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논란, 법조계→문화예술계→교육계로… 강압적인 위계 아래 자행됐던 부조리함 폭로돼

[이뉴스코리아 손은경 기자] 지난달 2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했던 서지현 검사가 검찰 내부 성추행·성희롱 사건에 대해 폭로한 지 1달도 채 되지 않아 성추문을 폭로하는 미투 운동이 각 계로 번지고 있다. 지난 6일 최영미 시인 역시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원로 시인의 성추행 사건을 폭로했고 이후 성폭력 고발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먼저 최근 벌어진 연극계 내 성추문 논란의 중심에는 연출가 이윤택이 있다. 연출가 이윤택과 연관된 성추행 폭로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강압적인 상황에서 그의 낯뜨거운 손길을 아무도 거부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연출가 A 씨는 본인의 SNS에 그에게 오래전 성적인 안마 강요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A 씨는 “이윤택 님의 직접 사과를 기다립니다”라고 호소했다.

A 씨에 이어 다른 여성들도 그가 저지른 성추행 사건을 폭로하자 이윤택은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 절차에 따라 진실이 밝혀지기 바란다”며 항간에 떠도는 성추행 논란을 부인했다.

배우 오동식이 본인 SNS에 연출가 이윤택이 기자회견 전 리허설을 거쳤다고 폭로했다(사진출처=오동식 페이스북)

그러나 21일 연희단거리패 소속 배우 겸 연출가인 오동식이 이윤택의 기자회견이 리허설을 거친 연극이었음을 폭로했다. 그는 자신의 스승 이윤택을 고발한다며 이윤택이 기자회견 참석 전 연극단원과 인터뷰 리허설과 표정 연기 등을 연습했다는 내용을 담은 글을 본인의 SNS에 기재했다. 오동식은 “저녁 사과문을 완성한 이윤택 선생님은 우리에게 혹은 저에게 기자회견 리허설을 하자고 했다”며 “예상 질문을 하라고 시켰고 난 차마 입을 땔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문화예술계에 이어 이번에는 교육계다. 이윤택에 이어 배우 조민기 역시 청주대 교수 시절 여학생에게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이야기가 폭로됐다. 이후 조민기 측은 성추행 의혹에 대해 루머라고 단언했다.

이에 청주대 연극학과 출신 신인 배우 송하늘은 21일 페이스북에 “조민기 교수가 억울하다며 내놓은 공식입장을 듣고 분노를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며 조민기 교수의 성추행은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폭로했다. 이어 “그는 절대 권력이었기에 누구도 항의하지 못했고, 캠퍼스의 왕이었다”고 전했다.

공공연하게 자행됐지만 쉬쉬하며 덮어두었던 성추행 사건이 미투운동과 함께 수면위로 올랐다. 누리꾼들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조사, 구속 수사를 촉구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태이다.

이윤택 성추행 사건 폭로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연극인 이윤택씨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조사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기재됐다. 그는 피의사실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해야 한다며, 더불에 이를 방임하고 공조한 책임자에게도 수사를 촉구한다고 청원했다.

이어 청원자는 “어쩌면 이미 연극계 전체에 만연해왔을 지도 모를, 예술이란 미명, 폭력적 위계 아래 자행되어왔던 부조리와 불합리를 찾아 밝혀내고 끊임없는 반성과 성찰의 계기가 되는 신호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소망한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미투운동을 통해 폭로된 성추행 사건을 기반으로 보아 권력구조가 형성되고 상하관계가 엄격히 형성된 상황에서 피해자는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또한, 성희롱이나 성추행 사건에 있어 이를 목격하고도 방조하고 방임하는 관계자들도 적잖음이 드러났다. 이윤택 선생을 폭로하겠다고 나선 배우 오동식은 “지금도 그들은 내가 극단 안에 있는 내부자라고 생각할거다”라고 전했다. 가해자 혹은 방임하는 자가 아닌 오히려 이를 폭로하고 나선 이가 내부자가 되는 환경인 셈이다.

강압적인 위계 아래 자행됐던 부조리함이 이제는 타파돼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서지현 검사를 시작으로 여론화된 이번 미투운동은 ‘피해자는 침묵할 수밖에 없고 방임하는 자는 모른 척, 가해자는 부인’하는 고질적인 행태가 사라지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이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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