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들여다보기] 캐롤, 리플리, 카인드 오브 머더 까지… 시대를 초월한 ‘심리 스릴러의 거장’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작품

시대를 초월한 심리 스릴러의 거장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작품 <캐롤>, <리플리>에 이어 <카인드 오브 머더>까지 그녀의 작품이 스크린에서 되살아난다.

(영화 포스터 왼쪽부터) ‘캐롤’, ‘리플리’, ‘카인드 오브 머더'(사진제공=네이버 영화)

<카인드 오브 머더>는 국내 관객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영화 <캐롤>의 원작자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20세기의 에드거 앨런 포’라는 평을 받으며 심리 스릴러의 거장으로 알려진 그녀의 소설은 <열차 안의 낯선 자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캐롤> 토드 헤인즈 감독까지 현재까지도 영화인들에게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으로 남아있다.

현대 문학사에서 가장 카리스마 넘치는 사이코패스로 알려진 ‘톰 리플리’를 탄생시킨 [재능있는 리플리] 시리즈는 알랑 드롱 주연의 <태양은 가득히>, 맷 데이먼 주연의 <리플리>로 두 번이나 영화화되었다. 특히 부자 아버지를 둔 덕분에 무위도식하는 친구를 죽이고 신분을 위조, 그의 행세를 하며 사는 주인공 톰 리플리의 캐릭터는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병명까지 탄생시킬 정도로 인상적이었던 캐릭터이다.

작년 겨울 개봉해 국내 관객을 사로잡았던 <캐롤>은 그녀 소설 중 유일한 로맨스 소설인 것에서 한차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녀 자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자전적 소설 [캐롤]은 시대가 금한 사랑에 빠진 두 여인의 심리를 손에 잡힐 듯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영화는 개봉 이후 많은 팬들의 입소문에 힘을 얻어 30만 관객을 돌파하는 성공을 거뒀다. 사랑에 빠진 이들이라면 모두 공감할 수 있고, 사랑에 빠졌던 그 순간을 추억하게 만드는 원작의 섬세한 감정 표현이 관객들의 이목을 모았던 이유이다.

그런 그녀의 소설 [아내를 죽였습니까]를 원작으로 한 영화 <카인드 오브 머더>는 불행한 결혼 생활에 지쳐 부인을 죽이는 상상에 빠진 월터 스택하우스의 앞에 마치 상상처럼 부인의 시체가 나타나며 살해 의혹을 받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심리 스릴러이다. [아내를 죽였습니까]는 그녀의 수많은 작품들 중에서 작가 자신이 가장 영화화하고 싶어했던 소설. 패트리샤 하이스미스는 자신의 친구에게 시나리오로 각색 작업을 스스로 맞길 정도로 영화화 작업에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그녀의 모든 소설들이 그러하듯, <카인드 오브 머더>의 주인공들 역시 선과 악의 구분이 불분명한 인물들이다. 각색을 맡은 수잔 보이드는 “그녀의 원작엔 도덕적인 가이드라인은 없어요. 그녀의 소설 속 선인과 악인들은 아주 작은 차이만을 가지고 있죠.”라며 현실적이고 깊이 있는 캐릭터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마치 주위에 있을 것만 같은 사실적인 캐릭터들이 상상한 악행에서부터 비롯된 사건들은 촘촘히 연결되어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누가 진짜 범인인지를 찾아가는 게임에 관객들을 끌어들인다.

현실적인 캐릭터, 치밀한 스토리, 끝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패트리샤 하이스미스 원작의 <카인드 오브 머더>는 11월 23일 개봉 예정이다.

󰋼 영화 캐롤모든 걸 내던질 수 있는 사랑… 두 여성의 사랑을 그려내다’

당신의 마지막, 나의 처음… 모든 걸 내던질 수 있는 사랑

1950년대 뉴욕, 맨해튼 백화점 점원인 테레즈(루니 마라)와 손님으로 찾아온 캐롤(케이트 블란쳇)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거부할 수 없는 강한 끌림을 느낀다. 하나뿐인 딸을 두고 이혼 소송 중인 캐롤과 헌신적인 남자친구가 있지만 확신이 없던 테레즈, 각자의 상황을 잊을 만큼 통제할 수 없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감정의 혼란 속에서 둘은 확신하게 된다. 인생의 마지막에, 그리고 처음으로 찾아온 진짜 사랑임을…

󰋼 영화 리플리‘리플리 증후군의 시초… 카리스마 넘치는 사이코패스 톰 리플리의 탄생기’

밤에는 피아노 조율사, 낮에는 호텔 보이로 일하는 리플리(Thomas Ripley: 맷 데이몬 분)는 말 그대로 별 볼 일 없는 삶을 산다.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만, 기회도 없고, 행운도 기다리지 않는다. 이제, 서글픔만 안겨주던 뉴욕을 뜰 기회가 찾아오는데, 어느 화려한 파티석상에서 피아니스트 흉내를 내다 선박 부호 그린리프(Herbert Richard Greenleaf: 제임스 레본 분)의 눈에 띈다. 그는 믿음직해 보이는 리플리에게 망나니 아들 딕키(Richard ‘Dickie’ Greenleaf: 쥬드 로 분)를 이태리에서 찾아오라고 부탁한다.

이태리로 가기전, 리플리는 딕키의 정보를 수집한다. 드디어 이태리로 떠나 딕키를 찾은 리플리는 그에게 자신이 프린스턴 대학 동창이라며 서서히 접근한다. 어느새 리플리는 그의 연인 마지(Marge Sherwood: 기네스 팰트로우 분)와도 친해진다. 그리고 리플리는 마치 자신도 상류사회의 일원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평생 써도 바닥나지 않을 재산과 아름다운 여인, 달콤한 인생, 자유와 쾌락에 리플리는 별볼일 없던 자신의 삶과 가짜 삶을 혼동하기 시작한다. 이내 리플리는 계약 기간이 만료되자 초조해지는데…

󰋼 영화 카인드 오브 머더 ‘느닷없이 벌어진 살인 사건, 진짜 범인을 찾아라…’

나, 월터 스택하우스는 성공한 건축가로 아름다운 아내와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나의 유일한 취미는 소설을 쓰는 것. 어느 날부터인가 우울증에 빠진 아내는 자살을 시도했다. 파티에서 만난 한 여자의 등장으로 아내의 의부증은 점점 심해졌고, 자신의 목숨을 무기로 나를 협박했다. 나의 완벽했던 삶이 파괴되었다…

‘그녀가 죽었으면 하는 꿈을 꾸자, 그는 온전한 기쁨을 느꼈다.’ 나는 아내를 죽이는 상상을 소설로 쓰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치 나의 소설이 현실이 된 듯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아내의 죽음을 알리는…

“죽길 바라는 것과 실제로 죽이는 것, 무엇이 다를까?” 때론 위험한 상상이 살인보다 치명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