구절초의 융복합 산업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구절초테마공원과 이곳에서 매년 10월 열리고 있는 구절초꽃축제는 이미 정읍의 핵심 관광 상품이다. 구절초는 전북도 향토산업 육성사업에 선정(2017년)된 바 있다. 이에 따라 2020까지 지방비와 시비 등 모두 30억원을 투입, 가공공장 신축과 구절초 제품 연구 개발 등을 추진한다.

(사)구절초향토사업단을 구성했고, 이곳에서 구절초를 활용한 화장품과 차, 국수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등 구절초 산업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는 테마공원 내에 ‘힐링 테마관’을 건립, 쉼터 제공과 함께 구절초 상품을 홍보‧판매할 예정이다.

‘정읍 지황’의 명성 찾기도 진행 중이다. 올해부터 3년간 6억원을 투입해 우수 품질과 무병 종근 보급, 지력 증진사업을 추진 한다. ‘정읍지황’은 한때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했으나 중국산의 수입 증가 등으로 재배면적이 급감했으나 최근 국내산 약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다시 늘고 있다.

베리류 식품제조와 가공산업 육성 등을 통한 베리농업 경쟁력 강화와 함께 자생차 페스티벌과 다도 보급 등을 통해 자생차 소비도 확대해가고 있다.

정읍단풍미인조합공동사업법인(정읍원협 등 6개 농협 참여)이 운영하고 있는 정읍농산물산지유통센터는 고품질 정읍농산물의 출하 창구다. 집하장과 선별장, 저온 저장고 등을 갖추고 유통체계를 단일화해, 농민들이 제 값을 받고 농산물을 판매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전북연구개발특구(농생명특구) 관련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전북연구개발특구는 정읍의 100년 먹거리를 책임질 곳간이다. 신정동에 3개의 국책연구소인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와 한국생명공학 연구원 전북분원, 안전성평가연구소전북본부가 있다. 이와 연계해 첨단과학산업단지를 조성했고 이를 기반으로 지난 2015년에는 전북연구개발특구(농생명 융복합 거점지구)로 지정됐다. 연구소와 농축산용미생물산업육성지원센터 등 연구기관들은 자체 연구 인프라 확충(핵심 연구동 24개동 추가 건립, 580명 근무)을 통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금까지 총 3천670여억원이 투입됐고 2천400여건의 특허등록, 105건의 기술 이전의 성과가 있으며 이전료도 500억원에 달한다. 특구 지정 이후 4개소의 연구소기업이 설립됐고, 특구 지원 사업에 7개 업체(24억여원 규모)가 참여했다. 1단계 첨단과학산단이 모두 분양되면 2단계 사업을 추진하겠다. 이곳에 우량기업들이 둥지를 틀도록 하겠다. 연구소 기업 10개, 100대 선도기업 육성, 일자리 500개 창출이 목표다.

-지역의 발전을 위해 시민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역발전을 이끌어 내기 위한 많은 사업들을 추진 중이다. 연초 ‘비즈니스 시장이 되어 희망 넘치는 정읍’을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문화와 관광, 그리고 산업단지 등 지역자원을 고부가가치화해 시민의 실제소득과 행복지수를 높여 나겠다. 이를 위해 시장을 중심으로 한 전 공직자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행정의 힘만으로는 정읍이 직면하고 있는 어느 것 하나 해결할 수 없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줄탁동시’다. 그것처럼 정읍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민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동시에 협력하고 노력해야 한다. 행정의 노력 못지않게 시민사회의 힘이 중요하다. 민관의 상생과 협력으로 새로운 정읍을 만들어 가겠다. 지위와 혜택을 누리는 시장이 아니라 희생하면서 솔선수범하는 헌신적인 리더십으로 시민들께 꼭 필요한, 진정한 리더가 되겠다. 시민들께서도 정읍 발전을 염원하는 한 마음으로 관심을 갖고 협조해 달라.

-농업은 정읍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데, 농업 관련 정책은 무엇인가

농업·농촌 살리기와 농업인 지원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특히 공약사업인 농민수당 지급과 관련해서는 전북도의 공익형 직불제 사업과 연계 추진하겠다. 농작물 재해보험과 출산여성 농가 도우미 지원도 강화와 함께 동부권 농기계 임대사업소 신축, 귀농귀촌 활성화를 위한 체재형 가족 실습농장 조성과 함께 지역별 고소득 품목 재배 교육도 갖고 있다.

