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프와 왕따, 어려운 인간 관계

‘이지메’라는 말은 일본어로 자기보다 약한 입장에 있는 자를 육체적·정신적으로 괴롭히는 것으로 정의된다. 우리말로 하면 ‘왕따’라고 할 수 있다.

한 동안 왕따 문제가 큰 이슈가 된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도 왕따 현상은 계속 있으며 대중적으로 큰 이슈가 아닐 뿐이지, 누군가에겐 삶에 가장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사람은 태어나서부터 가족이라는 관계로 묶여 사회적인 동물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가정은 사람이 속한 사회의 단위 중 최소 단위이며, 가정에서 인간 관계를 배우며 인격이 형성되고 가치관이 형성된다. 그렇게 가정을 벗어나면 친척과 주변 이웃 등의 새로운 관계가 기다리고, 어린이 집과 유치원을 가게 되면 또래 나이의 인간 관계를 경험하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 쯤에는 선생님과 동급생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여러 행동과 모습들을 보이며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인간관계는 돈을 주고 사거나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서로에 대해 알고, 느끼고, 쌓아가는 것이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마다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며 관계가 형성되는데, 관계 형성 과정 중에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쓸쓸함과 외로움은 더이상 고독이라는 멋으로 포장되지 않는다. (사진= 심건호 기자)

한 초등학생은 자기에겐 주변 친구들처럼 ‘베프’라고 부르는 단짝 친구도 없으며 4-5명의 친한 무리가 자신을 따돌리는 느낌을 받는다며 상담을 요청했다. 소외감은 주변에 사람이 존재하기만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문제는 어린 나이의 학생이나 사춘기 청소년에게서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다. 군대와 아르바이트 하는 곳, 회사 등지 에서도 관계적인 문제가 나타난다.

지난 11일 경기 화성시의 한 공장에 A씨가 불을 질렀다. A씨는 10년간 회사에 근무하다가 지난 9일 자진 퇴사했는데, 방화 이유는 직장 내 따돌림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사람은 관계로 인한 상처를 받는다. 또 상처를 처리하고 극복하기 위한 행동을 취하게 된다. 단짝 친구 한명이 없어서 외로움을 느끼고 무기력과 우울감에 빠져사는 이들이 많다.

오늘 우리는 누군가의 단짝일까, 아니면 군중속의 외로움을 느끼게하는 군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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