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투’ 상황과 미국의 원조 미투의 기막힌 운명

최초의 ‘미투’ 메시지 “친구들에게 고합니다. 만약 성폭력을 당한 여성이 있다면 ‘미투’라고 적어주세요. 사람들로 하여금 이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게 해 줄 거에요.”(사진=앨리사 밀라노의 페이스북 발췌)

[이뉴스코리아 권희진 기자]최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1심 재판의 결과로 인한 여성 단체의 저항이 거세다. 수 개 월이 지났지만 주요 대권 주자였던 그가 자신의 비서였던 젊은 여성을 여러 차례 간음한 사실은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그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미투’운동은 미국의 한 사회 활동가에 의해 세상에 불기 시작했다. 사회 활동가 타라나 벌크는 2006년 처음으로 여성을 상대로 하는 성폭력에 대한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관행처럼 행해지고 묵인했던 여성 상대의 ‘성폭력’에 대한 사회에 대해 진지한 반성을 요구했던 것이다.

그녀는 성폭력으로부터 고통 받는 여성들과 연대해서 그들이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피해를 당당히 고발하고 사해자로부터 정당한 용서와 응당한 처벌을 받기 위해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이후 배우 앨리사 밀리노가 해시테그를 통해 ‘me too’라는 피해 여성들의 연대에 응답을 해 주었고 이를 시발점으로 여성들은 여성 권익의 상징이자 권력에 억눌린 ‘성폭력’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번져 나갔다. 그리고 점차 ‘미투’는 연대와 위로의 상징이 되었다.

우리나라연예계에서는 연극 연출가 이윤택 씨가 구속 수감되어 재판을 받고 있으며 영화 감독 김기덕과 배우 조재현 또한 끊임없는 폭로가 쏟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그들은 기소되지 않고 있다. 원로 시인 고은 씨는 오히려 그에 대한 미투를 폭로한 최영미 시인에게 손해 배상 천만 원을 제기했고 주요 언론사에는 20 억의 손해 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고위 관료부터 예술가 그리고 문인까지 과거 권력의 사각지대에서 성폭력에 시달리던 많은 여성들이 비로소 자신의 피해 사실을 사회에 고발했지만 아직 ‘사생활’과 ‘남녀 관계’라는 입증의 어려움으로 인해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간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최근 헐리우드 영화 제작자 와이스틴의 성폭력을 폭로한 이탈리아 배우 겸 영화감독 아시아 아르젠토는 10대 남성 배우를 성폭행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2013년 20살이나 연하였던 17세 청소년을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호텔에서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인정하는 ‘성관계 가능’ 연령은 18세이기 때문에 만약 혐의가 사실로 인정되면 그녀는 아동 성폭행범으로 기소된다. 두 사람과 관계자들은 치열한 법정 공방을 통해 미투의 진위를 가리게 된다. 사랑이 떠나면 이별을 남기지만 미투가 지나간 자리에는 온갖 혐의를 입증할 만한 혈투가 난무하기 마련이다. 헐리우드를 최고 권력자를 고발한 열사의 정신이 순식간에 입장이 180도로 뒤바뀐 기막힌 상황이다.

하지만 그녀가 배우로서 헐리우드의 미투의 중심에 서서 성폭력에 고통받던 여성들과 연대하며 그들에게 긍정적인 영감을 주었다는 사실만은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 누군가가 지나간 자리가 꽃길일 수만은 없다. 실수할 수 있고 넘어질 수 있다. 하지만 단 한번이라도 약자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사실 그 자체에 대한 박수는 거두지 말기를 바란다.[이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