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가구 여부에 따라 아동 시간사용 불균형 이루어

(사진제공=픽사베이)

[이뉴스코리아 이창석 기자] 대한민국 아동 0.9%만이 수면, 공부, 운동, 미디어 시간을 권장기준대로 살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아동행복지수가 OECD 회원국 중 최하위에 머물러 아이들의 생활환경에 대한 개선이 절실한 상황인 가운데, 초록우산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은 국내 어린이∙청소년들의 생활모습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행복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아동행복생활지수’ 연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 학생 6,428명을 대상으로 지난 2017년 11월부터 12월까지 이뤄졌으며, 아이들이 하루 동안 특정 활동을 위해 각각 어느 정도의 시간을 보냈는지 직접 작성하는 자기기입보고(Self-reporting) 방식으로 진행됐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면, 공부, 운동, 미디어 4가지 영역 모두의 권장기준에 부합하는 생활을 하고 있는 아동은 100명 중 1명(0.9%)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아동 10명 중 3명(24.7%)은 4가지 영역 중 하나도 부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답변한 전체 아동 중 46.4%(2,902명)는 권장시간 이상으로 지나치게 많이 공부하고 있었으며, 40.4%(2,596명)는 덜 자고 74.2%(4,664명)는 적게 운동하며 62.2%(3,875명)는 더 오랜 시간 미디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하루 중 자유롭게 휴식하거나 노는 시간이 전혀 없는 아동도 24.2%(1,535명)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를 통해 집계된 우리나라 학생들의 연간 학습시간은 중학생 2,097시간, 고등학생 2,757 시간으로, 이는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연평균 노동시간인 2069시간(2016년 OECD 통계자료 기준)보다 더 많은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빈곤가구 아동의 경우 비빈곤가구 아동보다 학습시간은 더 적고(156분<207분, 평일), 수면(421분>410분, 평일)과 미디어(206분>178분, 평일) 사용시간은 더 많아 빈곤가구 여부에 따라서도 아동 시간사용이 불균형을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4가지 영역에서 권장기준을 충족하는 아동일수록 행복감과 자아존중감을 느끼고 지역사회를 긍정적으로 인식했으며 학업성취도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에 1분 이상 휴식 또는 놀이 시간을 가지는 학생 75.8%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행복감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학습시간 증가로 인한 수면, 운동 등의 휴식시간의 감소는 아동들의 행복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보호자의 경우 아동이 적게 공부할수록 더 우울함을 느꼈으며 학습시간이 증가할수록 자아존중감이 더 높아졌다. 특히 보호자는 아동이 실제 응답한 시간보다 대체로 자녀가 더 자고 덜 공부하며 더 오래 미디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인식했다. 운동이나 휴식시간 또한 아동이 실제 사용하는 시간보다 더 많다고 느껴 자녀의 실제생활에 있어 부모와 자녀간의 인식 차이를 보였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처럼 아이들 역시 학업과 휴식시간이 적절한 조화를 이룰 때 더욱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을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재단은 국내 아동들의 생활환경 개선과 행복증진을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적극적으로 옹호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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