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공화국의 민낯

삼성 로고 <출처: 삼성>

“ 대한민국 대표기업 삼성 ”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TV 광고를 통해서 이 슬로건을 한 번쯤은 기억하실 것이다. 그들 스스로가 대한민국 대표기업이라는 자신감 넘치는 슬로건의 광고를 내걸었던 기업. 일본 전자회사의 시가총액을 다 합쳐도 그들보다 거대한 기업.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미국의 애플사와 함께 양분하고 있으며, 세계 전자제품 시장의 선두에 서 있는 기업. 대한민국 GDP의 16%를 책임지는 기업,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 등등 삼성을 수식하는 슬로건은 참으로 많다. 어쩌면 이런 사실들로 미루어보면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그들의 자신감이 타당해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반대로 삼성은 어쩌면 다른 의미에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한민국의 알고 싶지 않은 현실을 대표하는 기업이 된 건지도 모르겠다.

2017년 1월 16일 박영수 특검은 삼성 그룹의 부회장이자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재벌 총수 중 가장 먼저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청구 사유는 뇌물공여와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혐의가 적용됐다.

삼성은 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였던 최순실 일가에게 천문학적인 거액의 로비를 했고 그 보답으로 박근혜 정권은 삼성 그룹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상속세 한 푼 없이 경영권을 승계하는 작업을 도와줬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이 깊숙이 개입했고 그 혐의로 공단 이사장인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구속되었다.

현 회장인 이건희가 노환으로 병원에 입원하여 사실상 경영을 못 하게 된 지금. 그의 아들로 이어지는, 삼성의 3대 세습이 거의 확실시 되려는 이 판국에 삼성그룹 총수일가에겐 그 어느때 보다 힘든 겨울이 온 것이다.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거대한 축으로 자리 잡은 삼성. 삼성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이 나라를 좌지우지 하는 그들의 어두운 민낯을 다뤄볼까 한다.

호암 이병철 <출처:http://gundambbull.tistory.com/>

1.사카린 밀수 사건

경남 의령, 진주를 기반으로 한 대지주 이찬우의 아들로 태어난 삼성그룹의 창업주 이병철은 일제 강점기 와세다 대학에 유학을 다녀올 정도로 어려움 없이 자랐다. 귀국 후 그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쌀 300석을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한다. 대구에 삼성 상회를 열었고 마산의 정미소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이 잘 풀리자 운수사업을, 해방 후엔 전쟁으로 피난 간 부산에서 삼성물산, 제일제당, 제일모직 등을 열어 본격적인 그룹사로의 변모를 시작했다.

그렇게 이승만 정권을 거쳐 박정희 정권이 되자 이병철은 박정희 정권의 비호 아래 삼성의 계열사인 한국 비료 공업과 일본의 미쓰이 그룹과 몰래 협약을 맺어 사카린 2,259포대(약 55톤)를 건설자재로 꾸며 밀수해서 판매하려다가 경향신문의 보도로 사건이 드러난다. 이후 부산 세관은 사카린 1059포대를 압수하고 삼성에 벌금 2천만 원을 부과한다. 이 사건의 여파로 이병철은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고(후에 다시 복귀한다.) 한국 비료 공업과 대구대를 국가에 헌납한다. 국회에서는 이 사건으로 격분했던 김두한 의원이 국회에 똥물을 뿌리는 유명한 사건도 일어났다. 그리고 이 사건을 계기로 이병철과 갈등을 빚은 장남 이맹희와 차남 이창희가 그룹을 떠나고, 삼성그룹의 총수는 자연스럽게 삼남인 이건희에게 승계된다.

2.무노조 경영과 반도체 공장 직원사망

이병철은 이상하리 만치 무노조 경영에 집착했고, 노조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것은 한국의 고도성장 시기 수많은 사회 문제를 낳았다. 그것은 아들인 이건희 시절에도 여전히 승계되었고 역시나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겼다. 물론 업계 최고 대우와 복지를 자랑한다는 삼성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직원들에 관한 감시와 탄압이 심했다고 한다. 삼성의 비자금 사건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의 저서 “삼성을 생각한다”의 내용에 따르면 삼성은 내부적으로도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여러 일화들로 악명이 자자하다. 특히 여러 사업장(공장을 삼성은 사업장이라고 한다.)에서는 노조결성이 의심되는 직원들의 휴대폰, 전화를 도감청은 물론이고 미행까지 서슴지 않는다고 한다.

통화내용을 얻기 위해 경찰서에 알력으로 영장을 발부하게 해서 통신사에 의뢰하여 노조 활동이 담긴 통화내용을 발췌해 직원을 자르는 일이 감사팀과 인사팀의 주요업무라고도 한다. 이런 무노조 경영은 해외 사업장에도 어디 가지 않아서 해외에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영국 법인에서도 무노조경영과 관련해서 논란이 끊이지 않다가 결국 영국 노동청이 노조를 못 세우는 기업은 우리나라에 필요 없다며 삼성의 영국법인 퇴출을 명하자 영국 사업장에 노조를 허용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까지 있다.