-축산 악취 등 축산의 부정적인 문제가 정읍의 발전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대책은 무엇인가

축산의 부정적인 문제라면 분뇨처리와 가축질병, 축산 악취가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 에코축산을 민선 7기 공약사업으로 추진, 세부 계획을 수립했다. 올해부터 시행 중이다. 첫 번째가 ‘시민 소통형 축산악취관리’인데, 일상생활에서 축산 냄새로 인한 불편이 없도록 돈(豚)분 당일 배출, 분뇨처리시설의 밀폐화, 돈사 이전 등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 중이다.

특히 ‘에코축산 클러스터 사업단’을 구성했다. 각 분야 전문가와 시의원을 비롯한 시민단체와 축산단체 대표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에코축산 추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면서 다각적이고 실효성 있는 현안 해결 방안을 찾아 나갈 것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업은

오랫동안 지역발전의 획기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아온 ㈜다원시스 정읍공장이 드디어 4월에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 ㈜다원시스는 앞으로 10년 이내 6조원에 이르는 국내 전동차 수요시장에 대비, 연간 300량 규모의 전동차 생산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2020년 상반기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생산 공장이 가동되면 정읍은 전동차 생산 전국 메카로 발돋움할 것이다. 연관기업 입주가 본격화되면 약 520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과 529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심재생사업의 진행 사항과 특별한 계획은

4년 연속 국토부 도시재생 공모사업〔4개 사업 878억원, 󰋲도시활력증진사업(64억원, 쌍화차거리·태평로·새암길) 󰋲중심시가지형(250억원, 수성·장명·시기동) 󰋲공기업제안형(422억원, 수성·연지동), 󰋲주거지원형(142억원, 시기·연지동)〕에 선정됐다.

도시 활력증진사업은 3개 거리(쌍화차거리, 새암길, 태평로)에 대한 실시설계를 마치고 특성에 맞는 특화거리로 조성 중이다.

주요 상권과 샘고을 시장을 아우르는 중심 시가지형 사업은 지역특화산업 육성 사업이다. 샘고을 떡·어울림플랫폼(청년주택, 이하 청년주택)과 쌍화차 커뮤니티라운지, 패브릭아트갤러리, 정읍 예술문화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4월 10일 청년주택 기공식을 갖고 공사를 시작한다. 2020년 완공 예정이고, 네트워크센터(180㎡)와 20세대가 마련된다.

공기업 제안형 도시재생사업인 ‘Re:born 정읍, 해시태그(#) 역(驛)’ 추진도 본격화 된다. 3월에 현장지원센터(공기업제안형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도 문을 열었다. 센터는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 수립 과정에서 행정과 주민 간 가교 역할을 하게 된다. 오늘( 4월 5일) 오전 선정이 확정된 주거지원형 사업은 올해부터 4개년 계획으로 추진한다. 노후 주거지에 대한 환경 개선 등을 통해 주거복지를 실현하겠다.

-KTX역을 활용한 특별한 사업은

‘Re:born 정읍, 해시태그(#) 역(驛)’ 사업이다.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해서 KTX 정읍역 주변을 정비하고 도심 활성화의 거점으로 삼겠다.

올해부터 2023년까지 국비 150억원과 도비 25억원, LH 157억원을 포함하여 총사업비 422억원을 투입, 추진한다.

메이플 슈퍼푸드 플랫폼을 설치하여 특화 농산물의 직거래장터 등을 운영하고 인근 연지시장 환경 개선과 함께 시장 내에 정읍한우와 다문화 음식 등 특화거리를 조성한다.

빈 집과 폐 공장을 작은 역사공원과 아트 팩토리 플라자, 소셜믹스 문화센터, 정읍역 스테이션 등으로 탈바꿈시키겠다. 이를 통해 원도심의 역사·문화 보존과 함께 세대별·계층별 통합 문화 복지 공간으로 만들어 가겠다.

사업이 완료되면 1914년 호남선 철도 개통 이후 전북 서남권 중심도시로의 기능을 수행하던 정읍역 주변이 말끔하게 정비됨은 물론 연지시장을 중심으로 한 일대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다.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이 황토현전승일인 5월 11일로 선정됐다. 동학혁명 관련 자원을 활용한 특별한 사업 계획은

동학농민혁명 애국 애족 정신을 범국민적으로 확산시킬 것이다.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개정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청소년 대상선양사업도 강화하겠다.

