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라는 가면 속에 숨는 은어, 비속어

훈민정음의 아버지 세종대왕, 당신은 얼마나 아름다운 한국말을 쓰고 있으신가요? (사진=박양기 기자)

이제는 잠시 한눈팔면 쫓아가기 힘들만큼 문화적 교류나 시대적 흐름이 너무나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언어의 경우, 과거 쓰지 않았던 말을 계속해서 만들고 싶은 욕망의 결과물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말이 지금 이 순간에도 만들어지고 있고 또 사라지고 있고 있고 있다.

신조어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것을 표현하기 위해 새롭게 만들어지는 말 등을 말한다. 캡, 짱, 즐 등 누군가에게 단순히 감탄사 형식으로 쓰였던 은어들은 지금 너무나 방대한 곳에서 만들어지고 또 쓰이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러한 신조어가 바르고 고운 우리말을 해치고 있다고 입을 모아 말했고 잡코리아의 조사결과 그렇게 응답한 이들의 비율이 69.1%였다. 지금의 신조어들은 확실히 무언가 설명하는 단어에 ~충을 붙여 벌레 취급을 하기도 하고 특정 지역에 대한 비하나 여성에 대한 무시 발언 등을 품고 있다.

직장인들이 꼽은 가장 불쾌한 신조어 역시 맘충, 진지충, 설명충 등 특정 사람을 벌레에 비유하는 OO충으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김치녀, 한남또가 뒤를 이었다. 암 걸릴 듯. 뚝배기 깰 듯, 존멋, 존예, 헬조선, 극혐 등 너무나 많은 상황에서 신조어가 쓰이고 있는데 너무나 많아진 그 수 때문에 어떤 이들은 대화 중에 핸드폰을 켜고 검색을 하고 있기도 하고 그러면서 아재라고 불리며 세대 차이를 느끼기도 한다.

조사결과 남성보다는 여성이, 나이가 많은 이들보다 적은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의미가 괜찮거나 상황을 잘 표현하는 신조어에 한해 선별하여 사용한다. 물론, 시대에 흐름에 뒤떨어지지 않게 새로운 단어를 배우고 알아가고 사용하는 것은 노력이고 뿌듯한 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신조어라는 가면 속에 남녀가 서로 비하하는 발언(한남또, 김치충), 사람을 벌레 취급하는 듯한 ~충이라는 표현 속에 비속어, 은어가 녹아 있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극혐, 관종, 존멋 등의 단어를 쓰는 것이 과연 좋은 언어습관이라고 할 수 있을까?

누군가를 왕따 시키는 데 쓰일 수도 있는 은어는 쓰면 누군가 외롭고 힘들어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비속어를 쓰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다. 신조어라는 그늘 속에는 좀 더 격한 표현들이 분명 숨어 있다. 많은 이들은 이를 재미로 쓰기도 하지만 시대에 쫓아가기 위해 신조어를 쓰면서 ‘나는 어리다’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

내 입에서 나오는 단어, 문장인 만큼 잘 모르는 신조어를 쓰기보다 아름다운 한글 단어 및 문장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