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페미니즘, 잘못됐다고 말하는 한국남자가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것들

[이뉴스코리아 박양기 기자] 최근 가장 흥미로우면서도 자극적이며 서로 물어뜯는 ‘싸움 구경’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남성과 여성에 관한 글 내 댓글 창이다. 오늘도 인터넷상에서 그들은 ‘김치녀’, ‘메갈’, ‘일베’, ‘한남충’ 등 서로를 지칭하는 말로 벽을 쌓고 서로에게 돌을 던지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남성과 여성의 의견 충돌이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페미니즘에 대한 이해와 여성과 남성이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이해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에 있다.

특히 남자들은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조금은 힘들 수도 있다’가 아닌 ‘힘들다’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이는 생물학적으로, 사회적으로 한국 내에서 여성이 어떤 위치인지 혹은 어떤 기대를 받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생각이라고 판단된다. 남성들은 여성에 대한 몇 가지 사실을 좀 더 자세히 알 필요가 있다.


매달 누가 너의 소중한 곳을 며칠 동안 때리러 오겠다고 예고한다면?

남자들은 여자들의 생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조선일보에서는 여성의 몸과 사람의 생식에 대해 중학교 3학년 과학 교과서에 처음 등장하고 임신과 출산까지 약 8페이지로 설명하는 것이 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남자들 중 ‘생리=피’라는 단순하고 단편적인 생각에서 멈춰있는 사람이 많다. 심지어 ‘생리는 참을 수 있지 않나?’, ‘매달 겪는 일인데 익숙해지지 않을까?’, ‘생리대가 있으면 해결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는 이들도 꽤나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리에 대해 얘기할 때, 통증과 주기 그리고 호르몬에 대한 얘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약 28일의 주기로 찾아오는 생리는 개인차는 있지만 극심한 고통을 불러오며, 여자들의 호르몬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이를 글로만 접한 남자들은 생리가 힘들다는 것을 제대로 공감하지 못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생리통을 간접 경험할 수 있게 한 이벤트가 지난 3월 16일 진행되기도 했는데 남성 10명이 참가해 땀을 흘리며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참가자 중 한 명은 고통을 참다 “그만”이라고 소리치며 생리통의 통증을 생생하게 전달해주었다.

매달 같은 시기에 시작하는 것도 아니고, 생리불순이라는 증상으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주기도 하는 생리. 짧게는 5일 길게는 10일 이상 이어지는 생리 때문에 생리대를 매일 속옷 위에 두고 여름에도 찝찝한 상태로 하루를 버텨야 하는 상황이 찾아오기도 한다. 가끔은 몸 속에 있는 ‘뜨거운’ 핏덩어리가 한꺼번에 내려오기도 하는데 뜨거운 굴을 낳는 듯한 기분이라는 여자들의 말은 상상만으로도 당혹스럽고 끔찍한 기분을 전하고 있다.

생리 중에는 황체호르몬이 감소돼 체온이 떨어지고 혈액순환이 나빠지며, 빈혈이 되기 쉽고 골반이 많이 열리기 때문에 허리가 빠질 것 같은 통증을 겪기도 한다. 생리대의 화학성 성분 때문에 생리통을 겪는다는 이야기도 있으며, 생리컵을 사용하면 이를 보완할 수 있다는 후기 등도 돌아다니는 등 생리에 대한 얘기는 알면 알수록 다양하고 남자들이 쉽게 이해하기 힘든 상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대한민국이 바라보는 임신이란?

대부분의 남자들은 “나는 안 그래”와 “나의 가족은 안 그래”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인터넷에 나오는 글은 ‘일부’ 남자들의 얘기이며 모두를 일반화하는 일은 잘못된 것이라는 말도 함께 한다.

하지만 임신에 대해서도 많은 남성들은 무지하며 무심하기까지 하다. 지난 5월 21일이 부부의 날이었고 한 전문 리서치기업에서는 4월 17일부터 23일까지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계획 중인 기혼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20대의 경우, ‘임신에 대한 이해 부족’, ‘신체적·정신적 변화에 대한 공감 부족’ 등으로 배우자에게 만족하지 못했다고 나타났다.

40대 이상 부부의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임신 준비와 유지 과정 중에 비협조적인 태도가 배우자를 실망시킨 것으로 보인다.

남성들은 ‘가정을 위한 경제 활동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임신 과정에서 남자보다는 여자의 역할이 훨씬 크다고 생각해서’의 순서로 배우자와 태아를 위해 충분히 노력할 수 없었던 이유를 꼽았다.

여자라면 결혼을 해 애를 낳는 것이 ‘평범’하고 ‘일반적이다’라고 평가하는 대한민국은 현재 임산부석을 만들어두고 10명 중 4명이나 양보를 받아보지 못했다고 느끼게 하는 나라이며, 임산부에게 불법으로 야간·휴일 근무를 시키는 기업이 존재하는 나라다. 또 출산을 위해 일을 그만두면 경력이 단절됐다는 이유로 다시 취업이 힘든 나라이기도 하다.

아이는 부부가 동의하에 갖는 것인데, 생물학적으로 아이를 낳을 수 없기에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진다는 남성들의 말을 시작으로 많은 여성들이 독박 육아를 하고 있고 일상 속에서 사소한 민폐를 저지르면 맘충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앞서 말한 두 가지 내용은 대한민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실 중 일부다. 물론, 언급한 부분보다 나아지려는 노력도 보이고 있고 의식도 조금씩은 성장해가고 있겠지만 아직은 좀 더 많은 부분 변화가 필요하다.

페미니즘은 여성의 권리와 기회, 평등 얘기한다. 남성과 여성은 생물학적인 이유로도 완벽하게 평등해질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 혜화역 시위에 나오고 인스타그램에 자기주장을 펼치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말하는지에 대해 알려 하는 노력은 필요하며 그를 통해 우리의 의식은 좀 더 성장해야 할 것이다.[이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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