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빨리’ 말 한마디에 무리한 배달, 알바생은 서럽다

  • 지난 2011년 피자 배달 가던 김모군 숨져
  • 6년 지난 지금 8개 프랜차이즈 사 시간 내 배달 서비스전면 폐지
  • 무리한 배달강요한 점주, 사고 시 처벌받아
  • 배달 알바생 가장 서러운 순간 내 안전보다 신속성 중요시할 때
위기일발 배달원의 질주(사진=손은경 기자)

지난 2011년 피자를 배달하려 오토바이를 몰던 아르바이트생 김모(18)군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학 입학을 3주 앞두고 가족의 만류에도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인해 피자 배달을 했던 김모군이 배달 사고로 숨졌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모군이 사망한 사건을 두고 한 시민단체에서 ‘30분 배달제’를 원인으로 지목하며 이를 폐지하라는 논란이 일었다.

김모군이 사망한 지 6년이 지났다. ‘빨리빨리’를 독촉하는 ‘시간내 배달 서비스’는 없어졌을까? 지난 4월 치킨, 피자 등 배달음식을 취급하는 프랜차이즈 8개 사가 배달원의 사고를 유발하는 ‘시간내 배달’ 서비스를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간내 배달 서비스를 없애기로 한 8개 사는 ▲롯데리아 ▲도미노피자 ▲한국피자헛 ▲제네시스바비큐 ▲미스터피자 ▲교촌에프앤비 ▲한국맥도날드 ▲피자알볼로 등이다. 위의 8개 사는 앞으로 30분 배달제와 같은 시간 내 배달 서비스가 전면 금지된다.

이밖에도 지난 5월 경찰청은 배달 종업원에 대한 사업주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담은 ‘2017년 이륜차 안전관리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종업원에게 무리한 배달을 강요하다 배달원이 사망하거나 다칠 경우 이에 대한 안전관리 책임을 사업주에게 묻는 것이다.

또한, 배달원에게 안전모 지급은 필수이며, 불량한 차량은 운전하지 못하게 하는 등 관련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사업주에 대해서도 처벌할 방침이다.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이 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모군 사망 사건을 포함해 지난 7년간 배달 사고로 인해 사망한 청소년 배달원은 63명이었으며, 3000명이 넘는 배달원이 부상 당했다. 배달원의 사망·사고율은 줄어들 수 있을까?

알바생의 안전보다 스피드가 중요?

5일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배달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알바생 663명을 대상으로 ‘갑질’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배달 아르바이트 경험자 중 87.6%가 근무 중 서러운 순간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근무를 하며 가장 서러웠던 순간으로 ▲내 안전보다 배달의 신속성을 중요하게 생각할 때(69.9%)를 꼽았다. ▲폭우, 폭설 등 악천후에도 배달을 가야 할 때(44.8%)라는 답변 역시 응답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다.

또한, 알바몬에 따르면 배달 알바생 중 72.4%가 갑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선정한 ‘최악의 갑질’ 1위는 ‘배달이 늦었다고 따지고 욕하는 행동(50.2%)’이었다.

위기일발 배달원의 질주, 소비자의 ‘빨리빨리’로부터 파생되는 행동은 아닐까. 소비자의 인식전환으로 배달원의 안전 보장에 앞장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