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세상] 우리 사회 내 비정규직

비정규직의 애환을 다룬 영화 ‘카트’ 스틸컷(사진제공=명필름 제작사)

영화 ‘카트’는 ‘마트의 생명은 매출, 매출은 고객, 고객은 서비스’를 외치며 언제나 고객 만족 서비스를 실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비정규직의 자화상을 담아내고 있다. ‘더 마트’의 직원들은 ‘회사가 잘 되면 우리도 잘 될 것’이라 믿지만 정규직 전환을 눈앞에 두고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한국 상업영화 최초로 비정규직 노동 문제를 다룬 영화 ‘카트’, 해당 영화의 제작사는 한국 사회 내에서 심화되고 있는 노동 현실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 했다고 전한 바 있다.

카트의 각본을 쓴 김경찬 작가는 ‘대한민국 헌법 제33조 ①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라는 존재를 부정당한 간명한 메시지 하나로 영화의 각본을 쓰게 되었다고 전달했다.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5조 사항에도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 · 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를 말하므로 비정규직의 경우도 노조 설립이 가능하다고 정의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노동조합 결성시 노동자들을 해고하거나 근로계약 연장을 조건으로 둔 노동조합의 탈퇴를 강요하는 탄압받는 노동계의 소식을 심심치 않게 들어온 바로 헌법이나 노동법이 비정규직의 권리를 지켜주지 못한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다.

지난 2010년 동희오토 협력업체 해고 노동자들이 현대기아차 사옥 앞에서 농성에 들어갔던 이면에는 당시 기아차 모닝의 생산을 전담했던 하청업체 동희오토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조를 결성하려다 계약 해지를 당한 것에서 발단이 일어난 것이다. 해고 노동자들은 해고자 복직과 노조 설립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용역 직원들을 사용해 사이렌을 울려 그들을 쫓아내려 했으며 회사 건물 외벽 물청소를 한다는 연유로 그들이 자리 잡은 부근에서 물청소를 했다. 동희오토 해고 노동자들은 조합원에게 밤새 물대포를 쏘는 회사 측을 규탄했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동희오토 사내하청 해고자 전원은 복직할 수 있었다.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 중 한명인 심인호씨는 복직 이후 민중언론 참세상 언론사에 “동희오토는 농성풀지 않아 승리했습니다”라는 글을 기고했다. 그는 본인들의 투쟁을 같은 동지들과 나누며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정규직: 823만명(임금노동자의 44.7%), 정규직: 1,017만명(55%)/2014년 기준

최근 국민 모두가 인수위원이 돼 새 정부에 정책을 제안하는 ‘광화문1번가’ 운영이 12일 마무리됐다. 일자리, 고용, 여성, 복지, 교육, 저출산, 비정규직 문제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지만 특히 일자리 확충과 창업 지원, 비정규직 해소 등에 대한 정책제안이 많았다. 국민들의 일자리 정책에는 비정규직에 대한 임금 인상 요청건이 많았던 것으로도 나타났다.

“비정규직 문제는 단순한 고용을 넘어 삶의 질에 따른 문제입니다. 너무 적은 급여 때문에 생활에 문제가 있습니다. 노력한 만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빨리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현실적으로 노조가 만들 수 없어 상황 개선이 어려운 비정규직,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누리기는 어려운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