쌘 언니들의 카르페 디엠에 소소한 먹칠을 가미한 영화 ‘맘마미아2’

(사진 = 네이버 영화 스틸 컷 맘마미아2 중의 한 장면 )

[이뉴스코리아 권희진 기자]얼마 전 부부 갈등과 해결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었다. 보통 이러한 프로그램은 난파 진적의 가족이 상담과 치유를 통해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교훈적이면서도 진부하고 훈훈한 결말을 마무리를 맺는 것이 상식적이었지만 내가 본 사례의 경우 충격적이게도 줄곧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의 태도에 변함이 없이 ‘이혼’의 결말을 맺는 것으로 끝이 났다.

그들은 20대 젊은 나이에 가정을 이루는 이 시대 보기 드믄 ‘용감한 부부’였지만 팍팍한 살림 탓에 남편은 줄곧 젊은 아내에게 맞벌이를 요구, 권유, 압박하며 그 수위를 높였지만 아내는 그저 현모양처로 남길 바랐다. 그리고 남편의 마음은 이미 떠났고 몸마저 떠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부인은 남편을 여전히 사랑한다며 눈물을 참지 못했지만 그녀가 내 이웃이라면 ‘맘마미아’영화를 권해주고 싶다. 이 세상은 산소 반 남자 반으로 가득 차 있으며 심지어 미국 할머니들은 출처도 모르는 씨를 거두며 ‘나 왕년이 잘 나가는 여자였어!“라며 소싯적의 찐한 연애 이력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것을.

사랑이라 착각하며 눈물을 흘리는 그대가 지금 당장 눈물로 지워진 화장을 고치고 보란 듯이 멋진 남자와 연애를 즐기라는 것을 권유하고 싶다. 20대에 찌질한 연애의 기억 때문에 이불킥 안하는 중년이 어디 있겠으며 별 볼일 없는 ‘그’를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친 뻘 짓으로 주위의 손가락질 안 받는 여자의 일생이 한둘이랴!

오히려 이런 구질구질한 추억과 기억 때문에 인생의 새 장이 펼쳐진다는 것! 이별이든 이혼이든 남녀의 헤어짐에는 미음과 분노로 얼룩지지만 시간이 지나고 내 스스로 터득한 기억의 편집 기술 덕분에 내 영혼에 짱돌을 던진 ‘그’역시 노을 지는 석양속의 수평선처럼 잔잔하고 고요한 추억으로 남게 된다는 것을 서서히 깨닫게 될 것이다.

맘마미아 1편은 노래와 춤으로 웃고 떠들면서 던지는 메시지 ‘원나잇’은 죄가 아니다. 씨를 뿌린 당사자야 나중에 찾으면 좋고 못 찾아도 찾는 즐거움을 제공해서 더더욱 좋고! 그야말로 오늘을 즐기자는 ‘카르페 디엠’을 음악으로 승화시킨 영화였다.

아버지를 찾기 위해 눈물 콧물 없이 못 보는 다큐멘터리가 제격이지만 1970년대 쫌 놀아본 언니들이 할머니가 된 후 그들의 젊은 시절은 원나잇을 통한 임신은 결코 비극이 아닌 희극의 일부분일 뿐이며 그들의 거침없는 연애와 행복에 아무런 흠집이 나지 않았다는 사실! 영화이기 때문에 유쾌하고 현실이 아니라서 다행인 ‘행복’이 주제이자 목적이 된 영화였다.

신나게 연애하고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의 방탕과 유희를 즐기는 삶은 생기 있어서 좋다. 생기가 곧 생명력이고 내일을 꿈꾸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별 또한 카르페 디엠의 ‘행복 보존의 법칙’을 적용할 대상이다. 사랑이라 착각한 시간에 대해 사죄하고 이미 바닥난 ‘사랑의 베터리’를 충전할 시간인 것이다.
이번에는 2018버전으로 10년 만에 ‘맘마미아2’가 개봉을 맞았다. 전체적인 플롯은 1편과 크게 다른 점이 없지만 왕년에 놀아본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미혼모가 된 엄마를 거부했던 외할머니가 등장하며 손녀와 뜨거운 해후를 맞는 것이 감동적….인가?

딸이 살아 있을 때 산후조리라도 한번 해 주면 더욱 감동적이었을 텐데 말이다. 영화는 갑자기 감동의 ‘모계 혈통’을 주요 감동의 포인트로 잡으며 유쾌 발랄한 이야기를 순식간에 평일 오전 8시에 시작하는 ‘인간극장’으로 만들어 버리는 실수를 저지른다.

엄마가 엄마라서 감동적이고 애를 낳아보니 마치 스모 선수 한 명이 배를 지근지근 밟는 듯한 고통을 참아내면서 나를 낳은 엄마의 산통은 더욱 감동적이고 더욱이 외할머니의 등장으로 손녀와 외할머니의 만남은 더욱 감동적이다?

오늘따라 아직도 시집간 딸의 끼니를 걱정하며 안부를 묻는 엄마의 사랑 때문에 절절 끓는 모성애 또한 팔팔 끊어대지만… 미혼모와 모성 그리고 출산이라는 스토리는 맘마미아의 유쾌함에 맞지 않는다고!

영화가 왜 돌연 호스트모더니즘과 팝아트를 지향하다가 고난과 인내의 글과 그림을 쓴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풍의 클래식한 분위기로 급격하게 회귀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춤과 노래 그리고 왕년의 거침없는 연애사와 아버지라는 책임에서 자유로운 소재를 ‘인간 극장’으로 버무려 놓은 영화 맘마미아2. 그래도 그들의 춤과 노래를 통해 이 여름의 더위를 날려 보내는 것도 세련된 피서법일 수도 있겠다.

이별 때문에 아파하는 일이 연예인과 재벌의 생활비를 걱정하는 것만큼이나 부질없고 가치 없다는 것을 깨우쳤으면 좋겠다. 세상은 넓고 괜찮은 남자 또한 길바닥에서 500원 짜리 동전 줍듯이 내 것이 될 수도 있으니까 당신의 가치를 남자의 프레임에 짜 맞추려고 하지 말길.

틀에 짜 맞추는 것은 신도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할 일이다. 행복이 목적이 되는 유쾌한 춤과 노래로 인해 또 하루는 추억이 되고 있다. 2편 아니고 1편 [이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