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마트에 데려가 보관함에 ‘보관’?

[이뉴스코리아 박양기 기자] 전주시에 위치한 대형마트 내 보관함에 강아지가 방치된 사건이 있었다.

지난 15일 오전 10시부터 전주의 한 대형마트 애견보관함에는 강아지가 방치되어 있었고 관련 글이 인터넷 카페에 올라오면서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게 됐다.

네이버 카페 ‘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에 한 주부는 오전 10시부터 애견보관함에 반려견이 방치되어 있고 4시간 동안 기다리게 했으며 방송을 통해 주인을 찾으려 해도 주인이 오지 않았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대형 마트에는 이처럼 반려동물을 이른바 ‘보관’하는 애견보관함이 설치된 곳이 간혹 있다. 반려동물 천만 시대라고 불리는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1인 가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반려동물 보관함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해당 사건 기사에 댓글을 달고 카페에 분노를 표출했다.

군포시 내 위치한 대형 마트 고객센터 내 반려동물 보관 공간 (사진=박양기 기자)

다른 대형 마트에서는 마치 인큐베이터 모양의 보관함을 이용해 강아지를 관리하고 있었다.

물론, 비반려인과 반려인이 함께 살아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물건을 구매해야 하는 마트 내에 반려동물에 목줄을 달고 쇼핑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한 일이다. 하지만 보관함이라는 선택지로 반려인의 쇼핑을 도우려는 마트의 선택은 이번 사건과 같이 반려동물을 배려하지 못하는 반려인들에 의해 안 좋은 사례가 생길 수 있는 해결법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넓은 부지의 마트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 입장이 가능한 사례도 있다. 하남 스타필드에서는 반려동물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곳곳에 반려동물 배변봉투를 설치해뒀고 반려동물과 함께 쇼핑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국민의 의식을 믿고 성숙한 펫티켓 문화만 갖춰진다면 이처럼 반려동물 허용 마트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럼에도 지난 2017년 개물림사건처럼 아직 펫티켓 문화가 성숙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대한민국에서는 ‘애완동물보관함’과 같은 애매한 절충안을 제시하는 곳이 아직은 많다.

반려동물 시민단체 카라 관계자는 “현 마트에서는 반려동물 동반이 쉽지 않으며 펫티켓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함께 사는 반려동물을 보관함에 넣어두는 것은 윤리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판단되며 (앞으로 마트들이) 야외공간이 있다거나 전문적인 관리자가 있다거나 쇼핑하는 동안 편하게 다닐 수 있게 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반려동물과 함께 외출한 날에는 쇼핑을 자제하게 하는 조례나 법안 등이 있기 바란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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