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의 “새로운 아이돌 가공 시스템”과연 성공할까

(사진 = 프로듀스 101의 한 장면. 네이버 사진)

[이뉴스코리아 권희진 기자]2017년 미국의 고고도 핵미사일 방어체계가 우리나라에 배치되면서 중국 정부는 한국 상품과 관광업에 전 방위적인 보복을 감행했다. 관광 산업으로 호황을 누리던 상점들은 매출이 폭락했고 부동산 업계의 불황으로 이어졌다. 그야말로 중국이 기침을 하니 한국은 몸살을 앓았다. 그 여파는 비단 관광 생태계뿐만 아니라 연예계까지 파장을 미쳤다.

과거 일본과 한국이 역사문제로 갈등을 빚는다 해도 산업 생태계가지 영향을 주지 못했다. 워낙 고질적이면서 타협이 없는 쟁점이었기 때문에 정치권과 국민 정서가 다시금 출렁 거리는 선에서 끝이 났다. 하지만 중국과의 ‘사드 갈등’은 정치권에서 관광·연예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 관광 유치와 우리나라 연예인들 대거 진출한 거대한 중국 시장은 한국의 전성기보다 더 거대한 자본의 과실이 주어졌다. 회당 억을 상회하는 출연료를 받은 연예인이 나올 정도니 중국인의 보복이 중국에 진출한 연예인이나 한국산 대중문화 상품에 대한 불매 운동으로 번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중국뿐만이 아니다. 동남아 또한 우리나라의 대중문화를 거의 동시에 접함에 따라 k-pop문화권으로 통일된 아시아의 문화적 경계가 점차 허물어졌고 우리나라 연예인은 아시아를 정복하고 세계적인 대열에 오르고 있다. 지난 4월 빌보드뮤직어워드 탑소셜아티스트상을 수상한 방탄소년단은 이제 팝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당당히 그 이름을 올린 것이 대표적인 일례이다.

더 이상 한국의 전통 문화가 아닌 세계인의 기호에 맞춘 음악과 포퍼먼스로 사랑받는 사실은 우리나라의 대중문화의 우수성을 방증하기 충분하다. 이제 한국을 기반으로 대륙,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진출하는 문화 수출 방식은 이제 너무 당연한 경로가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을 뒤집는 현상이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JYP의 경우 중국에서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소년들을 한국에서 아이돌로 숙성(?)시킨 다음 다시 역수출 하는 방식, 즉 현지인을 다시 현지에 투입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또한 일본인 소녀들로 구성된 멤버들 또한 한국에서 아이돌 수업을 받으며 데뷔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것은 인구 5천만의 협소한 시장 게다가 병역 의무제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역사나 정치의 문제까지 얽혀 있어 아이돌의 현실적인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탁월한 기획일 수 있다. 기획사는 수년에 걸쳐 아이돌을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정치와 역사 문제’라는 돌발 변수는 언제 수면위로 올라와 공들여 키운 아이돌 상품을 훼손할지 아무도 예견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충분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문화 상품이라는 것은 언어와 문화 그리고 정서까지 공감되는 차원에서 잡풀처럼 자라나 우리의 정서를 등불처럼 지켜주는 본질을 지니고 있다. 모든 문화 자본이 처음부터 ‘자본’의 가치로 분별되지 않았다.

즉, 우리는 공감하고 따라 부르기 좋고 함께 공유하기에 행복한 대중문화를 찾는 것이고 그것이 인기를 얻어 주변 국가를 통해 번져 나가면 자연적으로 자본으로 축적되는 성장 과정 속에서 자긍심과 뿌듯함을 느꼈다. 다만 지금처럼 일부의 연예계 큰 손들이 손익의 대차대조를 설정하고 일부의 메이저 기획사가 유행과 대중을 선도하는 시스템이 낯설지 않은 이 낯선 환경이 씁쓸하다.

요즘 수십 명의 한국일본의 소녀들이 ‘센터’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프로그램이 있다. 누가 ‘pick me up’을 쟁취하느냐를 두고 울고 껴안고 위로하는 모습을 보면 한 시간이 훌쩍 달아나 있다. 센터를 갈망하는 소녀들은 기계처럼 움직이고 인형처럼 웃고 있다. 과연 현재를 주름잡는 한국의 대중가요의 ‘아이돌’ 육성 시스템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과연 한국 기획사는 현지 외국인을 뽑아서 현지로 수출하는 ‘가공의 달인’으로 거듭날지 천편일률적인 ‘아이돌 제작’방식이 서서히 내리막길로 접어들지 그들의 새로운 실험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