고 황유미씨 <출처:http://hopergy.tistory.com>

이외에도 삼성 반도체 노동자 황유미씨가 반도체 공장에서 유독 물질에 노출되어 백혈병에 걸려 사망 했음에도(황 씨 말고도 여럿 있었다고 한다) 산업 재해로 인정 안 하고 끝까지 버티다가, 이건희 회장이 병환으로 눕게 되자 그룹 차원에서 뒤늦게 산업재해로 인정을 했다. 이 사건은 <또 하나의 약속>이라는 영화로도 개봉했다. (삼성을 다룬 이야기라 투자가 어려워서 전액 국민후원으로 영화를 제작하기도 한 씁쓸한 뒷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사건을 계기로 삼성은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 전 세계 악덕 기업 랭크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외에도 삼성 서비스센터 직원 자살사건, 실적이 안 좋은 서비스 센터 직원을 강제로 30Km 행군을 시키는 황당한 사건 등 삼성은 상식적으로 이해 못 할 불법, 편법을 수도 없이 저질러 왔다.

이건희 회장 <출처 :http://totalog.net>

3.삼성 비자금 사건

2007년 삼성 그룹의 법무팀 변호사로 일했던 김용철 변호사가 이건희 일가와 그룹의 비자금 내용을 폭로한 사건이다. 사실 그 전부터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의 불법에 대해 여러 번 언급해 왔으며 삼성 퇴직 후 고용된 법무법인에서도 삼성에 압력에 쫓겨난 전적이 있었다. 그리하여 삼성이 손댈 수 없는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을 통해 삼성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폭로했다.

주요 내용으로 삼성그룹 주요인사 들이 모두 차명계좌를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삼성그룹은 거액의 비자금을 관리해왔다는 것, 삼성그룹이 경영권을 불법으로 승계했으며, 이에 관해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증인 조작 등 사법 방해를 했다는 것, 에버랜드 사건뿐 아니라 국세청의 세무조사, 공정위의 부당거래조사도 치밀한 각본에 따라 진상이 은폐됐다는 것, 삼성그룹은 이건희의 직접 지시에 의해 검사들을 관리해왔으며 그들에게 정기적으로 떡값을 제공해왔다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무려 1000억원에 달하는 세금 포탈이 추가로 드러나 국민의 공분을 샀다. 이 사건으로 이건희는 회장직에서 물러났으며 검찰로부터 불구속 기소를 당했다. 하지만 2009년 이명박 정부는 이건희를 사면했고 이건희는 23개월뒤 본인의 약속을 깨고 다시 회장직에 복귀한다.

이재용 부회장 <출처:위키피디아>

4.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삼성 그룹은 최순실 씨가 실질적으로 지배한 독일의 유령 회사인 비덱 스포츠와 우리 돈으로 200억 원대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 원 가량을 송금한 사실과,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 씨가 지배한 한국 동계 스포츠 영재 센터에 지원한 16억2천800만 원,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204억 원도 포함됐다. 이외에도 최순실 일가에게 고가의 선물들을 주었으며, 딸 정유라 에게는 독일 전지 훈련비용을 대납하고, 수십억에 달하는 명마를 사주고, 승마장 등을 알선해주었다. 드러난 액수만 430억으로 이제껏 드러난 재벌 총수의 뇌물 혐의로는 가장 최고가에 달하는 액수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시작으로 청와대와 최순실 일가와 접촉한 수많은 재벌기업이 수사대상에 올라 줄줄이 기소될 전망이다.

 

2017년 상반기 대선이 유력시 되는 시국에서 주요 대선 주자들은 재벌 해체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선거운동에 돌입한 모양새다.

해방 후 독재 정권, 군사 정권과 결탁하여 수 십 년간 한국인들을 쥐어짜온 재벌기업들. 대한민국 정부수립 역사상 최악의 정치 스캔들로 기록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국민들은 삼성과 재벌들의 더러운 민낯을 철저히 목격했고 이들이 더 이상 한국경제를 이끌어갈 선구자들이 아니라 국민을 힘들게 하는 세력이란 것을 다들 깨달았을 것이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선 불법과 편법등 모든 수단을 쓰는 무법자로 변한 집단, 시장 경제를 무시하고 이기적인 아집으로 똘똘 뭉친 집단, 서민들의 삶과 재산을 갉아먹는, 국가의 새로운 성장 동력까지 방해하는, 거대한 욕망의 덩어리로 변모한 재벌 집단의 진정한 개혁 없이는 이 나라 경제의 미래 청사진은 그릴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사랑을 받고 살아야 할 기업들이 왜 이 지경까지 되었는지는 그들 스스로가 누구보다 잘 알 것 이라고 생각된다. 국민에 대한 진심 어린 반성과 사죄, 뼈를 깎는 심정으로 개혁해야만 “대한민국 대표 기업“ 이란 삼성의 슬로건을 국민들이 허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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