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eNew] 젊음의 시기에 놓인 한 청춘의 헛된 욕망과 실패

연극 <낭떠러지의 착각> 포스터 (사진제공=CJ아지트)

[이뉴스코리아 손은경 기자] # 여름 방학을 맞이한 ‘남자’는 삼촌이 말한 온천지로 여행을 떠난다. 이미 대작가가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가진 그는 온천지에서 ‘어느 신인 작가’의 이름을 사칭해 작가 행세를 하며 다닌다. 온천지의 사람들은 그를 정말로 신인 작가라고 믿으며 대접을 해주고, 그는 작가의 신분을 이용해 찻집 여종업원과 사랑에 빠진다. 남자는 그녀를 위한 소설을 쓰고 그녀와 만나 문학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지만, 이내 여종업원이 사랑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 그가 이름을 빌린 ‘어느 신인 작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결국에는 들킬 것이라는 생각에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오는 13일 공연을 앞두고 있는 연극 ‘낭떠러지의 착각’은 여름방학을 맞이한 한 남자가 삼촌이 말한 온천지로 여행을 떠나, 그 여행지에서 어느 신인 작가를 사칭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형식상으로는 단순한 범죄물이지만,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작가 스스로 가장 숨기고 싶어 하고, 가장 부끄러워하는 이야기를 한다.

원작의 특성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희곡으로 각색했으며, 이목을 사로잡는 음악과 다채로운 연출적 장면들을 추가해 ‘청춘’을 주제로 젊음의 시기에 놓인 인간의 헛된 욕망과 실패를 밀도 있게 다루고 있다.

일본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다자이 오사무’의 단편 소설 ‘낭떠러지의 착각’은, ‘다자이 오사무’의 숨겨진 작품이자, 그가 쓴 최초의 범죄소설로, 악재가 끊이지 않던 다자이의 비참하고 참담한 심경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작품이다.

일본 쇼와 시대의 소설가인 다자이 오사무는 일본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낭떠러지의 착각』 작품 외에도 『사양』, 『인간실격』 등의 주요 작품을 펴냈다. 학창시절 모범생이었던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도쿄제국대학에 입학하지만 공부에 흥미를 잃고 학교에서 제적당한다. 이후 마르크스주의에 빠진 그는 좌익 운동에 가담하지만 현의원이었던 맏형이 좌익 운동에서 빠지지 않는다면 연을 끊겠다고 선포해 그의 좌익 운동은 끝맺음 된다.

이후에도 그의 생은 평탄치 않았는데, 술과 마약에 빠지기도 하고 불어난 빚에 허덕이며 생활하기도 했다. 또한, 그가 사랑했던 여성들과 함께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을 두고 『인간실격』을 빼놓을 수 없는데, 『인간실격』에는 그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해당 소설은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주인공이 정신적·물질적으로 스러져 가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다루고 있다. 1948년 『인간실격』을 출간하고 문단 내에 적잖은 충격을 안겨준 다자이 오사무는 1948년 내연녀와 함께 투신자살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원작을 토대로 하는 연극 ‘낭떠러지의 착각’은 CJ문화재단이 공연생태계 활성화 및 상생을 위해 운영하는 ‘2018 스테이지업 공간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오는 4월 13일(금)부터 4월 29일(일)까지 대학로 CJ아지트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이미 한국 초연 소식에 수많은 ‘다자이 오사무’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며, 동시에 새로운 작품에 목마른 관객들에게도 호기심을 자극 할만한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이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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