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너무 추운 계절, 그렇지만 일반 우유는 안돼

아기 고양이에게 우유를 쉽게 주면 안되는 이유? (사진제공=픽사베이)

추운 겨울이 다가왔다. 두꺼운 옷을 꺼내고 장갑 모자 등으로 맨살을 가려본다. 그런데도 바람이 불 때마다 몸을 부르르 떨며 버텨내는 계절이다. 사람만이 추위를 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동네에서 태어나 자라고 있는 많은 생명들이 있다. 버려진 아이들일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겨울은 너무나도 힘든 계절이다.

추운 나머지 온기를 찾아 자동차 속으로 들어가서 잠든 길고양이들이 자동차 시동을 건 순간 다치거나 죽는다는 소식을 접하는 계절이 왔다. 먹이를 구하기도 힘들고 털로 온몸이 덮여 있지만, 물이 얼 정도의 추위는 견디기 힘들기에 그들에게 겨울은 너무도 차갑고 시리고 아픈 때다. 사람의 손을 피하는 것이 보통 길고양이의 습성이지만, 이럴 때는 사람의 온기를 찾거나 경계 없이 음식을 받아먹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우리는 영화나 만화에서 고양이에게 우유를 주는 모습을 잠깐이나마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이는 고양이에 대해 잘 모르는 누군가가 만든 편견이다. 고양이에게 사람이 마시는 우유를 줘서는 안 된다. 우리가 마시는 우유는 소 젖에서 나온 상태 그대로가 아니다. 가공하고 약품처리를 한 상태로 유통과정을 거친 우유다. 그렇기에 고양이들은 그에 대한 면역이 적을 수밖에 없고 우유를 먹고 토하거나 설사하는 증상을 보인다. 겨울이라고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서 길고양이가 마실 수 있게 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설사로 인한 탈수증으로 그 아이를 위험하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지난 3일, 서울우유에서는 반려동물 전용 우유 아이펫밀크를 출시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국산 원유로 만들고 개와 고양이의 건강 및 특성을 고려해 수의사들이 공동으로 연구하고 개발한 제품이다. 고양이와 개가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락타아제 때문이다. 앞서 말한 면역력보다 락타아제의 유무가 중요한데, 그들에게는 락타아제가 없다. 그렇기에 일반 우유를 섭취하면 구토나 설사 위장장애를 유발하는 것이다. 서울우유는 유당을 분해해서 소화흡수를 도와주는 특별한 제조공법을 사용해 아이펫밀크를 만든다.

반려동물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서울우유의 이번 신제품 출시는 그러한 시장의 흐름에 발을 맞춘 듯 보인다. 만약 주위에 춥고 배고파하는 길고양이가 있다면 가까운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반려동물 전용 우유를 찾아보자. 아이펫밀크를 시작으로 많은 반려동물 전용 음료나 우유가 개발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판매가 우선이 아닌 생명이 우선인 제품들을 개발하길 바란다.