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환자, 열쇠 없는 족쇄의 삶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HIV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이다.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란 후천성 면역결핍 증후군(AIDS)을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를 말하며, 보통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를 HIV 또는 HIV 감염이라고 한다.

HIV에 감염되면 우리 몸에 있는 면역세포인 CD4 양성 T-림프구가 이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어 파괴되므로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고, 그 결과 각종 감염성 질환과 종양이 발생하여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인체의 면역력이 상당히 저하되어 이러한 감염증과 종양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상태를 에이즈 또는 후천성 면역 결핍증이라고 한다.

에이즈는 위험한 불치병 그리고  감염자를 피해야 하는 질병으로 인식된다. 최근에는 바이러스를 억제시키는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부작용이 있고 완치의 개념이 아닌 에이즈를 만성질환의 개념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영화와 소설, 드라마의 소재로 쓰이며 가장 무서운 질병 중에 하나로 꼽히는 에이즈. 이러한 에이즈에 대해 때때로 여론과 언론 등은 부풀린 보도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 등을 보도해 논란일 확산시키기도 한다.

지난 10월 부산의 한 여성이 에이즈에 걸린 채, 여러 명의 남성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사건이 일제히 보도되며 SNS와 TV, 인터넷 뉴스 등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에 많은 네티즌은 비난의 댓글과 공포감이 확산될 만한 내용들을 댓글로 남기며 에이즈에 대한 공포심을 확산시켰다.

이에 에이즈 환자 네트워크는 언론과 여론의 자극적인 기사 보도와 비난성의 댓글 등은 에이즈 예방과 퇴치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공포감만 확산시킨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게다가 사건의 중심에 있는 에이즈 환자 여성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나 정황에 대한 설명없이 보도와 확산이 이루어져 해당 여성을 마녀화 시켜 마녀사냥화 되는 여론의 모습이 있었다.

우리는 에이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며, 에이즈 환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사진= 심건호 기자)

실제 해당 여성은 지적장애가 있으며, 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성매매를 알선한 알선범에 대한 책임도 있지만 이러한 사실들은 뒤늦게 보도되거나 기존의 보도에 비해 작게 보도되었다.

범죄의 파도에 휩쓸린 그녀는 에이즈 환자라는 의미 이상으로 낙인이 찍혔다. 그녀를 휩쓴 물결에 있는 관련 피의자들은 그녀의 존재로 존재감이 희미해졌으며, 에이즈 환자에 대한 국가의 공적 개입 등에 대한 문제점도 환자 관리 등에 대한 부분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에이즈 환자의 삶과 범죄 예방 등에 대한 공적 개입과 성교육에 대한 정부의 변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고도화되고 잔혹하게 벌어지는 성범죄의 양상과, 성인식 등은 겉잡을 수 없게 될 지 모른다. 낙태죄와 몰카 범죄, 리벤지 포르노 등 성과 관련된 논란과 이슈가 끊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정부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