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스펙 채용 탄력받을까?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력서에 학벌이나 학력, 출신지, 신체조건 등 차별적 요인들은 일절 기재하지 않도록 해서 명문대 출신이나 일반대 출신이나, 서울에 있는 대학 출신이나 지방대 출신이나 똑같은 조건과 출발선에서 오로지 실력으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전언했다.

이전부터 고용시장에서 탈스펙과 능력 중심 채용 사안은 꾸준히 거론되어왔다. 실제로 탈스펙 사안은 구직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뜨거운 감자이며 새 정부에 들어 노스펙 또는 탈스펙 채용이 채용시장의 최대 이슈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탈스펙 채용, 스펙보다는 능력이 중요하다(사진=회사 전경)

 

실제로 국내 중견기업 역시 역량을 중시하는 전형을 도입하여 블라인드 채용 추세를 따라가고 있음이 나타났다.

제주항공은 SNS를 통한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해 나이, 어학점수 등 스펙에 포함되는 조건을 배제했다. SNS 방식은 인스타그램 영상 지원을 통해 지원자들이 역량을 자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국내 대표 전자상거래 기업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 옥션, G9에서 근무하는 하계 인턴 채용에 탈스펙 심사를 도입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서류전형 시 출신학교 등 해당 정보를 가리고 선발했다.

그간 구직자들 사이에서 출신학교, 나이 등 채용 시 거론되는 일부 사항이 불공정하다고 느껴지는 항목으로 지적되어온 바 탈스펙 채용으로 구직자들의 역량을 심도있게 평가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보다 많은 인재에게 입사 기회를 주기 위해 학벌, 외국어점수, 자격증 등 스펙을 보지 않는 ‘열린 채용’이 확산되고 있지만, 오히려 구직자 10명 중 4명은 부담이 증가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취업포털 지난해 12월 사람인이 ‘스펙 초월 채용으로 인해 취업 부담감이 줄었는지 여부’을 조사한 결과, 35.7%가 ‘오히려 늘었다’라고 답해 ‘줄었다’(14.6%)라는 응답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스펙 초월 채용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응답자 143명은 그 이유로 ‘기준이 모호한 것 같아서’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직무에 최적화된 인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입된 탈스펙 채용 방식, 이를 도입하려는 기업은 먼저 원하는 인재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 제시, 평가 기준의 투명성, 공정성 확보를 필두로 직무에 최적화된 인재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