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vs찬]연예인 빚투운동, “진심어린 사죄는 입이 아닌 일시불로

(사진 = 정글의 법칙 방송화면 캡쳐)

 

[이뉴스코리아 권희진 기자]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카레니나’의 첫 문장이다. 불행한 가정이 불행한 배경은 가지각색이지만 대체적으로 ‘돈 문제’로 귀결된다. 남녀의 관계도 가족과의 관계도 돈 문제가 삽입되면 ‘불행’의 함수를 풀어내야 한다. 돈의 절대적 파괴력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힘들 만큼 돈은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렇다면 ‘빚’은? 불행으로 가는 KTX열차의 VIP석이라고 명명할 수 있겠다.

임신한 아내를 두고 ‘로맨틱’을 찾아 헤매던 과거사로 인해 여전히 이미지가 회복되지 않은 배우 이병헌의 경우 IMF당시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해 학습지 광고까지 찍었다는 훈훈한 미담(?)이 전해졌다. 또한 주상욱의 아내 배우 차예련 씨의 10년 동안 10년 갚은 빚에 대한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이병헌과 차예련 모두 부모의 빚으로 발생한 채무자들에게 채무액에 대한 책임을 다하며 그들의 ‘경제관념’에 대한 대중의 공감과 격려도 이어졌다.

최근 마이크로 닷(이하 마닷) 부모의 사기 사건이 대중에 흥밋거리의 요단강을 지나 범죄 사실에 대한 집중 탐구가 진행되고 있다. 마닷의 부모님은 여러 차례 개명을 하며 뉴질랜드에서 재산을 증식했고 해외에서 거액의 부동산을 소유하며 호위호식을 했다 하지만 엄청난 재산의 원천은 친인척과 동네 주민들의 신뢰를 기만하고 사기 행각을 벌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마닷은 부모님의 범죄 사실을 사실상 인정하며 자식으로서 도의를 갚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액션은 없이 그가 한국에 있는지 뉴질랜드로 제 2의 도피를 감행했는지 낭설만 가득할 뿐이다.

몇 백, 몇 천도 아니고 무려 20억 원에 달하는 빚에 대해 뉴질랜드 이주 당시 불과 4살이었던 마닷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대중의 입장은 분분하다. 마닷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성공가도를 달리는 이상 그가 부모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입장과 마치 연좌제가 부활한 것처럼 부모의 범죄 사실을 십자가처럼 지니고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반론이 있다.

부모와 자식은 피로 연결된 남이다. 부모가 자식을 구속할 수 없고 자식이 부모를 대신할 수 없다. 하지만 마닷의 경우, 타인의 고통을 재물로 삼은 범죄 자금으로 자산들의 삶을 영위했고 그 토대 위에서 오늘의 마닷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마닷에게 현재 필요한 것인 ‘빚’에 대한 공감능력이다 빚은 단순히 숫자로 집계되는 돈의 합이 아니다. 누군가에는 삶의 목적이고 때로는 삶의 전부가 될 수 있는 생활의 근본적이고 중요한 기제다.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는 것이 돈이지만 ‘빚’은 죽음으로 몰고 가는 재난과도 같은 형벌이다.

누군가의 건강과 미래 그리고 생활의 안정을 무참히 파괴했다면 그것에 대해 통감하고 그 빚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 우리나라가 일본에 대해 지속적으로 과거사에 대한 사과와 배상을 요구한다. 일본 제국주의 당시의 사건과 전쟁 범죄에 대해 일본 당국이 국제 사회에서 외교적 ‘간’을 보거나 과거에 대해 외면할 때 한국인은 분노한다.

마닷, 일본의 아베처럼 비겁한 후손이 될 것인가. 부모의 범죄 사실에 대해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할 것인가. 단, 사과는 입과 불쌍한 표정 그리고 눈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꼭 ‘돈’으로 이자까지 환산해서 해야 한다는 사실! 연예인 빚투운동, 과연 무조건 갚아야 할까? 갚아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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