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폭력’으로 얼룩진 빙상계의 적폐는 ‘빙산의 일각’

(사진 = 대한빙상연맹 홈페이지)

 

[이뉴스코리아 권희진 기자] 17일 경기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의 1심 재판에 증인신분으로 출석한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 심석희의 눈물의 증언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21살, 그녀는 초등학생 때부터 조재범 전 코치의 폭행에 시달려 왔으며 손가락이 골절되는 폭력의 잔흔을 겪기도 했다.

폭행이 세상에 폭로되는 결정적인 기폭 지점은 올해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직전이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심 선수는 조재범 코피의 폭행으로 인해 뇌진탕 증세를 보여 경기장에서 기절하고 만다. 결국 그녀는 올림픽 무대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쓸쓸히 퇴장했다.

심 선수는 조재범의 상습적인 구타와 폭언을 공개하기 이르렀고 재판부는 조재범 전 코치를 징역 10개월에 처했다.

하지만 한국 빙상계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세간의 조롱거리가 된 적은 한 두번이 아니다. 전방위적 비위와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파벌문제 그리고 조재범 코치와 같이 선수들의 인격을 파괴하는 폭력 사태까지의 사건 등 나열도 힘든 한국 빙상연맹의 화려한 ‘오욕의 역사’는 다음과 같다.

1. 안현수가 빅토르 안으로 국적을 바꾼 이유 

2005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개최된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안현수는 이미 세계 무대의 강자로 주목받았다. 경기 전 한국 대표팀의 서호진 선수는 안현수에게 금메달을 양보하라는 부탁을 했다. 병역을 회피하기 위해 후배를 회유한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를 거절한 안현수는 2000미터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다. 이를 두고 서호진은 경기 후 8시간 동안 안현수와 당시 선수였던 성시백을 폭행한다.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당시 쇼트트랙 대표팀 코지진들도 이 사태를 알고 있었지만 철저히 폭력을 묵인한다. 국제 무대에서 페어 플레이를 펼쳐야함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조작을 지시하고 이에 불복하면 폭력으로 되갚는 구타의 문화가 이때부터 횡행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이후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안현수는 러시아 대표팀으로 출전해 500미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 김연아가 차린 밥상에 숟가락 얹기

2010년 벤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김연아는 사실상 올림픽을 제패하며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정상의 기량을 선보였다. 국제대회마다 타 국가의 빙상연맹이 트레이너를 파견해 선수를 관리하거나 심리적 안정을 위해 관리까지 책임지고 있지만 대한 빙상연맹은 항공과 숙박비만 지원했다.

빙상 연맹 관계자가 현장을 찾을 리도 전무하고 스포츠 외교를 담당해야하는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주요 국가의 스포츠계 인사들이 끊임없이 정보를 교류하는 반면 한국의 빙상계는 김연아가 차린 밥상에 숟가락만 살짝 얹는 무임승차를 지속하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기에 이른다.

김연아에 열광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피겨 생태계 자체가 없는 한국에서 최고의 선수를 배출 한 것은 기적과도 같기 때문이다.

3. 전명규의 전횡으로 밝혀진 파벌의 역사

전명규 현 한국체육대학 교수는 대한빙상경기 부회장을 역임했다. 쇼트트랙의 눈부신 발전에 그의 역할이 지대했다. 하지만 그의 금메달을 향한 집착은 결코 올림픽 무대에서 용납될 수 없는 상처와 사회적 여파를 남겼다.

2018년 4월 7일에 방영된 그것이 알고싶다에 의하면 그는 남자 쇼트트랙의 장거리 부문의 에이스였던 노진규가 병마로 쓰러지게 만든 원흉이라고 했다. 항암 치료를 빨리 시킬 수 있었음에도 당장의 성적을 위해 강제로 경기에 출전시켜 치료를 미루게 압박해 결국 어린 생명을 골육암으로 잃어야 했다.

또한  2018년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심석희 선수 구타 혐의로 구치소에 있는 조재범 전 코치의 폭로 편지 및 관련 녹취록 공개를 통해 ‘폭력을 종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 전 코치를 이용해 타 선수를 통한 심석희에 대한 압박을 종용 ‘정신병원에 갈 정도로’ 몰아붙이라고 지시했으며 심석희는 물론이고 최민정 등 기대주 선수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출전을 의도적으로 방해던 것이 드러났다.

메달을 위해 목숨도 활용하는 마수의 전략은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이르렀지만 그는 여전히 빙상계의 거물로 빙상계를 지배하고 있다.

4. 컬링의 ‘팀킴’, 갑질에 Team Kill

“영미!”라는 유행어를 낳으며 2018년 평창올림픽의 백미로 남은 컬링 여자대표팀은 TV광고에 출연하며 대중적 인기를 실감했다. 하지만 지난 11월 팀킴의 5인 멤버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폭로한 사실로 인해 국민들은 아연실색했다. 당시 컬링팀의 김경두 김민정 부녀는 팀킴의 사생활을 통제하고 팀을 사유화하기 위해 대회출전을 방해하는가 하면 상금과 광고 수익을 가로챘다. 또한 부녀의 폭언과 욕설을 감당하며 정상적인 훈련도 수행하지 못해 미국에서 열리는 2차 월드컵은 예전 탈락이 확정됐다.

김민정 당시 감독은 경기중 심판에게 항의했다가 징계를 당했고 김경두 전 회장은 컬링 협회 운영 사조직처럼 활용한다. 선수들이 대회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력해야할 협회는 선수들의 광고 수익과 상금을 착복하며 선수들을 마치 사노비처럼 부리는 행태가 지속된 것이다.

빙상연명의 환골탈태, 여전히 길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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