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단절하는 남성들, 연단남

‘연애는 이제 지쳤어요.. 누군가에게 맞춰야 하는 것도 힘들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고 쉽지 않아요’, ‘하루 종일 취업준비를 위한 공부와 자기소개서 등을 준비하는데, 연애 할 시간이 어딨겠어요’ 등 요즘 청년들은 결혼이 문제가 아니라 연애부터 부담스럽다.

사실 이러한 부분은 연애를 경험한 사람들이라면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자기 스스로 연애에 대해 권태를 느끼는 시기가 있다. 시간과 에너지, 말로 할 수 없는 어떠한 부분마저 소모되고 채워지는 연애. 연애는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젊은 나이에 연애에 대해 관심을 갖고 궁금증을 품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연애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결코 적지 않다. 특히나 남성들 중에 연단남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연단남은 ‘연애 단절남’으로 경단녀를 모방한 표현이다. 내,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연애를 단절하고 사는 남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연애를 하지 않는, 혹은 못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누군가와 사랑을 나눈 이를 만나고 싶지 않아요’. 모태솔로는 태어나서 한 번도 연애를 하지 않은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연단남 중에는 자신이 마음에 들어하는 이성이 누군가와의 연애경험이 있다거나, 주변에 그 이성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경우 자신의 마음을 꺾어버리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연애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들 중에도 모태솔로가 있지만, 연애를 하고 상처를 받아 연애관이 변하여 포용할 수 있는 부분이 상처입은 이들도 적지 않다.

연애를 하며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은 연애에 대한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다. (사진= 심건호 기자)

경제적인 부분과 진로나 꿈 때문에 연애를 하지 않는 남성들도 있다. 이들은 무거운 짐이 되어버린 학자금 대출을 갚으며 취업준비를 해야하는 현실 앞에 절망하며, 연애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면서 자조적인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본다. 그렇지만 속내에는 연애에 대한 환상이 자리잡고 있으며, 또 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진로와 꿈이 먼저라는 이들은 해외 유학이나 스펙쌓기 등을 내세우며 연애할 시간이 없다고 한다. 공부를 하고 일 할 시간 외에는 자기관리와 인맥관리를 해야하기에 시간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도 스터디 그룹이나 같은 학원, 유학생일 경우에는 생각이 달라지는지 연애에 대해 강경한 듯 보이지만, 자신을 너무 과신하는 듯한 모습이다.

오늘날의 청년들은 시급 1만원 장미혁명, N포 세대, 취업난 등에 짓눌려 자신의 꿈도 연애도 뒷전인 삶을 살고 있다. 나 혼자 오늘 하루를 살아내기도 힘든데, 누구를 만나서 에너지를 쏟느냐는 이들은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어갈 수 록 연애에 대한 가치관을 더욱 굳건하고 단단하게 만들어 간다.

연애 관련 책을 쓴 한 작가는 연애는 해보고 또 해봐도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래도 나 자신을 돌아보고 알아가는 데에 도움이 된다며, 젊은 날에 이성교제를 소중히 여기고 만나보길 권한다고 한다.

기대하던 이성을 만났을 때, 그 만남을 성사시키고자 한다면 자신의 마음을 열어놔야 하지 않을까. (사진= 심건호 기자)

연애는 어렵다. 하지만 어렵다고 단절하고 포기한 채로 문을 닫아버린다면, 나중에는 열어야 할 마음의 문이 더 겹겹이 쌓일 것이다.

힘겹게 문고리에 맞는 열쇠를 연 이성에게 다음 문을 보여주며 좌절감을 주지 않도록, 연단남들도 자신의 문을 열어줄 필요가 있지는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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