장기적으로는 일제강점기하의 독립운동과 광주 5.18 민주화 운동 등과 연계해 정읍을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민주화의 성지로 키워 가겠다.

-세계기록유산(조선왕조실록)을 지킨 정읍사람들의 위대한 역사를 위한 계획은

내장사 앞에서 왼편으로 돌아 오르는 길이 있다. 국보 제151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역사의 길이다. 임진왜란 당시 서울 춘추관, 충주, 성주 3곳의 조선왕조실록이 불타버렸고 전주사고마저 위험에 처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손홍록과 안의를 비롯 희묵대사 등 정읍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이 길을 걸어 태조에서 명종에 이르는 조선 전기 200년을 기록한, 전주사고의 조선왕조실록과 태조어진을 내장산용굴암과 은적암, 비래암 등으로 옮겨 지켜냈다.

정읍인들이 없었다면 200년 조선 역사를 잃었을 것이다.‘문화재지킴이’의 날인 6월 22일은 정읍사람들이 전주사고의 실록을 내장산으로 쉰여섯 궤짝에 실어 내장산으로 옮긴 날(당시 음력 6월 22일)이다.

조선왕조실록 이안의 의미와 정읍인들의 거룩한 행적을 기리기 위해 여러 가지 사업들을 추진 중이나 부족한 게 사실이다.

용굴암과 은적암, 비래암을 잇는 탐방로를 개설해서 역사의 현장을 체험토록 하고 있다. 내장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도 이안행렬 재연행사 등을 갖고 있는데, 이후 협의를 거쳐 조선왕조실록 관련 사진 전시나 용굴암 등 보관터로 이어지는 길 걷기 등 의미 있는 행사를 준비해나가겠다. 대중적인 파급력이 있는 영화나 드라마 제작 등도 적극 검토하겠다.

-국립공원 내장산과 관련된 관광산업 전략은

국립공원 8호인 내장산은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다. 그러나 시대 변화의 대응에 실패해 가을철 반짝 명소만으로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단풍을 대체할 수 있는 여러 콘텐츠 개발과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다양한 수종(樹種) 새순과 산벚꽃이 아름다운 ‘봄’, 울창한 수목의 쾌청한 녹색이 눈부신‘여름’, 하얀 눈이 순백의 장관을 자랑하는 ‘겨울’ 등 내장산 사계절 아름다움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서 말씀드린 ‘역사 현장’으로서의 내장산을 알리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가을철 성수기 한때 주말에만 집중적으로 관광객이 오기 때문에 일부 되돌아가는 관광객도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중에 방문할 수 있도록 사전 예약제를 도입해 관광객을 분산시킬 수 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내장산리조트 관광지 분양에도 더욱 속도를 내겠다. 분양 대상 총 50필지 111만㎡중 약 37필지 97만 8506㎡가 분양(약 88%)됐다. 잔여 부지인 대형 숙박시설이나 스파파크 등 중․대형 부지는 3월 18일 분양공고 했는데 4월 19일이 마감이다.

골프장은 이미 개장됐는데, 빼어난 경관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에서 많은 골퍼(Golfer)들이 찾고 있다. 잔여부지 분양에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

-숙박과 음식점 등 관광을 위한 인프라는 어떤 수준이라고 보는가

역사와 관광, 문화를 매개로 하루하루 다이돌핀, 즉 감동호르몬이 넘치는 정읍을 만들고 싶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내로라하는 호텔 하나 없는 실정이다. 다행인 것은 지난해 10월에 시내 중심에 깔끔한 호텔(로얄호텔)이 문을 열었고 오는 9월 개장 예정인 내장산 생태탐방원도 100여명의 숙박이 가능하다. 내장산리조트 조성사업 가속화 등 쾌적한 숙박시설 확보에 속도를 내겠다.

평양 감홍로, 전주 이강고와 함께 조선 3대 명주인 태인의 ‘죽력고’, 타임지(紙) 선정 세계 10대 푸드에 선정된 귀리, 쌍화차(전설의 쌍화차 거리) 등 정읍 문화관광의 중요 콘텐츠인 대표 먹거리 육성과 홍보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음식업소의 위생관리와 업주와 종사자들의 마인드 높이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방문객들을 배려한 안내판과 표지판, 우연히 만난 정읍인들의 친절한 설명, 주인장의 정성이 가득 담긴 정갈한 음식도 잊히지 않는 감동으로 남을 것이다. 작은 친절과 작은 나눔, 작은 배려 실천 등이 필요한 이유이고 이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인근 지자체와의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협업이 가능한가? 실제로 이웃과 협업이 이뤄지고 있는 사례가 있는가?

