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vs찬]민주주의의 꽃 선거, 억지로 누군가를 좋아하라는 일과 같아요

선거가 이뤄지는 날 ‘쉬는 날’이라고 생각하고 놀러가는 이유 (사진=손은경 기자)

19대 대통령 선거일, 이제는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급작스럽게 치르게 된 이번 장미 대선은 특히나 많은 이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2016년 대한민국은 큰 혼란을 겪었고 이제는 누군가가 대통령의 자리를 맡아 새롭게 나라를 안정시켜야 할 때다. 문제는 누구에게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현실이다.

선거는 흔히 국민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가장 큰 권리이자 가장 큰 힘이다. 그렇기에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불리며 대한민국의 역사를 현대 역사를 만들어 낸 큰 요소 중 하나였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은 투표는 반드시 국민이 해야 하는 권리 중 하나며, 투표를 하지 않은 자는 대한민국을 논할 자격이 없다고 말하곤 한다. 그런데 정말 ‘나 하나쯤이야’란 생각이 잘못된 것일까.

제18대 대통령 선거인 수 4052만6767명, 제20대 국회 의원선거 선거인 수 총 4210만3278명

우리나라 인구가 5000만명을 넘어가는 것으로 유추해 봤을 때 대략 1000만명 정도는 매 선거 때마다 투표를 하지 않고 있다. 이는 투표하지 않는 이들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왜 1000만명이나 투표를 하지 않을지에 고민하고 연구해봐야 할 정도의 인원수다.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20대들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로 ‘아무것도 바뀔 것 같지 않아서’라는 답을 가장 많이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그래도 투표는 해야지”라는 조언을 들었던 경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 이들이 그렇게 비난받아야 하는 일인 것인지 우리는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초등학교 때 시험 때부터 객관식을 강요당한다. 1번부터 5번까지의 답 안에 선생님들이 정한 답을 찾아서 맞춰야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아는 게 많아질수록 세상이 던지는 여러 질문과 많은 일의 답이 수학 공식에 대입하면 나오는 답처럼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아간다. 또한, 답이 없는 문제에서 그나마 가까운 정답을 고르라는 일이 얼마나 무기력감을 느끼게 하고 출제자의 무능력을 느낄 수 있는 일인지도 알아간다.

대통령 선거라는 문제의 출제자는 누구일까? 왜 정치라는 과목에서 나오는 선택지들은 하나 같이 의심가고 서로를 헐뜯으며 자신이 이 나라를 위해 열심히 하겠다는 순수한 마음을 보여줄 수 없는 사람들 뿐인 걸까.

투표함에 넣을 때까지 투표 권리는 개인의 것 (사진제공=픽사베이)

투표를 하지 않겠다. 나에게 주어진 유일한 권리를 포기한다.

이는 국가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나를 위한 선택이다. 우리는 정답이 없는 문제에서 객관식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답을 고르라는 말에 순순히 답을 고르는 초등학생, 중학생이 아니다. 이제는 이러한 문제에서 당당히 ‘나는 투표하지 않겠다’라며 내 주장을 밝히고 싶다. 꽤 많은 이들이 함께 이러한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물론 선택하지 않은 자들이 모두 투표를 한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가정은 존재한다. 하지만 투표하기 전, 선거에 참여하면 좋은 정치가 이뤄질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주는 인물이 없다면 결과가 바뀌어서 지금보다 나을 수 있었다는 가정은 그저 한탄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투표를 해야 한다고 말 뿐인 조언을 하기 전에 대한민국에서는 좀 더 나은 선택지를 만들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투표율을 증가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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