전북 서남권 지자체인 정읍시와 고창군, 부안군이 협력사업으로 통합관광권역의 기틀을 다져놓고 있다.

오래전부터 서남권 관광 활성화를 위한 관광상품을 개발했고, 3개 시군 주요 관광명소를 탐방하는 프로그램인 ‘서남권 시티투어’도 운영 중이다. 3개 지자체가 순회하며 사업을 주관, 실시하고 있다. 정읍역을 출발해 고창 고인돌유적지, 고창읍성을 들러 부안 청자박물관, 채석강을 거쳐 정읍의 무성서원과 김명관 고택 등을 체험하는 일정인데 인기가 높다. 3개 시군 간 교차 홍보 등 그간 성과를 토대로 더 발전적인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역 인적 자원 개발을 위한 투자는?

학생들에 대한 지원, 인재양성은 지역발전 성장 동력 확보와 학생들의 애향심을 높이는 출발점이다. 공약사업으로 올해부터 고등학교 졸업생(1,300여명, 정읍 출신에 한함)들에게 대학 신입생 대학생활 조기 정착과 사회 초년생의 생활 안정을 돕기 위해 1인 당 100만원씩의 장학금과 구직 지원금을 지급한다. 정읍에 주소를 두고 있는 군복무 장병들에게 상해 보험료도 지원한다.

특성화고 명장육성 사업과 맞춤형 기술인력 교육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특성화고 명장육성 사업은 특성화 고등학교 재학생이 대상이다. 지역산업과 뿌리사업 분야 등과 연계해 미래 기술·기능 인력 양이 목표다.

맞춤형 기술인력 교육지원 사업은 청·중장년 실업자에게 취업기회를 제공하고 단기간 훈련을 통해 지역산업 수용에 맞는 현장기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것이다.

이처럼 지역 산업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통해 취업 역량과 직무능력을 강화하겠다. 특히 자격 취득을 통해 일자리를 얻는데 양적·질적인 도움을 주겠다.

-지역의 미래를 고민하고 전략을 연구하는 조직이 있는지

특정 조직을 언급할 수는 없지만 정읍의 현재를 고민하고 정읍의 미래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민간조직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 차원에서는 각계각층의 민간 전문가들을 영입해 시정발전 거버넌스(governance)를 구성할 계획으로 준비 중이다. 구성되면 진정성 있는 소통 정치 실현의 발판은 물론 정읍발전 핵심조직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으로 기대한다.

공직자 내부 조직으로는 ‘정읍시 시정발전 연구단’이 구성돼 있다.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정책과제 아이디어 발굴과 직원들의 업무역량 강화에 목적이 있다. 일자리경제와 문화관광, 보건복지, 미래농업, 스포츠산업, 토탈시정 6개 분야에 30명의 직원이 참여하고 있다. 정기적인 정책연구모임과 워크숍, 우수사례 견학, 정책 발표회 등의 정책 발굴 과정을 거쳐 시정 각 분야에 대한 혁신적인 정책을 개발하는 등 실효성 있는 정읍 발전 안(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

-10년 후 지역경제의 미래 모습을 그려 달라

정읍은 현재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는 점이다. 지역경제는 장기간의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인구는 계속 줄고 있다. 지금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정읍의 미래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지난해 7월 민선7기 정읍시장 당선이후 ‘변화와 희망이 있는, 시민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고향 정읍’을 만들기 위해서 공직자와 출향인, 시민 모두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노력 중이다.

여러 차례 말씀 드리지만 정읍은 발전 잠재 여건이 많은 곳이다. 동학농민혁명과 백제가요 정읍사, 호남우도농악의 발원지이자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고장이고 민족종교인 증산교와 보천의 본향이기도 하다. 공식적으로 지정된 유무형 문화재만도 116건이다. 자연경관 역시 빼어나고 전북연구개발특구로 지정돼 있는 등 성장 동력 여건 또한 탄탄하다.

하지만 문화자원의 고부가가치화에 성공하지 못했고 특히 내장산의 사계절 관광지화 또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대한 혹독한 자아비판도 했다. 아픈 만큼 이제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 더 치열해지겠다. 문화자원의 고품질 콘텐츠화로 관광을 부흥시키고 첨단과학단지 기업 유치와 원도심권 관광객 유입을 통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 더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여 젊은이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일 할 수 있는 정읍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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